[기자수첩] 공공제약사가 준 '숙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1/04 [15:49]

[기자수첩] 공공제약사가 준 '숙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1/04 [15:49]

민간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강제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논리에서만 접근한다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이유는 없다. 어디까지나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한 기업이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명(命)줄을 쥐고 있다면, 단순히 이익추구 집단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책임을 비껴갈 수 있을까. 2018년을 살아가는 국민들 중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적을 것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도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는 곧 기업의 성공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한 제약사들은 사회적 책임에서 더욱 자유롭지 못하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핵심의약품을 회사가 생산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안전에 적신호가 켜진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를 운용하며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안기고 있다.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로 최소한의 마진이 보장되지만 제약사들은 불만이 많다. 근본적으로 이익집단인 기업이 수익성을 등한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온 대안이 ‘공공제약사 설립’이다. 퇴장방지의약품 등 국민안전에 필수적인 의약품은 국가가 책임지고 생산한다는 취지다. 정부가 책임을 지고 약품을 생산할 경우, 재무제표를 비롯한 내부 운영 시스템이 투명하게 공개돼 국민들은 안심하고 약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공제약사 설립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정부가 민간제약사만큼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고, 기술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수익도 악화되고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과거 BCG(결핵예방백신)을 국가가 직접 생산했다가 실패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위탁을 할 거면 공공제약사가 왜 필요하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위탁을 하더라도 국가가 관리하는 것과 기업이 관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단적인 예로 헌혈을 통해 모인 혈장을 관리하는 적십자와, 혈장을 받아 의약품으로 만드는 녹십자를 비교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국가기관이다. 국정감사의 피감기관으로서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고 문제점이 생기면 시정명령을 받는다.

 

반면 민간업체인 녹십자는 국민의 혈장으로 알부민 제제와 IVIG(면역글로불린)제제를 만들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감시망에서 자유롭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해야할 책임을 대신 진다는 이유로 전폭적인 국가지원을 받는다.

 

기업 나름대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기업은 기업이다. 투명성 부문에 있어서도 기관만큼 투명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공공제약사 설립 문제는 단순히 ‘자본주의의 역행’으로 볼 것이 아니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진통’으로 봐야한다. 국민들에게 필수로 공급돼야 하는 의약품은 깜깜이로 생산·유통될 것이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만큼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지고 관리돼야 한다. 

 

이왕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강제하려면, 사회적 책임의 기본 원칙인 투명성을 함께 강조해야겠다. 그것이 공공제약사 이슈가 업계에 던진 숙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금융/증권
썸네일 이미지
‘증자를 하든지 매각을 하든지’…MG손보, 경영정상화 촉구
금융/증권
‘증자를 하든지 매각을 하든지’…MG손보, 경영정상화 촉구
MG손해보험의 경영정상화가 올해 하반기 손보업계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이하 노조)가 MG손보의 사실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요...
문화
썸네일 이미지
‘국내 최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다음달 개막
문화
‘국내 최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다음달 개막
국내 최대 규모의 단편영화제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SIFF)가 다음달 1일부터 6일간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과 CGV피카디리1958에서 열린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이번 영화제에는 경쟁부문 출품 공모에 123개국 58...
자동차
썸네일 이미지
확 바뀐 '제네시스 G70'…12.3인치 3D 클러스터 등
자동차
확 바뀐 '제네시스 G70'…12.3인치 3D 클러스터 등
운전자 눈 인식, 주행정보 입체로 구현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공기 청정 모드 등 신규 적용19인치 스포츠 휠 추가, 기존 18인치 휠 컬러 개선  제네시스가 17일 12.3인치 3D 클러스터 등을 새롭게 적용한 2019년형 G70을 출시하...
금융/증권
썸네일 이미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기관경고에 인수는 ‘깜깜’
금융/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기관경고에 인수는 ‘깜깜’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 기관경고 조치를 결정했다. 금감원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개최되는 정례회의에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 대한 ...
소비/트렌드
썸네일 이미지
BHC 가맹점協 배제 국감서 질타… 김상조 “을 협상력 높여야”
소비/트렌드
BHC 가맹점協 배제 국감서 질타… 김상조 “을 협상력 높여야”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최근 울산의 한 가맹점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갑을관계를 해소하려면 을들의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증권
썸네일 이미지
페이백·불법대출…농협중앙회 답 없는 ‘모럴 헤저드’
금융/증권
페이백·불법대출…농협중앙회 답 없는 ‘모럴 헤저드’
농협중앙회, 임직원 대상 0%대 금리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역농협조합에 대한 감사 체계 부실, 고객 돈 횡령 사건 낳아 캐나다 210억 불법대출 의혹 관련 세무조사 진행   우리나라 ...
금융/증권
썸네일 이미지
‘보증조건 변경’…시중은행,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일시중단’
금융/증권
‘보증조건 변경’…시중은행,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일시중단’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우리, NH농협, IBK기업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의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이 중단됐다. ...
사회일반
썸네일 이미지
9월 취업자 4만5000명 증가(?)…'구직단념'은 7만명 늘어
사회일반
9월 취업자 4만5000명 증가(?)…'구직단념'은 7만명 늘어
9월 취업자수가 4만5000명 증가했다. 취업자는 늘었지만 비경제활동인구(구직단념자)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공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
저널21
썸네일 이미지
AI와 제약의 만남…“신약개발비용 10분의 1로 줄어들 것”
저널21
AI와 제약의 만남…“신약개발비용 10분의 1로 줄어들 것”
“희귀질환 치료제는 투자비 회수가 어려워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우선순위에서 빼지만, AI 신기술을 신약개발에 접목하면 비용이 10분의 1정도로 줄어 희귀질환에 대한 연구도 가능할 것이다. 똑같은 비용으로 생...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몽쉘의 고급화…롯데백화점, 몽쉘 케이크 매장 선보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