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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어떻게 시장의 ‘신뢰’를 얻었나

최재원 기자,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8/01/15 [18:09]

비트코인은 어떻게 시장의 ‘신뢰’를 얻었나

최재원 기자,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8/01/15 [18:09]

인류는 끊임없이 편의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생각까지 귀찮아진 인류는 급기야 생각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해 4차 산업이라는 덧을 씌우고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기계의 진화를 돕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를 둘러싼 정부와 투기꾼들의 다툼 ‘가상화폐 대란’도 인간의 프로세서를 장착한 정부라는 그룹이 컴퓨터의 진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부작용쯤으로 생각하면 설명이 될까?

 

“가상화폐 거래를 원천봉쇄하겠다.”, “불법이다”, “불법은 아니다”, “규제를 하겠다.”, “거래소를 폐쇄 시킬 것”, “실명제를 도입하겠다.” 정부가 1개월도 안 되는 시간동안 우왕좌왕 쏟아낸 대응책에는 기준도 신념도 일관성도 없다.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비트코인의 성장속도를 정책이 따라갈 수 없음을 방증하고 있다.

 

“가상화폐는?”, “정부는 왜 ‘가상화폐’를 통제하려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물음에 어떠한 경제학자도 명쾌한 답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의 범주를 넘어선 경제 분야이기 때문이다. 물건의 가격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공급과 수요법칙 외에도 화폐의 가치, 국가의 위상 등도 자연스럽게 합산된다. 특정 국가가 발행하고 있는 화폐가 국제사회에서 어느 정도 가치와 위상을 갖추고 있는가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기존 화폐의 가치는 인간이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반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가상화폐시장은 그 누구도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복잡하게 암호화된 화폐 시스템상 정부의 통제에도 완전히 자유롭다. 가상화폐가 미래 대안 화폐로 주목받는 정점에는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심리가 숨어있다.

 

© 최재원 기자

 

가상화폐 등장 계기는 떨어진 화폐 ‘신뢰도’

비트코인은 어떻게 시장의 ‘신뢰’를 얻었나

 

비트코인이 인류 최초의 가상화폐는 아니다. 일상속 가상화폐는 인터넷이 도입된 그 순간부터 존재해왔다. 리니지, 넷마블, 고스톱머니 등에서 사용되는 아데나, 단위 없는 화폐 등의 게임머니는  모두 가상화폐에 속한다. 화폐의 원초적인 용도가 물물교환에서 물건의 가치를 대신할 수 있는지 여부다. 즉 화폐가 활동하는 범주에서의 명확한 신뢰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가 게임머니와 다른 점은 발행한도가 정해져있고, 그 안에서 복잡한 암호화 시스템으로 발행주체가 통화량을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반대로 기존 화폐에 대한 신뢰 상실도 가상화폐의 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어떻게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은 관리기관이나 주체가 모든 참여자라는 점과 사용자 채굴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거치며 공공장부를 생성하고 이를 기록해 위조 또는 변조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과도한 발행량으로 겪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제한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채굴을 통한 발행량은 4년마다 절반씩 감소하는데다 총 발행량도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정해 통화량을 조절하고 있다. 

 

이 같은 원리는 블록체인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다. 블록체인은 중앙 서버 없이 사용자로 이뤄진 P2P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많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복잡한 암호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 시스템이다. 단순하게 누구도 쉽게 해킹할 수 없는 단단한 보안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보안성과 투명성을 기반에 둔 신뢰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쌓았고, 이는 정부통제 화폐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가상화폐 “테러단체에 완벽한 화폐”

가치 폭락 땐 정부도 부담질 수밖에

 

비트코인의 안정성과 보안성에는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너무 완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화폐를 다루는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에 정식화폐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우리 언론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도 범죄단체의 후원금 명목이었다. 지난 2011년 소니社는 해커집단 룰즈섹으로부터 집요하게 해킹을 당해왔는데 이들 해커를 뒤에서 조종하는 단체는 비트코인을 통한 후원금 전달로 모든 수사선망을 피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 테러단체와 해킹단체들이 협상의 조건으로 추적이 불가능한 가상화폐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부쩍 늘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가상화폐를 두고 “테러리스트들에게 완벽한 화폐”라며 “자금세탁 수단으로 비트코인은 테러리스트들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실제 테러조직과 연계된 가상화폐 거래 시도를 하다 검거된 사례도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8만5천 달러를 세탁해 이슬람국가(IS)에 보내기 위해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화폐를 사용하려 한 혐의로 뉴욕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줌비아 샤나즈를 기소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의 급격한 가치하락도 위험요소로 꼽힌다. 가상화폐에 투기자금이 몰리는 이유가 급격한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데, 정확한 가치산정 없이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희소성에 투자를 하는 만큼 아무런 예측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가치보다는 차익을 노린 묻지 마 투자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급격한 시세 폭락으로 피해자가 다량 발생하게 된다면 정부로서도 이는 큰 사회적비용 지출과 정책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 최재원 기자

 

# tip view. 대표적인 가상화폐 종류와 현황

 

현재 우리나라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종류는 크게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 캐시 △에이다 등 총 5개이다. 

 

해당 가상화폐는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네스트 △코인원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이 중 에이다의 경우 코빗과 빗썸, 코인원에서는 거래종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가상화폐 열풍을 불어온 비트코인

 

우선 가상화폐로 가장 많이 알려진 비트코인의 경우 토시 나카모토라는 인물이 제작했다. 하지만 이 인물은 베일에 쌓여있다. 위치 추적이 어려운 토르 부라우저를 사용해 왔으며 이름과 달리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본인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중 가장 처음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른 가상화폐에 비해 결제와 거래에 기능이 집중돼 있다. 아울러 기존 화폐와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기관의 개입 없이 개인 간의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수학문제를 풀어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하거나 채굴된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반면, 중앙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무한정으로 찍어낼 수 있는 기존 화폐와는 달리 유통량이 한정돼 있다. 비트코인은 향후 100년간 발행될 화폐량이 정해져 있으며 2100만개까지만 발행된다. 현재는 3분의 2수준인 1500만개 정도가 발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다르게 비트코인은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문제는 거래자와 비트코인 주소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 부분이 어렵기 때문에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거래자의 비트코인 주소를 찾기만 한다면 언제, 얼마만큼의 돈을 누구에게 보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보다 넓은 외연성 지닌 이더리움

 

이더리움은 러시아 이민자 출신 캐나다인 비탈릭 부테린이 개발한 가상화폐다. 이더리움의 가장 큰 장점은 인터넷만 있다면 어디서든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화폐의 기능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더리움은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여 △SNS △계약서 △전자투표 등에 사용할 수 있어 비트코인보다 넓은 외연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의 구조적 취약점을 공격하는 DoS(Denial of Service)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는 이더리움 기반의 'The DAO'(Distributed Autonomous Organization)라는 서비스가 런칭 되면서 약 15000억원 정도의 펀드가 모였다. 

 

그러나 해커들은 The DAO의 취약점을 이용해 약 360만개의 이더리움을 해킹한 사건이 발생했다.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해당 사건을 통해 이더리움 코드를 수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DoS 공격에는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금 시스템에 가까웠던 리플

비트코인 부하에 따라 탄생한 비트코인 캐시

일본, 홍콩에 ATM 설치된 에이다 

 

리플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가상화폐의 대표격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04년 리플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당시에는 사실상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송금 시스템에 가까웠다. 

 

지난 2012년 오픈코인이라는 회사가 설립되면서 리플은 가상화폐로 발행됐다. 또한 비트코인, 이더리움과는 다르게 채굴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리플은 무료 오픈 소스로 개방돼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개발에 참여가 가능하지만 코인 양이 1000억 개로 한정돼있다. 

 

비트코인 캐시는 비트코인에서 분화돼 나온 알트코인(Alt-Coin, 비트코인 이외의 후발 암호화폐를 칭하는 말)이다. 비트코인 캐시의 탄생은 비트코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네트워크 과부화가 문제가 됐다.

 

그러자 개발자와 채굴단체 등은 비트코인 블록체인 개선을 논의했으나 일부 채굴업자들의 반발로 인해 독자적인 분할로 비트코인 캐시가 탄생했다.

 

비트코인 캐시는 비트코인과 달리 결제에 있어 유용성이 매우 떨어지며 채굴업체들이 채굴이 많을 때와 적게 할 때의 전송속도도 매우 차이난다. 그렇기에 비트코인 캐시는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결제에 있어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에이다는 카르다노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다. 또한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하슼켈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축된 블록체인이다. 에이다의 총 발행량은 450억 개이며, 현재까지 약 311억개의 코인이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이다는 일본과 홍콩에 이미 ATM이 설치돼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상화폐보다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용도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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