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구걸하는 부총리 '5년 정권의 한계'

재계에 성장률-일자리 의존하는 사이 중소·중견 경쟁력 사라지고 양극화만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8/08/07 [10:44]

대기업에 구걸하는 부총리 '5년 정권의 한계'

재계에 성장률-일자리 의존하는 사이 중소·중견 경쟁력 사라지고 양극화만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8/08/07 [10:44]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김도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정경소통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삼성은 바이오 규제 완화 등의 요청을 했고, 김 부총리는 우회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대한 우회적 요구를 기어이 관철시켰다. 지난주 청와대 관계자가 김 부총리에게 “삼성에 구걸하지 말라”고 했다는 언론 보도 뒤 나온 행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어찌되었던 좋다.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삼성은 이날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일자리를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삼성의 이같은 태도에 김 부총리도 “(일자리가)20만개, 25만개 나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제가 광화문 한복판에서 춤이라도 추겠습니다”라고 호응했다.

 

겉으로 보면 ‘경경유착’의 좋은 예로 보인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일자리 양산이 불러올 양극화와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장기적으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우리 대기업은 그간 정부의 탄탄한 지원속에 급격하게 부를 축적해왔으며, 정부는 이를 중심으로 국가 성장률을 끌어올려왔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경기도 평택 소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간담회를 마친 후 이재용 삼성정자 부회장과 직원식당에서 오찬을 하기 위해 식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0위에 이를 정도로 높아지는데, 중견, 중소기업들의 임금은 발목이 잡혀있는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럼에도 대기업 중심의 고임금 체계는 물가와 더불어 급격히 올라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최저임금 인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난제다. 이 문제를 문재인 정부는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해결해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재계는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달려있다며, 대기업들이 일자리 수요를 확대할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즉 규제를 풀어달라는 이야기다.

 

5년짜리 단기 정부의 가장 큰 딜레마는 국민들에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김동연 부총리의 ‘춤사위’ 발언 역시 이런 부담감에서 나온 점잖은 구걸이었다.

 

성장률이라는 수치에 책이 잡혀 대기업에 구걸을 하고 있는 정부 부총리의 모습 자체가 우리사회의 모순이다.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의 독점을 깨부수고 후발주자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한 국가가 추구하는 건전한 혁신이나 양질의 일자리 확보는 어렵다.

 

대기업의 규제완화는 단기간에 정부가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될지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만 심화시킬 뿐이다. 저변에는 공정한 기업 경쟁이 아닌 그릇된 대기업 규제완화가 불러온 중소·중견기업 말살이 대표적 예다. 기술 탈취, 문어발식 영역 확장 등의 문제는 정부가 단기적 해결방안으로 보여주려 했던 대기업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정권들이 보여줬던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우리는 어느덧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 당신은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살았던 1990년대의 모습보다 더 행복한 날을 살고 있는가?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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