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탈취’와 ‘노조와해’… 포스코의 긴박했던 추석연휴

추석 하루 전 노무협력실 직원들의 수상한 근무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9/28 [04:45]

‘문건탈취’와 ‘노조와해’… 포스코의 긴박했던 추석연휴

추석 하루 전 노무협력실 직원들의 수상한 근무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8/09/28 [04:45]

커져가는 포스코 노조와해 의혹

새노조, 인재창조원 현장 급습

강성노조낙인찍고 여론전 기획

대항노조 가입 유도, 실적 관리도

 

포스코가 금속노조 산하 지회(새노조)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드러났다. 포스코 측은 노사신뢰 증진과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관련 문건이 공개되면서 노조와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를 강성노조로 규정하면서 직원들의 가입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이 추진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추혜선 의원은 “23일 포스코 노무협력실 직원들이 포스코 인재개발원 강의실에 모여 노조 무력화 대책을 수립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건의 내용은 23일 오후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집행간부들이 경북 포항의 포스코 인재창조원을 급습하면서 알려졌다. 추석을 하루 앞두고 인재창조원에서는 노무협력실 직원 여러 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새노조 집행간부들은 직원 배포용 호소문과 노무협력실 직원의 수첩, 화이트보드 판서 사진 등을 확보했다.

 

▲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25일 공개한 포스코 노조와해 의혹 문건. (자료제공=추혜선의원실)

 

문건에는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 우려”, “화해와 대화의 시대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강성노조”, “강성노조의 부작용(H자동차/H제철 사례)” 등의 제목으로 새노조가 속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강성노조로 간주하면서 특정 단체의 세력 확산이 목적인 노동조합은 정당화되지 못한다회사의 법적조치 외에도 직책보임자의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의혹 확산을 차단해야한다고 적었다.

 

이에 금속노조 측은 해당 자료에 대해 직책보임자(현장관리자 및 노무담당자)들에게 포스코 새노조를 강성노조로 낙인찍고 새노조에 대한 가입 저지 및 부정적인 인식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무협력실 산하 노사문화그룹 소속 직원의 것으로 전해진 수첩에는 우리가 만든 논리가 일반 직원에게 전달되는지 안 되는지 확인”, “시범 부서를 선정하여 조직화”, “미션 분명히 줘야등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포스코를 사랑하는 직원의 한 사람으로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문서도 발견됐다. 호소문은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을 강성노조 때문에 벌어진 일로 언급하면서 새노조에 가입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취지로 작성됐다. 종합해 보면 포스코 내부의 반노조 정서 확산을 위해 여론전을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25일 공개한 포스코 노조와해 의혹 문건. (자료제공=추혜선의원실)

 

뿐만 아니라 사측이 나서 직원들의 비상대책위원회 가입을 늘리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정황도 다수 나왔다. 23일 사무실을 급습한 새노조 간부가 촬영한 화이트보드에는 비대위 가입 우수 부서 발굴(본사, 제철소부서) 홍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비대위는 포스코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를 일컫는데, 전체 17천여 직원 대비 9명에 불과해 사실상 유령노조였던 조직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한국노총에 가입했다. 복수노조를 악용해 새노조 확대를 저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포스코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노사관계 상황을 고려해 노사신뢰 증진과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 방안 마련을 위해 휴일근무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무협력실 직원들이 기존 사무실이 아닌 인재창조원에서 근무한 이유에 대해서는 추석연휴기간 전기시설 보수로 정전이 예고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포스코 측은 새노조 간부의 인재창조원 급습이 불법행위라며 맞서고 있다. 회사 건물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물리력을 행사해 자료를 탈취해 갔다는 것이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7노든 사든 모든 업무 활동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한다노조가 생기면 대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무리한 행동을 했는지 잘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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