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역사_봉수대 이야기⑤]봉수는 과학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만나는 옛 봉수대 이야기⑤

이세훈 | 기사입력 2018/10/07 [16:34]

[통신역사_봉수대 이야기⑤]봉수는 과학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만나는 옛 봉수대 이야기⑤

이세훈 | 입력 : 2018/10/07 [16:34]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만나는 옛 봉수대 이야기⑤

 

▲ 이세훈 소장 

[편집자 주] 본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근대 이전 통신의 원천인 옛 봉수대 이야기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6개의 섹션으로 구성해 본 칼럼을 기획해 연재한다. 필자는 1979년부터 현재까지 KT에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KT 마이크로웨이브통신중계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봉수대는 어디에 설치해야 했는가

봉수대를 설치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느 장소에 봉수대를 설치하는가 이다. 우리 조상들은 전국의 700여개나 되는 봉수대 통신망을 완성하는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많은 시간과 애를 썼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한다. 

 

봉수신호는 약속 되어진 신호를 낮에는 연기, 밤에는 횃불로써 보내면 이 신호를 전달받은 봉수대에서는 똑같은 신호를 다음 봉수대로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봉수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자 기능이다. 이 때 이전 봉수대에서 보내온 신호를 정확하게 식별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날씨 등의 환경요소도 영향을 준다. 

 

봉수는 외부의 영향에서도 눈으로 식별해야하기 때문에 봉수대간의 거리와 위치하는 높이가 매우 중요하다. 봉수대는 더 넓게 멀리 볼 수 있도록 전망이 좋은 산봉우리나 중턱과 같이 지형적으로 시야에 장애가 없고 가시권이 확보되는 위치에 선정되어야 한다. 또한 관측이 용이한 장소여야 하며, 적에게 노출되지 아니하도록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야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관측의 용이성, 통신의 용이성, 생존성 등은 지금의 군 관측소의 위치선정과 비슷하다. 5구분법(5개봉수)을 채택한 우리나라 봉수의 전달방법을 볼 때 현대 디지털 신호방식과 매우 유사하여 봉수는 체계적이었으며 과학적이었다. 

 

과거 봉수대 위치선정은 장비 없이 눈으로 실측 하였다

봉수대 위치 선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봉수대가 위치하는 산의 높이, 봉수대간의 거리,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인지 등의 지형요소이다. 연안봉수의 경우 주요한 기능이 봉수대 고유의 신호전달 기능이지만, 적의 침입을 대비하여 해안 감시를 목적으로도 하였다. 때문에 해상의 수많은 섬들로 인한 시야방해를 피하기 위해 높은 산봉우리를 봉수대의 터로 선정했다. 동시에 봉수대간의 신호전달의 기능도 수행해야 하므로 적당한 높이의 지역을 선택하였다. 

 

▲ (좌)지도를 이용한 도상검토 (우)현장조사 


서로 바라보는 봉수대간에 높고 낮음의 위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신호파악이나 전달에 어려움이 있다. 각 봉수대간의 높이가 서로 비슷한 위치에 있어야 신호전달도 쉽게 식별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봉수대의 위치는 높은 산꼭대기보다는 그보다 낮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봉수대의 위치 선정에 있어서 지형요소뿐만 아니라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현대 마이크로웨이브통신소 위치선정은 ‘거울’을 이용 하였다

옛날에는 특별한 장비 없이 실제 눈으로 관측을 통해서 식별했지만, 현대에는 배율이 높은 망원경의 도움으로 과거보다는 더 먼 거리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 과거 봉수대 위치를 선정할 때 직접 눈으로 실측을 통하여 선정하였다면, 봉수대와 같은 가시거리 통신을 이용하는 현대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소 선정에도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하겠다. 

 

사전작업으로 축적지도(1/50,000)를 이용해 후보지의 좌표(경도,위도)를 구하여 거리계산을 마친 다음, 방위각과 앙각을 계산으로 가시거리(Line of Sight) 프로파일을 확인한다. 다음 현장조사(Survey) 작업은 거울을 이용하여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소 위치를 선정하였다. 

 

거울을 이용한 실측방법은 햇빛이 있는 맑은 날 후보지 간에 거울을 비추면 거울에서 반사되는 반짝이는 빛을 보고 시야장애가 없는 가시거리임을 판단하였다. 이러한 실측방법을 밀러테스트(Mirror Test)라고 한다. 또한 트랜지션이라는 측량장비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거울과 트랜지션을 이용한 거리,좌표를 사용하는 기존 측량방법 보다는 지금은 정확하고 신뢰성을 보여줄 수 있는 3차원 위치를 고정밀도로 관측할 수 있는 GPS와 GIS를 이용하여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소를 선정하고 있다. 

 

▲ (조)거울을 이용 현장조사 (우)25Km거리에서 반사되는 빛 확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인공위성항법시스템)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위치정보는 경도,위도,해발고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정확한 시간정보를 얻을 수 있어 클럭공급장치에도 공급하여 각종 시스템의 동기를 설정한다. 또한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지리정보시스템)는 생활에 필요한 지리정보를 데이터로 변환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실시간 지리정보 시스템을 말한다. 통신, 교통정보, 국토계획, 지리정보 등 여러 분야에서 이용하고 있다. 

 

봉수대 간 거리는 대략 ‘20Km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와 불을 이용하는 봉수신호 전달은 인간이 사물을 바라보는 감각과 분별하는 능력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봉수 신호전달에 있어 봉수대의 위치뿐만 아니라 봉수대 간의 거리와 가시거리도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이 파악할 수 있는 거리 안에서 봉수대의 위치가 선정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 전국에서 올라온 봉수가 남산봉수대로 연결되는 서울의 마지막 5개 봉수대 (아차산봉수,천림산봉수,무악동봉수,무악서봉수,개화산봉수)


옛 문헌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봉수대 간 거리는 10~20리를 기준으로 하고, 연안봉수의 경우 적의 침입을 대비하여 5~15리 내로 조밀하게 배치하였으며, 내지봉수는 보통 30~50리로 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거리로 표시하면 10리는 4km(3.92727km)이다. 봉수대 간 거리로서 짧은 곳은 2Km, 보통 10Km이내, 긴거리의 경우 15~20Km로 환산되어 진다. 보통 사물을 파악할 수 있는 인간의 평균적인 시야거리를 고려할 때에 옛날에는 지금과 같은 대기오염과 미세먼지가 없었던 때라 10Km이상 긴 거리의 봉수대 신호전달도 가능 했으리라 본다. 

 

전라도순천~남산 제5봉수로 60개소를 살펴보면 봉수의 총 거리는 약 760km이다. 인접 봉수대 간의 평균거리는 약 10Km이며 전체구간에서 평균거리는 20Km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봉수대 위치가 낮은 곳은 평지보다 약간 높은 20~50m, 높은곳은 100~400m로서 전체 평균높이는 200여 미터로 확인 되었다. 봉수대는 주변 지형의 평균 경사도 보다는 높은 곳에 선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옛 전국 봉수로부터 전달되어온 5개 봉수로의 서울지역 최종 봉수대지와 남산봉수대지 간 거리를 지금의 GPS와 GIS으로 지형과 거리를 산정해 보았다. 최종 봉수대지 간 거리는 20km 이내로 모두 가시거리(Line of Sight)에 선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최첨단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봉수대 지형과 봉수거리


지리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

일반적으로 실생활에서 GPS를 이용한 네비게이션이나 온라인 지도 등의 기술은 이미 측량이나 경로탐색 등 핵심 산업에 실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에서는 GPS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한 초정밀 GPS사업이 실용화될 전망이다. GPS는 자율주행 등 지능형교통시스템 뿐만아니라 항만, 스마트홈 등 위치정보 기반의 4차 산업혁명에서도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들어, GPS가 장착된 무인선박에 자동항로를 설정하여 하천수면 곳곳을 다니게 하면 수질 데이터와 위치 값을 생성한 후 GIS시스템을 통해 하천수질 지도를 작성하기도 한다. 오늘날 GIS는 단순히 지도를 전산화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GIS는 자율주행차, 드론, VR/AR, 커넥티드카, 스마트펙토리 등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지리적 정보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지리정보시스템 도움없는 4차 산업혁명은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버린 현실이다.

 

이세훈  KT 마이크로웨이브중계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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