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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의 시대읽기] 한국 교회의 부패와 기독교적 세계관

손봉호 | 기사입력 2018/11/26 [08:56]

[손봉호의 시대읽기] 한국 교회의 부패와 기독교적 세계관

손봉호 | 입력 : 2018/11/26 [08:56]

손봉호 박사(사진)는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사회철학과 사회윤리학을 가르쳤으며, 한성대학교 이사장, 동덕여자대학교 제6대 총장을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현재는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기아대책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최근 한국 기독교계의 부패가 심각하다. 대형 교회의 목회자들이 금전적, 성적 스캔들을 일으키고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돈 선거로 회장을 뽑아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불신자들보다 더 비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의심이 생긴다. 그들이 과연 그리스도인인가? 

 

예수님은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행위를 보면 그들의 신앙 상태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참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는 하나님만 아실 뿐이다. 비록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부패한 행위를 한 자들이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한다면 그렇게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불신자들보다 더 비도덕적으로 행동할까? 구약시대에 이스라엘이 타락했을 때를 보면 항상 주위 이방인들이 섬기는 우상을 섬겼을 때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도 타락하면 한국 사회의 잘못된 모습을 답습하지, 결코 미국이나 아프리카 사회의 모습을 닮지는 않는다. 문제를 일으킨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나 스캔들을 일으킨 목회자들은 한국적 세계관의 부정적인 요소들에 영합한 행동을 했다. 

 

한국적 세계관은 주로 무속종교와 유교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특징은 철두철미 차세중심적이란 것이다. 무속신앙과 유교는 실제로는 무신론이고 내세에 관심이 없다. 삶의 의미와 목적, 행복은 이 세상에서 이룩해야 하며,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입신양명(立身揚名), 즉 출세해서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것이다.

 

하나님의 보상이나 내세에 대한 소망보다는 이 세상에서 출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부정과 불법을 감행하면서까지 돈과 명예,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다. 한국기독교란 명예를 위해서 불법으로 돈을 쓰고, 일부 대의원들이 공정성과 정직성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돈을 받고 표를 판 것은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부정과 일치한다. 

 

철저히 차세 중심적인 한국 문화의 세계관이 산출하는 부작용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현저히 낮은 도덕적 수준이다. 한국의 경제, 교육, 과학기술은 선진국 수준인데, 유독 도덕의식은 후진국 수준이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한국의 투명성이 세계에서 52위라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5위, 홍콩 12위, 일본 14위보다 현저히 뒤떨어지는 수준이며 대만이나 35위의 아프리카의 보츠와나보다 더 부패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한국인의 철저히 차세 중심적인 세계관은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감시자(police within)를 인정하지 않고, 인과보응이 철저히 이뤄질 수 있는 내세를 믿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직의 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부정 사건들은 국제투명성기구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준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그 어느 나라들에보다 한국에 기독교인의 인구비율이 높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가 이렇게 부패한 것은 한국 기독교가 성경적 세계관을 따라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한국적 세계관의 부정적인 요소를 개혁하지 못하고 오히려 거기에 감염되어 행동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믿는다고 하면서 무신론적이고 차세 중심적 세계관을 따라서 행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 사회도, 누구도 기독교적 세계관에 완벽하게 충실할 수는 없다. 기독교적 세계관은 주어진 현실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이상이며, 기독교적 세계관 운동은 이미 주어진 세계관을 전파하고 확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염된 잘못된 세계관을 비판하고 개혁하는 몸부림이다. 한국 교회는 “나더러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 하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경고를 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본 내용은 <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에 수록되었던 원고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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