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먹자] 오랜만에 찾아온 겨울손님 ‘명태’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1/03 [16:59]

[알고먹자] 오랜만에 찾아온 겨울손님 ‘명태’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1/03 [16:59]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겨울철 밥상손님, 명태가 오랜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말 고성앞바다에서는 명태가 연이어 잡혀 화제가 됐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온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덕인지는 모르지만 모처럼 그물에 걸린 명태의 모습에 어부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현재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 수입산 이지만, 원래는 겨울철 우리나라 동해에서 곧잘 잡히던 생선이었다. 식재료로 워낙 많이 활용되다 보니 명태 한 마리를 둘러싼 이름만 해도 수가지다.

 

막 잡아 올린 생물 그대로의 명태는 생태, 생태를 꽁꽁 얼리면 동태, 추위 속에 얼었다 말랐다를 반복한 녀석은 황태, 명태를 바싹 말린 것은 북어, 반쯤 건조시킨 놈은 코다리, 어린 명태를 바싹 말리면 노가리. 

 

그뿐이랴. 아가미는 서거리라고 해서 젓갈로 사용돼 김치의 재료로도 활용되며 알은 명란젓으로, 창자는 창난젓으로 이용한다. 또한 간에서 뽑아낸 기름인 간유(肝油)는 영양제로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니 명태는 참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다고 할 수 있겠다. 

 

▲ 명태를 잡아올려 얼음처럼 꽁꽁 얼린 녀석은 '동태'라고 부른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이름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은 명태는 단백질·무기질·필수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그 효능도 다양하다. 

 

우선 명태 살은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라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색없다. 칼슘과 철분, 인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명태를 말린 황태나 북어에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메티오닌과 타우린 등이 함유돼있어 숙취해소와 간 기능 보호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소변을 잘 나오게 해 노폐물이나 독소를 밖으로 배출해주기도 한다.  

 

명태의 간인 ‘애’에는 시력회복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A가 풍부하다. 명태가 많이 잡히는 지역에서 간에서 뽑아낸 기름인 간유(肝油)를 불을 밝히는 기름으로 쓰면서 ‘명태’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 명태간유는 시력보호 영양제가 없던 시절 시력을 좋게 해주는 영양식품으로 애용됐다. 

 

뇌처럼 생긴 녀석은 ‘이리’인데 수컷명태 속에 들어있는 정소를 일컫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이리를 곤이·고니·곤지로 부르기도 하는데 원래 고니는 한자로 ‘곤(鯤)’이라 쓰고 물고기의 새끼 혹은 알을 일컫는 말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명란이라 부르는 녀석이 고니이고, 뇌처럼 생긴 흰 녀석은 이리인 셈이다. 

 

이리는 영양학적으로 큰 효능은 덜하지만 단백질과 인이 풍부하고, 명태알은 비타민E가 풍부해 노화 방지 및 항산화에 도움을 준다. 

  

명태 아가미인 서거리에는 칼슘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뼈나 치아건강에 도움을 주고, 명태 내장 역시도 칼슘이 다량 함유돼 있다. 

 

명태는 성질이 따뜻해 손발이 차갑고 속이 냉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며, 간장을 보호해 소화기능을 개선하는데도 효과를 보인다. 때문에 어린 아이나 노인들에게도 명태는 좋은 식재료라 할 수 있다. 

 

▲ 명태를 바짝 말린 것은 '북어'라고 한다. 북어에는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가득 들어있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이처럼 우리 몸에 이롭고 여러가지 형태로 식탁에 오르는 명태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 바다에서 명태가 씨가 말라버렸다. 너무 많이 잡아올린 탓인지 멸종위기에 놓인 귀하신 명태 대신에 대구를 찾는 이들이 많다.

 

더욱이 최근에 고성 해역에서 명태가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치어를 대량 방류해 겨우겨우 키운 명태의 씨가 또다시 말라버리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현재 해양수산부를 필두로 정부에서는 수산자원인 명태를 관리하기 위해 명태잡이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준비중에 있다. 올해 1월 중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면 국내에서는 명태를 잡는 것도 유통하는 것도 금지된다. 

 

명태를 먹을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며 벌써부터 명태 마니아들은 들썩이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 지금의 욕심은 잠시 접어둘 필요가 있겠다. 한때 우리에게 익숙하고 가까운 생선이었던 명태, 기후변화와 남획으로 자취를 감춘 명태가 다시 풍요롭게 잡히려면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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