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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家리스크’에 경영권 붕괴 위기, 한진 조양호 어쩌나

‘턱 밑 칼날’ 행동주의 펀드 “있을 때 잘해”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2/12 [15:50]

‘조家리스크’에 경영권 붕괴 위기, 한진 조양호 어쩌나

‘턱 밑 칼날’ 행동주의 펀드 “있을 때 잘해”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2/12 [15:50]

한진칼·한진 주총 한 달여 앞으로

KCGI 주주의 난에 쏠리는 눈

위기의 가족, 경영권 방어 명분無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위기의 남자가 됐다.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정에 설 날을 꼽고 있는 그에게 국세청은 지난해 말 조세포탈을 죄목에 추가했다.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밀수 혐의로 다음 달 첫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이른바 ‘조家리스크의 틈을 비집고 세 확장에 나섰다.

 

 

행동주의 펀드의 대한항공 공습

KCGI, 주총 맞아 동력 확보 나서

 

KCGI가 노리는 곳은 대한항공이다. ‘범법·갑질 백화점으로 비아냥거림을 당한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대한항공이기 때문이다.

 

KCGI는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로 불린다. 행동주의 펀드란 기업 지분을 취득해 단순히 배당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경영에까지 관여하는 펀드다. SK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했던 소버린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반대표를 던졌던 엘리엇 모두 행동주의 펀드다. KCGI는 한진(8.03%)과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10.81%) 지분 확보에 나서며 두 회사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3월 한진·한진칼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의 공세가 강도를 더하고 있다. KCGI는 지난달 12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한진과 한진칼 측에 제안했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사회적 신뢰를 회복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31KCGI는 한진칼 주총 안건으로 감사 1인 및 사외이사 2, 사내이사 1인을 선임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이사의 보수 총액 한도를 30억원으로 제한하는 안도 담겼다. 7일에는 한진·한진칼에 각각 내용증명을 보내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때 전자투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KCGI밸류 한진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자신들에 동조할 주주를 모으고 있다. 조양호 회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진 지분은 33.13%, 한진칼은 28.95%. 이를 넘어서기 위해 당초 국민연금과의 연대가 점쳐졌지만, 국민연금이 한 발 빼면서 개인 주주 모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진·한진칼 주총 한 달 앞으로

조양호 측근 퇴출 위한 명분싸움

 

주주총회의 초점은 감사 및 이사 선임이다. KCGI31일 제안서를 통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진칼 조현덕·김종준 사외이사와 석태수 대표이사를 저격했다. 조현덕 이사는 한진칼의 법률대리를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이고, 김종준 이사는 조양호 회장의 고교 동문으로서 독립성이 의심된다는 게 이유다.

 

석태수 대표이사에게는 경영 위기의 책임을 물었다. 석태수 대표가 201312월 한진해운 대표로 취임한 이후 유가 하락이라는 호재를 맞고도 뚜렷한 경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172월 끝내 회사가 파산하게 만들었다고 KCGI는 주장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에쓰오일 지분 28.4%를 처분한 자금 중 7500억원 가량을 한진해운에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A에서 BBB+로 추락하고, 이 때문에 연간 1200억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석태수 대표는 조양호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KCGI석태수 사내이사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명백하게 훼손하고, 주주의 권익을 현저하게 침해한 자로서 사내이사 후보자로 부적합하다유능하고 전문성 있는 신임 사내이사 1인의 선임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지난해 5월 개최한 집회에서 한 직원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대한항공 추락조양호 수십억 꿀꺽

전례 없는 가족재판, 경영권 안 놓나

 

적어도 명분만 놓고 보면 조양호 회장 일가에 유리한 점이 하나도 없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시간이 약이다.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는 와중에도 조양호 회장은 막대한 보수를 챙겼다. 대한항공 적자 우려가 본격화 한 지난해 상반기에만 16억원이 넘는 급여를 수령했다. 국내 기업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KCGI는 분석했다. 2017년에는 265800여 만원이 조 회장에게 지급됐다. KCGI는 조 회장을 겨냥해 계열회사에서 임원을 겸임하는 자에 대하여는 보수 한도를 5억원으로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나라 재벌의 역사에서 총수에 대한 처벌은 자주 있었다. 하지만 한진그룹 일가처럼 온 가족이 줄줄이 피의자 신세가 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검찰이 조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만 네 가지에 달한다. 이명희·조현아 모녀는 관세법 위반이 적용됐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근로기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최근 8개월 동안 세 번이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한진그룹이 범법 백화점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당하는 이유다.

 

특유의 갑질로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으로 스타트를 끊은 갑질 폭로 행렬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갑질을 거쳐 이명희 전 이사장의 수행원 폭언·폭력 고발로 이어졌다.

 

당시 공개된 녹취를 접한 이들은 충격을 넘어 경악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기업과 직원을 단지 재산 불리기를 위한 도구로만 여겼던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여론은 경영권을 내려놓으라고 꾸짖었다.

 

관건은 KCGI가 주총에서 우호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KCGI가 제안한 전자투표를 한진칼이 거부할 가능성이 큰 만큼 KCGI의 동력이 충분치 못할 여지가 크다. 게다가 조양호 회장의 1심 판결이 주총 전에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다섯 식구 중 세 명이 재판 중인 조 회장 일가가 경영권 사수를 위해 어떻게 발버둥칠지 주목된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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