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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프레임IN] 황교안 살린 오세훈, 이용하는 홍준표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2/12 [16:55]

[정치프레임IN] 황교안 살린 오세훈, 이용하는 홍준표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2/12 [16:55]

오세훈이 황교안 살렸다…‘반쪽 전당대회’ 출마해 활력 넣어

전당대회 계기로 ‘성공적 정계복귀’ 꾀하는 오세훈의 셈법

보수진영 잠룡 홍준표, 총선 염두에 두고 ‘전략적 후퇴’(?)

 

‘황교안 전용 전당대회’로 끝날 뻔 했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최종출마 선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황교안 vs 오세훈’이라는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자칫 반쪽전대로 흥행이 실패했을 전당대회에 조금은 불씨가 붙은 모습이다. 

 

앞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필두로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은 과감하게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후보등록일 막판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배신을 하고 보이콧을 철회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공고.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쳐)  

 

당 차원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노골적으로 밀어주긴 했지만, 안팎에서는 황교안 일색인 분위기에서 전당대회 흥행은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더욱이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토로하면서 황교안 카드만으로 전당대회를 이끌어가기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 상황에서 오세훈 의원이 보이콧 연대를 나흘 만에 깨고 돌연 후보등록을 하면서 황교안 만의 전당대회는 황교안‧오세훈 양강구도의 전당대회가 됐다. 오세훈의 배신으로 인해 최고로 수혜를 입는 쪽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됐다.   

 

사실상 ‘죽어가던 황교안을 오세훈이 살려냈다’는 문장이 성립하는 분위기인 것이다.   

 

물론 오세훈 개인만 놓고 보면 그대로 보이콧을 유지하는 것보단 출마를 하는 것이 이득이다. 지난해 말 정계에 복귀한 오세훈 전 시장은 공백 기간이 길었다. 과거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하고, 탄핵정국에서 탈당한 것 이후로 이렇다 할 정치적 움직임은 없었다. 때문에 오세훈 전 시장으로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정계복귀의 신호탄을 쏴야할 필요가 있었다. 

 

오 전 시장의 보이콧 철회는 철저히 ‘오세훈’ 개인을 위한 선택이었다. 

 

오 전 시장은 보이콧을 철회하고 후보 등록을 하며 “보수정당의 가치를 바로세우고 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말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다. 

 

태극기 세력을 끌어안지도 밀어내지도 못할 정도로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최근 5‧18 발언으로 직격타까지 맞은 자유한국당의 현재 상황에서는 오 전 시장이 잘해낸다 하더라도 전당대회에서 ‘황교안의 발판’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발판으로 시작해 위로 올라갈 길을 개척해야 하는 오세훈의 개인사정을 고려하면, 오 전 시장의 전당대회 출마는 보수의 재건이라는 대의명분 보단 개인적 유불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보이콧 강행한 홍준표, 총선 염두한 ‘전략적 후퇴’ 택했나

‘컨벤션 효과’ 위한 황교안 카드…총선 전에 져버릴 꽃잎일까 

大魚 홍준표·오세훈, 전당대회 시작도 전에 원하는 바 얻어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죽어가는 전당대회에 뛰어든 오세훈과 달리, 보이콧을 그대로 강행한 홍준표 전 대표의 행보는 보수재건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다가오는 총선때 패권을 잡고자 자유한국당을 버린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이미 홍준표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당내 현상은 좀비정치다”, “이런 식이라면 자유한국당에 미래는 없다”, “도로탄행당‧도로웰빙당이 되려한다”며 날선 비난을 지속적으로 쏟아낸 바 있다.

 

가망이 없는 전쟁에 뛰어들기 보다는 아예 불출마를 선언하고 내년 총선을 겨냥해 새로운 세력을 구축하는 ‘전략적 후퇴’가 홍준표 전 대표의 선택이었다. 

 

현재 2020년 4‧15총선까지 약 1년2개월이라는 기간이 남았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당 차원에서 밀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로는 총선 준비를 하기엔 다소 역부족이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국무총리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자리만 보전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있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최근 행보만 보더라도 호남으로 TK로 바쁘게 움직이곤 있지만 어느 하나 눈길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만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차기 당 대표가 될 경우, 일종의 컨벤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총선 이전에 레임덕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총선 때 전면에 나설 경우 더 큰 반감을 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빠르면 2019년 하반기, 늦어지면 2020년 초에 ‘총선용 당 대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홍준표 전 대표에게 다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홍 전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는 여기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런 셈법 없이 당이 밀어주는 대로 당 대표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황교안과 달리 오세훈과 홍준표는 각자의 셈법에 따라 독자적으로 움직였다. 결과적으로는 개인의 이익을 꾀한 선택이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았느냐 미래에 기대되는 이익을 좇았느냐에 따라 행보가 갈렸다. 

 

27일 있을 전당대회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겹쳐 얼마나 효과를 이끌어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에 굵직한 대어(大漁)들은 이미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취한 모양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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