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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란 신호등] ‘자라보고 놀란 가슴’ 현대重의 대우조선 인수

산은 ‘인적 구조조정 없다’ 진화 나섰지만… 노조 ‘불신’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2/14 [18:24]

[勞란 신호등] ‘자라보고 놀란 가슴’ 현대重의 대우조선 인수

산은 ‘인적 구조조정 없다’ 진화 나섰지만… 노조 ‘불신’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2/14 [18:24]

 

조선 3’ 해체 수순… ‘11재편

두 조선사 노조, 인수 반대한 목소리

하청 전락삼호조선소 악몽 재현되나

정몽준 父子 도덕적 해이도 불신 원인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후보로 현대중공업을 확정하면서 가뜩이나 어수선한 조선업 노사관계가 더욱 요동치고 있습니다. 고용불안이 주된 이유인데, 산은 측이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두 회사의 노동자들은 못 믿겠다는 반응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여기에 삼성중공업을 더해 유지돼 온 지금의 3’ 체제는 사실상 해체됩니다. 대신 ‘11구도로 국내 조선업은 재편됩니다.

 

현재로서는 현대중공업지주 산하에 조선 통합법인을 설립해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기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산업은행은 통합법인에 대우조선 지분 56%를 현물출자하고, 이 법인의 지분 7%와 우선주 12500억원을 받아 2대 주주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지주 통합법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바르질라현대엔진, 대우조선해양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됩니다.

 

이 같은 방안이 발표되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쪽 노조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도 휴직으로 내몰리며 고용안정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있다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조선소 인수 소식은 어렵게 벼텨왔던 노동자들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금속노조 산하의 대우조선지회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밀실야합으로 현대 자본에 특혜를 준 것이라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인수하는 쪽의 노조도, 인수를 당하는 쪽의 노조도 모두 한 목소리로 반대하는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첫 번째는 현대중공업 소유주인 정몽준 부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입니다.

 

지난 20174월 현대중공업은 인적분할을 통해 로봇 부문과 조선 부문으로 분사했습니다. 같은 해 831일 지주회사로 출범한 현대로보틱스는 20183월 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을 바꿉니다. 이 과정에서 정몽준 아산문화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합은 30.90%로 늘어납니다. 지배력이 강화된 것이지요.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2조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습니다. 주주배당을 늘리려는 목적이었는데, 이로써 총 2900억원을 배당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몽준 이사장에는 748억원, 아들 정기선 부사장에게는 147억원 배당이 결정됐습니다. 1천억원 가까운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소유주 부자(父子)의 고액배당은 곧바로 논란이 됐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최근 실적을 보면 이 정도로 많은 금액을 배당하는 게 적절한 결정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중공업은 201432494억원, 2015154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 반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시 1591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해 거둔 8686억원의 영업이익은 배당보다는 투자에 사용됐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두 번째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악몽입니다. 전남 영암에 위치한 삼호중공업은 과거 한라그룹 계열이었습니다. 외환위기 때 한라그룹이 망하면서 삼호조선소는 RH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현대중공업으로 팔렸습니다. 두 조선소의 사업 영역이 겹치자 현대중공업은 삼호중공업의 기능을 대폭 축소시켰습니다. 수주영업은 하지 않고, 현대중공업에서 수주한 선박의 일부를 가져와 건조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청업체로 전락한 셈입니다. ‘큰 집인 현대중공업이 위기를 맞자 작은 집인 현대삼호조선소는 가장 먼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노동자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고용입니다. 두 회사가 하나로 합치게 되면 으레 중복된 인력과 부서를 없애거나 몸집을 줄이게 됩니다.

 

이미 감원의 피바람은 두 조선사를 휩쓸고 지났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 수는 2015년 말 13천여 명에서 지난해 61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말 28천여 명이던 직원 수를 지난해 915천여 명으로 거의 반이나 줄였습니다. 분사의 영향도 있지만 여러 차례 희망퇴직이 실시됐다는 점을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산업은행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면 또 다시 인력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거라 믿고 있습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한국은 갈등에 점령당한 사회입니다. 그중에서도 노사갈등은 그 뿌리가 깊고도 단단합니다. 한 해 100건이 넘는 노사분규가 발생합니다. ‘()란 신호등은 한 주 동안의 노사갈등을 찾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려는 시도입니다. ‘란 신호등은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곧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또 흔히 잘 안 풀리는 일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하듯 노사갈등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의 노란 신호등이라는 걱정도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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