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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희상 국회의장의 꿈…‘제왕적 국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4/10 [16:02]

[기자수첩] 문희상 국회의장의 꿈…‘제왕적 국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4/10 [16:02]

 © 박영주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국회 추천 총리제’로 국민들의 분노게이지가 상승하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의 법안처리율로 19대 식물국회를 넘어 ‘무생물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20대 국회의 국회의장이 때아닌 국회추천 총리제를 언급한 것은 상당히 당혹스럽다.

 

국회가 총리를 복수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회 추천 총리제를 지금의 20대 국회에 적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유한국당은 자유한국당 대로 입맛에 맞는 총리를 추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대로 입맛에 맞는 총리를 추천할 것이다. 총리 후보를 추리는데 앞서 벌어질 각당의 권력다툼은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누구나 예상가능하기 때문이다. 

 

추천한 총리를 대통령이 임명한 이후에도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선택받지 못한 쪽에서는 “국민이 추천한 총리를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프레임으로 정쟁에 나설 것이며 선택받은 쪽에서는 총리가 대통령의 말에 무조건 따라가선 안 된다며 고삐를 잡아챌 것이다. 국회가 추천한 총리인 만큼 국회의 입김이 상당 부분 작용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단순히 청와대 권력을 견제한다는 순기능만 보고 추진하기에는 앞으로 벌어질 사회적 파장이 너무나 큰 것이 ‘국회 추천 총리제’다. 문 의장은 여론을 의식한 듯 “2020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지만, 원하지도 않는 선택지로 투표해야 하는 국민들은 무슨 죄인가. 

 

현재 국민들이 개헌을 통해 가장 원하는 제도는 ‘국민 소환제’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 법을 위반하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국민을 우롱할 경우, 국민이 직접 나서서 국회의원을 소환해 의원직 박탈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 ‘국민소환제’다. 남용의 우려도 있지만 체포동의안 마저도 부결돼 국회의원을 법적으로 체포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에선 필요한 제도다. 

 

차라리 문희상 국회의장이 국민 소환제를 언급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더라면 많은 국민들이 개헌에 동조했을지도 모른다. 

 

회사가 채용한 직원이 월급을 받고도 일하지 않고 잘못을 저지르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회사는 해당 직원을 해고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회의원은 국민이 국민의 돈으로 채용해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세금을 받아가면서 제대로 일하지 않고 법적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고용주인 국민이 직원인 국회의원을 잘라야 하지 않을까.   

 

20대 국회의 법안처리율은 32.6% 수준이다. 지난 3월 국회는 본회의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그뿐이랴. 지난해에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잘못을 저지른 의원들을 체포하지도 못했다.

 

잘못을 저질러도 체포되지 않는 절대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법안처리라는 본연의 업무를 완전히 내팽개쳐 국민으로부터 전혀 신뢰받지 못하는 국회 조직이 대통령과 함께 발맞춰 일해야 할 총리마저도 자신들의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몽니’로 밖에 볼수 없다.

 

국회의원들을 다그쳐가며 제대로 된 입법 활동을 이끌어야할 국회의장이 대한민국 서열 2위라는 직위를 가지고 국회 권한 강화에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국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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