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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명한 소비자들은 ‘5G폰’ 안 산다

서비스 제한적이고 안정화에 시간 필요해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4/12 [09:48]

[초점] 현명한 소비자들은 ‘5G폰’ 안 산다

서비스 제한적이고 안정화에 시간 필요해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4/12 [09:48]

이통사들, 사활 건 세계최초 5G’… 고객 유치 혈안

지하에 가면 도로 4G, 5G-LTE 전환 땐 아예 먹통

5G폰 지금 사면 베타테스터되는 꼴, 더 기다려야

 

#직장인 A씨는 지난 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 단말을 구매하고, 한 이동통신사의 8만원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 LTE보다 최고 20배는 빠르다는 광고에 기대를 했지만, 5G 전파가 안 터지는 곳이 많고 오류도 잦아 실망이 더 크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지난 3일 오전 기습적인 5G 개통에 나서며 미국의 버라이즌과 단 2시간 차이로 세계최초 5G 상용화타이틀을 얻었지만,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5세대 이동통신을 뜻하는 5G4세대 롱 텀 에볼루션(LTE)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영화 한 편을 단 몇 초 만에 다운로드하는 괴물 같은 속도다.

 

3G에서 LTE로 넘어간 이후 카카오를 필두로 플랫폼 산업이 급격히 성장했다. 모빌리티(운송) 분야는 물론이고 배달, 상거래, 부동산까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이뿐인가.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아예 유튜브 방송을 업으로 삼는 유튜버도 등장했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3일 세계 최초로 5G 1호 고객을 개통하고 상용화를 시작했다며 이를 경쟁적으로 홍보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5G가 대중화되면 또 한 번 모바일 생활이 변할 거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이 주요 키워드다. 이들은 하나같이 단말기의 빠른 연산과 그 결과의 지연 없는 전송을 요한다. LTE 속도의 한계에 부딪혀 실현하지 못했던 다양한 기술을 실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통3사는 이 점을 적극 앞세우며 지난해부터 5G 경쟁에 열을 올렸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 5G 네트워크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고, SK텔레콤은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옥수수VR·AR 기능을 추가하며 콘텐츠에 두각을 나타냈다. LG유플러스는 한양대학교와 함께 서울 시내에서 자율주행 시운전에 나서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5G 서비스 개시까지 몇 달은 5G가 뭔지도 모른 채 좋다, 좋다 하니까 좋은 줄 알 수밖에 없었다는 느낌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대한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일까. 실제 5G폰을 경험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은 생각보다 실망이라는 반응이다.

 

지금까지 5G와 관련해 나온 이슈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하에 가면 5G에 연결되지 않고 도로 LTE로 돌아간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5G가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으로 이동해 LTE로 전환될 때 네트워크가 아예 먹통이 된다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서비스지역의 문제다. 즉 중계기와 기지국이 LTE망에 비해 촘촘하지 못해서 5G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이통3사 모두 서로 최대의 커버리지(범위)를 갖췄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5G망이 가장 잘 구축된 서울에서조차 아직은 어쩔 수 없다. 이통3사는 올 연말까지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LTE와 같은 수준의 범위를 가지려면 빨라도 내년 상반기나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3일 돌연 5G 1호 고객 개통에 나서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얻게 됐다고 홍보전을 벌였다. (사진제공=각 사 / 편집=신광식 기자)

 

두 번째는 아직 기술이 농익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 듯하다. 최근 갤럭시 S10 5G를 구입한 소비자들 중 5G에서 LTE로 넘어갈 때 네트워크가 끊긴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5G 기지국과 단말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급하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지만, 관련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이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결국 성급한 5G 상용화가 부른, 예고된 일이다. 5G 요금제 중 가장 싼 엔트리 상품도 월 이용 가능한 데이터가 8GB 밖에 안 되는 55천원짜리 요금제다. 데이터 걱정 없이 쓰려면 최소한 7만원대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LTE의 경우 6만원에 살짝 못 미치는 금액으로 데이터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좀 심하게 얘기해서 내 돈 내고 통신사의 베타테스터가 돼주는 꼴이다.

 

이른바 하이엔드 유저가 아니라면 5G폰을 지금 살 이유는 더더욱 없어진다. 5G를 기반으로 한 VR·AR 등 콘텐츠는 주로 모바일 게임이나 실감형 동영상 서비스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다시 말해 2D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사진을 주고받는 정도의 사용 패턴을 갖고 있다면 5G는 과하다. 고사양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중저가 모델로 갈아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과 같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5G폰 구입을 한동안 미루는 게 좋다. 이미 5G를 개통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단지 이통3사의 광고에 이끌려 덜컥 5G폰을 사서 후회하더라도 이통사는 책임지지 않는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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