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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한화케미칼, 국민들 속여가며 미세먼지 배출

염화비닐 배출량 기준치 173배 이상인데…이상없음으로 조작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4/18 [11:22]

LG화학·한화케미칼, 국민들 속여가며 미세먼지 배출

염화비닐 배출량 기준치 173배 이상인데…이상없음으로 조작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4/18 [11:22]

염화비닐 배출량 기준치 173배 이상인데…이상없음으로 조작

업체들 줄줄이 사과 “책임통감, 재발 방지하겠다”…여론 부글부글

시민단체 “다른 사업장도 조사해야…솜방망이 처벌 관행 근절하라”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있는 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대다수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을 때 국내 대기업들이 수차례에 걸쳐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배출하고 수치까지 속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에 대한 가중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시야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한 서울의 하늘.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앞서 17일 환경부와 환경부 소속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대기오염물질 측정 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속여서 배출한 여수산단 지역 기업들을 무더기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사업장에는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에스엔엔씨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 포함됐다. 이들은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에 걸쳐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했다.

 

사례별로 보면 LG화학은 염화비닐 배출량이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음으로 조작했으며, 2016년에는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실측값이 207.97ppm으로 배출허용기준(120ppm)을 초과했음에도 결과값을 3.97ppm으로 조작하는 등 2018년 11월까지 총 149건에 걸쳐 측정값을 조작해왔다.   

 

2017년에는 BF-8301시설에서 채취한 시료의 먼지 실측값이 40.1ppm이었지만 10.1ppm으로 조작해 2017년 상반기 기본배출부과금을 면탈 받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은 정우엔텍연구소와의 공모하에 2015년 질소산화물(NOx)의 결과치 평균값이 224ppm으로 배출허용기준 150ppm을 초과했음에도 결과값을 113.19ppm으로 조작했다. 아울러 여수1공장에 2015년 2월부터 2017년5월까지 총 16건에 대한 측정값을 조작해왔다. 

 

대한시멘트는 동부그린환경과 공모하에  2017 염화수소(HCl)의 실제 측값이 87.56ppm으로 배출허용기준인 12ppm을 7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결과값을 8.76ppm으로 조작하는 등 총 27건 측정값을 조작했다. 

 

공개된 카톡 메시지에서도 측정대행업체가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묻고, 기업 모 과장이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언더로 다 맞춰주세요”라고 요청하는 문구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기업이 제시한 수준으로 업체가 맞춰줬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 모 업체 과장이 측정대행업체와 배출량 조작을 공모한 카카오톡 메시지 증거자료. (사진제공=환경부)  

 

파장이 커지자,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은 발빠르게 입장문을 내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LG화학은 신학철 LG화학 대표 명의로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는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며 “염화비닐 배출과 관련해서는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금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해성 및 건강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진행해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화케미칼 역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이 당사 사업장에서도 발생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향후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한화케미칼은 “적시된 공모 부분과 관련해 피의자로 지목된 담당자에 대한 자체 조사는 물론 조사 기관에서 2회에 걸쳐 소환 조사를 했지만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모에 대한 어떠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모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업체들이 줄지어 사과하고 나섰지만, 여론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큰 고통을 겪은 것을 생각한다면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행태는 용서할 사안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역시도 17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여수산단에 대한 조사결과는 ‘빙산의 일각’일 뿐, 대기오염 배출조작 행태는 전국 다른 사업장에서도 번번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국실태조사를 통해 부조리의 발본색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영업정지 대신 과태료 부과 등 기업 봐주기식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 문제를 키워왔다”며 사각지대 없는 사업장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강화 △느슨한 예외 허용 금지 △수도권 한정 대기오염 총량관리지역 확대 △대기배출부과금 오염자 부담원칙 실현 △전국 사업장 대기오염 배출량 데이터 실시간 공개 등을 요구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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