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국 245개 버스노조 파업 예고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보전 요구 국토부 “52시간 때문 아니다”라고만
전국 주요 도시의 시내·광역버스 노조가 예고한 동시 파업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노조 측은 주52시간제에 따른 임금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해 큰 폭의 임금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산하 245개 노조는 지난달 29일과 30일에 걸쳐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냈다. 이들 노조는 8일부터 지역별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을 결의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경기, 충남, 전남, 충북 청주 등 9곳에서 파업 돌입을 위한 찬반투표를 마쳤다. 인천과 대전, 경남 창원 등 3곳은 투표를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지역별 버스노조의 상급단체인 자동차노련은 협상 시한을 오는 14일까지로 못 박았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전국 12개 광역·기초단체에서 버스가 운행을 멈춘다. 자동차노련은 전국 동시 교섭을 통해 오는 7월부터 버스운송업에도 시행되는 주52시간 상한제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요구안의 핵심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야기되는 임금 저하를 보전하기 위해 기본급(시급)을 대폭 올려달라는 것이다. 지역별로 5% 수준에서 최고 29.94%까지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는데, 지역 간 편차가 큰 임금을 서울시 수준으로 맞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밖에 정년 연장과 근무일수 조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국토부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버스노조의 파업이 주52시간제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파업을 결의한 245개 노조의 상당수가 이미 주52시간 이내로 근무하고 있고, 따라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는 노동시간 단축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47.5시간, 부산은 50시간, 광주는 47시간이라며 근거를 제시했다.
노조 측은 즉각 반박했다. 자동차노련 관계자는 “국토부의 해명은 잘못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의 만근 기준은 한 달 24일인데 이를 채우려면 한 달 4~5주 중에 2주는 52시간 넘게 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루 9시간씩 주5일을 일하면 45시간으로 문제가 없지만, 6일을 출근하는 주에는 54시간이 되는 식이다. 그 외 준공영제를 실시하거나 1일 2교대제를 실시하는 다른 지역들도 같은 실정이다.
자동차노련은 노동시간 단축에 필요한 재원을 중앙정부가 지원하라고 요구한다. 각 노조와 교섭 중인 사측 역시 경영여건을 이유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부는 상황 대응 TF팀을 즉시 가동하고, 비상 수송대책을 마련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지만, 노조 측이 요구하는 재정 지원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오히려 버스 운행을 관장하는 지자체가 요금 인상이나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대처하라는 입장이다.
물론 지자체는 난색을 보인다. 이미 수많은 예산이 수요가 적은 노선을 운행하거나 환승할인 혜택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는 데 투입되고 있어서다. 서울시에서만 한 해 3천억원에 가까운 돈을 버스에 쏟아붓고 있다. 서울보다 재정 기반이 취약한 다른 지자체는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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