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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정치개입, 수술실 CCTV 설치법 폐기시켜

국회의원들 줄줄이 철회…환자단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5/20 [10:22]

의료계의 정치개입, 수술실 CCTV 설치법 폐기시켜

국회의원들 줄줄이 철회…환자단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5/20 [10:22]

국회의원들 줄줄이 철회…환자단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

환자들 “억울한 의료사고 막아야” vs 의료진 “사생활 침해 심각”

공론화장 안 나오고 압박만…이미 의료계 신뢰도 ‘바닥’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된지 하루 만에 폐기수순을 밟으면서 의료계의 정치개입이 도를 넘은 수준이라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법안발의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줄줄이 의사를 철회하면서 ‘의사 눈치보기’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의료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환자단체에서는 “누구를 위한 국회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지난 15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의원들의 철회로 폐기되면서 환자단체와 의료계의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앞서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발의했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은 법안발의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동의 의사를 돌연 철회하면서 발의된지 하루 만에 폐기됐다. 의사를 철회한 의원들은 김진표·송기헌·이동섭·주승용·이용주 의원까지 총 5명이다. 

 

갑자기 의사를 철회한 이유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국회의원 본인과 상관없이 보좌관이 서명했다”, “검토가 필요하다”, “의사의 항의가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의료계에서는 해당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의료단체를 동원하고 지역구 의원들을 압박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강력한 입김을 행사하고 있다.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마치 경쟁하듯이 공동 발의했던 법률 개정안을 철회한 것은 외압에 의한 선택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국회는 지난 1년 동안 의료계의 요구가 있는 법안에 대해서는 앞다투어 대표 발의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공론화 기회가 사라진 것이라 비판했다.

 

이들은 뒤에서 지역구 의원들에게 외압을 행사하고 있는 의료단체가 정작 공론화 장에는 나서지 않는 행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환자단체는 “대한의사협회는 수술실 환자 안전과 인권보호,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에는 동의하나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할 뿐만 아니라 대화와 토론의 자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전향적 자세로 대화와 토론에 나서야한다. 사회적 공론화 장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환자들의 요구에 대해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반대의사만을 밝히며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일부 의료기관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시범운영이 이뤄졌을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CCTV설치로 의료인의 진료가 위축돼 환자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행위가 방해될 뿐만 아니라 환자와 간호사 등 의료관계자의 사생활과 비밀이 현저히 침해될 것”이라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리고 나아가 초상권 침해 및 개인정보 공개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 지적했다.

 

▲ 불의의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CCTV의 유무는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CCTV가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이 병원을 상대로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어 환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써 수술실 내 CCTV는 필요하다는 것이 환자단체의 주장이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현재 수술실 CCTV 설치는 경기도에서만 시범운영이 이뤄졌을 뿐, 전체 병원에 시행할지 여부를 놓고 환자단체와 의료단체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CCTV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의료계의 주장과 달리 CCTV 설치 시범운영을 진행한 경기도에서는 응답자의 91%가 찬성표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수술실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대리 수술을 진행하거나 성형외과 간호조무사가 수술실에서 촛불이 켜진 생일 케이크를 들고 다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정노력을 하겠다는 의료계의 입장과 달리 매년 터지는 문제는 수술실 CCTV 설치에 힘을 실어준다. 

 

한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을 재발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폐기된 법안을 무리하게 재발의 하려 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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