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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잰다” 경제이론 뒤집기 나선 SK

“마이너스도 숨기지 말라” 최태원 회장의 자신감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5/21 [15:04]

“사회적 가치 잰다” 경제이론 뒤집기 나선 SK

“마이너스도 숨기지 말라” 최태원 회장의 자신감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5/21 [15:04]

16개사 사회적 비용·편익 화폐로 산출

이윤 추구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 비용은 사회로 전가관념 바꿔

 

SK그룹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 단위로 환산해 관리해 해마다 발표한다. 정량적인 지표를 개발해 사회적 기여도를 측정함으로써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SK2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16개 관계사가 한 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표 방식과 시점은 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발표하거나,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각사가 자율로 정한다. SK는 측정 결과를 관계사의 경영 핵심평가지표(KPI)50%를 반영키로 했다.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SV) 성과를 발표했다. 이들 회사가 창출한 가치는 경제 간접 기여성과(고용·배당·납세) 비즈니스 사회성과(환경·사회·거버넌스) 사회공헌 사회성과(CSR·기부·자원봉사)3개 부문으로 나눠 측정했다. SK 측은 성과 합계를 내는 게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대략 13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 이형희 SK 사회적가치(SV)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 구축의 취지와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사회적 가치무엇을 어떻게 계산했나

 

SK는 기업의 경제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학계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측정체계를 연구했다. 정부와 산업별 유관단체, 기업이 축적한 통계를 토대로 투입-산출-결과-영향에 이르는 과정마다 비용과 편익을 산출해냈다. 강동수 SK 사회적가치위원회 상무는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생각된 지표는 과감히 쳐냈다고 자신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우선 석유화학기업 SK이노베이션은 경제 간접 기여성과 23천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마이너스(-) 1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을 창출했다.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개발한 저점도 특성이 있는 고급 윤활기유 유베이스로 일반 제품보다 최대 2.0% 연비를 개선하고, 온실가스를 줄였다. 그에 따른 가치 창출액은 지난해 1315억원이다.

 

통신기업인 SK텔레콤은 경제 간접 기여성과 16천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냈다. SK텔레콤은 2016년 자사 내비게이션 앱인 ‘T에 운전습관을 점수로 매겨 일정 점수를 넘기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상품에 가입한 T맵 이용자는 연 평균 6만원의 할인 혜택을 누렸고, 교통사고 예방에 따른 사회적 가치 창출액은 487억원으로 분석됐다.

 

마지막으로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의 성과는 각각 99천억원, 마이너스(-) 4563억원, 760억원으로 측정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불순물을 처리하는 장치인 스크러버를 개조해 물 사용량과 폐수 배출량을 줄였다. 이로써 5406천만원의 가치를 만들었다.

 

▲ 정인보 SK이노베이션 상무가 21일 서울 중구 SK 서린동 사옥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 설명회에 나와 회사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액을 발표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V 고려한 이윤 추구가 장기적으로 이득

 

SK의 이와 같은 시도는 기업 활동의 결과로 생긴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소극적인 사회적 책임(CSR)에서 한 발 나아간 것이다. 이윤 추구 과정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부정적)외부효과를 줄인다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환경오염과 같은 비용을 사회에 떠넘기지 않으면서, 교통안전과 같은 편익은 높이는 식이다.

 

중요한 점은 편익은 편익대로, 비용은 비용대로 측정해 기업 의사결정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의 개선 과제가 환경 문제임을 알려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담당 직원들에게 현재 상태를 잘했다고 내보이거나 못했다고 숨기지 말고, 시작인 만큼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준영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 성과를 경제활동의 언어인 화폐가치로 측정해 재무성과와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은 선구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를 비롯해 일부 국내·외 기업이 저마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 공표해 왔지만, 제품과 서비스 부분으로까지 확장한 곳은 SK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SK 측은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 공개하는 방안을 회계학자들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SK의 신규 사업 전략이자 마케팅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은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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