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로드샵의 몰락, 서민 가장들의 눈물로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한 화장품 로드샵…본사만 배불리기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5/21 [19:33]

화장품 로드샵의 몰락, 서민 가장들의 눈물로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한 화장품 로드샵…본사만 배불리기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5/21 [19:33]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한 화장품 로드샵…본사만 배불리기
중국 보따리상들의 현장인도 면세물품 불법유통 문제돼
본사와 점주들의 가격할인 비용 분담 문제도 가시화
결국 ‘상생’이 관건…불법유통 근절 위해 제도적 입법 필요

 

최근 화장품 업계 로드샵의 몰락이 가속화되면서 최전선에 서있는 화장품 매장 점주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단순히 사드보복에 의한 것이라 치부하기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마치 온라인 소비를 위한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해버린데다가 중국 보따리상들이 사재기한 국내 면세화장품을 싼 가격에 국내시장에 되파는 등의 행태를 일삼으면서 시장 몰락이 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화장품 자영업 살리기'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점주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이에 점주들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만나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전달하고 입법적인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의원들과 정부 역시도 이러한 문제를 좌시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법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화장품 자영업 살리기'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 및 정부 관계자들은 화장품 로드샵 점주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에는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및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점주들이 다수 참석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제도적 미비점을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점주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본사는 판매경로 다각화로 직영점 및 온라인 매출이 증가해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맹점들은 테스트매장화 되면서 매출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가맹점주들의 광고판촉비와 영업으로 함께 성장 시킨 브랜드가치의 수익을 본사가 독점하면서 가맹점을 운영하는 서민 가장들 역시 몰락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날 문제삼은 점들은 △불법 유통 면세품 △가격할인 비용 분담 △온라인 제품과의 가격차이 등이다.

 

먼저 불법유통 면세품의 경우, 이른바 '중국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이들이 면세 화장품을 대량으로 사재기한 뒤 이를 매우 싼 가격에 국내 시장에 되파는 행태다. 이로 인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로드샵이 줄줄이 몰락했다.

 

사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정부는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과 함께 현장인도면세품에 스티커나 스탬프 표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불법 면세품 유통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동시에 3개월 동안 5회 이상 비행기 티켓을 취소한자나 5000만원 이상 구매한 자 등 보따리상으로 추정되는 중국인들에 대한 제제를 약속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실효성은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점주들은 "객체를 잡는 정책들만 내놓고 있는데 문제는 주체다. 여행사들이 마치 패키지 상품처럼 보따리상들을 끌어들이는데 이들에 대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건 외에도 다른 화장품 브랜드들이 스티커나 스탬프를 표기하는 것을 의무화 시키는 등 현장인도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입법발의를 통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가격할인 판매의 경우, 본사는 출고가 기준으로 점주들은 시중가 기준으로 부담을 떠안으면서 사실상 점주들의 부담이 더 심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두번째로 문제가 된 가격할인 비용 분담 역시 점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현재 화장품 업계가 거의 1년 365일 진행하고 있는 각종 할인이벤트의 경우, 점주들이 62% 가량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예컨대 20%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며 본사에서는 출고가의 20%를 분담해 약 1200원을 부담한다면 점주들은 시장가의 20%를 분담해 2000원 이상을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공정하게 20%씩 부담한다 해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과장은 "출고가와 시장가의 차이에 대한 내용이 가맹법에 없다보니 업체들이 상생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제도적으로는 본사가 판촉비용에 대한 사후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광고판촉사전동의제를 도입해 점주들로부터 동의를 받아 판촉을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차이나 직영몰과 가맹점의 가격차이에 대해서는 본사 및 정부 관계자들과 점주들의 의견차가 뚜렸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본사의 뜻을 전하면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가 없다고 말했지만, 점주들은 "현장에선 큰 차이가 나고 있다. 탁상공론만 하지말고 직접 와서 보길 바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현재 알맹이가 없는 대리점 사업법 역시도 가맹점 수준으로 만들어줬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왼쪽)과 화장품 업종을 담당하고 있는 김병욱 의원이 점주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점주들의 고충을 들은 의원들은 "일단 면세품 불법유통은 명백히 범죄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술에서 세금을 피하며 거래하던 관행을 업체들이 병크기를 다르게 하고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해결이 됐는데, 제도입법이 필요해보인다"고 공감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차이에 대해서도 화장품 업종을 담당하고 있는 김병욱 의원은 "저희가 조사해보니 본사에서 의도적으로 싸게 공급하는 비정상적 경로와 현장인도 면세물품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것 두가지가 의심됐다"며 본사가 가격에 차이를 둬서 판매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화장품 로드샵 점주들의 고충에 공감하는 한편, 향후 원내에서 보다 입법투쟁을 거세게 하겠다며 정부차원에서도 입법을 하는 등 노력을 경주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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