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직원 자살…‘육아휴직은 사치(?)’

업무 능력 좋았던 A씨, 육아휴직 사용 후 회사선 ‘차가운 시선’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9/06/03 [16:08]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직원 자살…‘육아휴직은 사치(?)’

업무 능력 좋았던 A씨, 육아휴직 사용 후 회사선 ‘차가운 시선’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9/06/03 [16:08]

업무 능력 좋았던 A씨, 육아휴직 사용 후 회사선 ‘차가운 시선’

2년간 인사고과에서 이유 없이 낮은 점수 받은 A씨

A씨 극단적 선택 후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인정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에서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차별대우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4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측인 신한카드는 사실상 무대응인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육아 휴직자 왕따 및 인사차별로 자살하게 한 **조사 및 관련자 처벌/육아 휴직자 차별 방지 법률 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일부 내용이 국민 청원 요건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카드사명이 블라인드 처리됐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신한카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신한카드에서 14년간 근속한 직원이 3개월 반 동안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 이후 10년 간 한 업무가 아닌 다른 새로운 업무로 이동하고 2년간 인사 고과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사진=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 캡처)

 

아울러 “육아 휴직을 하는 것은 사람이 죽을 정도로 괴롭힘 당해도 되는 잘못을 저지르는 거냐”며 “아이를 낳고서도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 죽어도 되는 대단한 욕심을 부린거냐. 이렇게 육아 휴직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있겠냐”고 분노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신한카드에서 14년 간 근무한 여직원 A씨는 고졸특채 계약직이었지만, 업무능력이 대졸 직원들에게 뒤지지 않아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특히 근속 10년이 되던 2010년에는 능력을 인정받아 본사로 발령받았다.

 

하지만 2014년 5월부터 그해 9월까지 육아휴직을 신청한 A씨는 복직 후 자신이 10년간 해온 업무인 ‘카드심사’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측은 A씨에게 ‘자동차 대출업무’를 지시했다. 

 

또한 A씨는 새로 온 지점장으로부터 인사고과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지점장은 A씨에게 2년 연속 C 등급을 줬으며, 이는 A씨가 2000년 입사한 이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등급이었다. 

 

이에 A씨는 평가의 근거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상대평가라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A씨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진행하는 센터 발령을 자청했다. 그러나 센터에서는 사원인 후배가 대리직급인 A씨를 6개월간 교육하고 업무를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A씨가 가족과 나눈 대화를 통해 사내 괴롭힘과 왕따도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남편에게 ‘또 나만 왕따 시키려고 그러는데 나 너무 화나’라는 메시지로 속상함을 알렸다.

 

A씨의 공책과 휴대전화 등에는 ‘돈도 돈이지만 근본적인 자존감, 회사에서 지금 보릿자루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대놓고 개무시 당하고 있다’ 등의 기록이 나왔다. 

 

당시 신한카드 측은 자체조사를 통해 업무 숙련도에 따라 하위 직급이 팀장을 하기도 하며, 직장 내 괴롭힘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의 입장과 달리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 A씨를 산재로 인정했다. 복직 후 근무장소 및 직무 변경과 정신과 의무기록에 업무 관련 애로사항 호소, 낮은 인사 고과를 지속적으로 받고 승진에서 누락된 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A씨를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단, 근로복지공단은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할만한 객관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청원에 게시된 해당 글은 이날 현재 2334명이 동의했으며, 청원마감은 오는 12일이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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