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52시간제보다 불경기가 더 문제”

서현원 ㈜한드림넷 대표이사 인터뷰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6/14 [15:07]

[인터뷰] “주52시간제보다 불경기가 더 문제”

서현원 ㈜한드림넷 대표이사 인터뷰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6/14 [15:07]

내년 1월부터 52시간’ 50~299인 확대

서 대표 노동시간 규제 걱정 안 해요

1회 무조건 휴가… 부서에 권한 일임

기업이 적응할 문제, 자발적 노력 필요

 

내년 1월부터 주52시간 노동시간 상한이 50인 이상 299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휴일·연장근로를 합쳐 주12시간 이상 더 일할 수 없다.

 

노동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첫 번째 취지이지만, 기업은 곡소리를 낸다. 심지어 주52시간제 때문에 기업이 망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대기업은 일사불란하게 주52시간제에 대응했다. 어떤 곳은 주4일 근무를 도입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그저 부럽게 바라볼 뿐이다.

 

52시간제 때문에 회사 문을 닫는다는 주장의 근거는 미약하다. 서현원 한드림넷 대표이사는 “52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거리가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경기 악화에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친 탓이다. 서 대표는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예전보다 체감하는 경기가 안 좋은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 서현원 (주)한드림넷 대표이사.     © 성상영 기자

 

서 대표가 경영하는 한드림넷은 직원 60명이 일하는 중소기업이다. 2017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수출까지 하는 견실한 회사다. 통신보안장비, 통합관제솔루션,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이 한드림넷의 주 사업이다. 네트워크 보안 분야는 최근 중요성이 커지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곳 역시 불경기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은 듯했다.

 

한드림넷은 내년부터 주52시간제의 적용을 받는다. 이곳은 이미 직원들이 일주일에 12시간 밑으로 연장근무를 하고 있었다. 서 대표는 52시간제에 대해 사실 신경 쓰지 않았다라며 최근 통계를 보니 (주당 노동시간이) 45시간 정도 됐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5시간 정도의 연장근무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른바 주말 특근은 1년에 7일을 넘지 않았다.

 

일감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서 대표는 효율성에서 해법을 찾았다. 불필요한 회의와 야근을 줄이고, 연차휴가 사용을 강권했다고 한다. 한드림넷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쉰다. 사무직, 영업직이든 생산직이든 오전 9시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장시간 노동 없는 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비결에 대해, 서 대표는 효율성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는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가 중요하다“(회사에) 오래 있다고 일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서 단위로 묶어 의사결정을 가능한 한 단순화하고, 일과 중 사소하게 낭비하는 시간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서 대표는 사업본부에 권한을 일임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야근이 잦은 연구개발(R&D) 부서에서도 프로젝트별로 매니저가 일정을 관리하며 가능한 한 연장근무를 적게 하도록 유도했다. 그는 리더가 모든 것을 통제했을 때와 (부서별로) 일임했을 때의 효율성은 다르다고 말했다.

 

또 바쁠 때 불가피하게 야근이나 특근을 하면 대체휴무를 쓴다. 서 대표는 기본적인 사규가 있고, 노동법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근무시간을) 운영한다영업본부는 샌드위치 휴일이던 지난 7일에 다 쉬었다고 밝혔다.

 

▲ 서현원 (주)한드림넷 대표이사.     © 성상영 기자

 

한드림넷이 40시간대 근무를 실현한 데에는 한 가기 이유가 더 있다. 외주를 받지 않고 자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시간의 압박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 제조까지 직접 해서 다른 회사보다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쉽다고 귀띔했다. 이에 더해 제품 조립과 검사, 포장 등 마지막 공정을 제외한 나머지를 외부에 맡김으로써 효율성을 높였다.

 

다만 서 대표는 노동시간 단축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일률적으로 연장근로 한도를 제한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 대표는 돈을 더 벌고 싶은 사람은 더 벌게 해줘야 하지 않느냐일부 기업에서 악용할 수는 있겠지만, 획일적으로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다른 한편으로 기업이 알아서 해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효율성을 높이고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 회사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자율성을 얻는 만큼 시스템 개선에 대한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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