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만 보고 듣는 '유튜버'시대…'다름'도 인정해야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19/07/09 [19:40]

원하는 것만 보고 듣는 '유튜버'시대…'다름'도 인정해야

박명섭 기자 | 입력 : 2019/07/09 [19:40]

다양한 매체와 SNS를 통해 어마어마한 정보가 차고 넘친다. 그 중 내가 듣고 싶은 말만 콕 찝어 귀에 쏙속 들어오게 해주는 유튜브 콘텐츠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유튜버를 비롯한 네티즌들이 주류언론의 활자와 영상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물론, 왜곡도 서슴지 않으며 재생산해낸 콘텐츠를 유통하면서 사회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이른바 가짜뉴스라는 독버섯이다. 문제는 주류언론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매우 걱정스럽다.

 

지난 8일 MBC의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서는 얼마 전 여경폐지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른 바 ‘대림동 여경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에 대해 성문분석과 자세한 객관적 사실을 검증하며 진실을 추적해 보여줬다. 방송은 지상파 등 방송사들의 보도가 사실확인을 제대로 못한채 보도를 한 것이 유튜브 등을 통해 상당한 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일부 유튜버와 네티즌들은 영상과 음성을 공유하며 해당 여경에 대한 온갖 험담을 일삼고 인신공격에 바빴다. 동영상을 살펴보면 취객이 남자경찰에게 폭행을 가하자 경찰은 취객을 제압했고, 그 와중에 취객의 일행이 덤벼들자 여경이 막기에 버거워 주변 남성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어 화면 없이 음성만 들리는 영상에서 여경이 남성(시민)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하면서 겁에 질려 다급한 목소리로 수차례 ‘채우세요’ 라고 외쳤다는 내용이다. 

 

▲ 유튜브 관련 동영상 검색화면 캡처 


상황설명과 대화가 자막으로 들어간 이 동영상을 보면, 여경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나무랄 수만은 없어 보인다. 이 사건은 지상파TV를 비롯한 신문,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공유되면서 문제의 여경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그러나 보이고 들리는 그것이 모두 진실이 아니었다는데 문제가 있다.

 

경찰의 설명은 ‘여경이 피의자를 제압하면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고, 새로 출동한 남자경찰관이 수갑을 채웠다’는 것이다. 화면에 보이는 상황은 남자 경찰이 다른 취객을 제압하고 있는 사이 여경이 다급히 무전으로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 이라는 설명이다. 

 

이후 음성만 들리는 화면에서 한 남자가 ‘채워요’라고 하자 여경이 ‘네,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는 부분에서 남자는 시민이 아닌 지원 온 교통 경찰관 목소리였고, ‘예, 채우세요’는 여경의 목소리, 그 뒤의 다급하게 ‘채우세요’를 반복한 목소리는 시민 여성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경의 소속지구대는 대림동이 아닌 구로동 이었다. 대림동 지구대에서는 정정을 요청했는데 무반응이라고 한다. 이미 사건명이 굳어진 탓이겠지만 아직까지도 '대림동 여경사건'으로 새로운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이렇듯 자세한 확인이나 검증 없이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것을 모두 내가 편한 대로 보고, 듣고, 전달하는 풍조가 확산되면 무고한 피해자가 계속 나오게 될 것이다. 특히 지상파와 주요매체들의 콘텐츠는 원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닌 다른방향으로 확대 재생산될 경우 그 파급효과가 크기에 더더욱 철저한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또 다른 우려도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에 대해 하나된 목소리로 대응하기에도 부족한 중차대한 시기에 일부 야당 및 의원들과 보수언론은 자민당의 논리와 궤를 같이하는 느낌으로 우리정부 비판을 우선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극우논객들이 오로지 문대통령을 흠집내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 극우세력들이나 쓸법한 궤변들을 내놓지 않을까 우려된다. 

 

일본은 ‘한국이 대북제재를 지킨다는 신뢰가 없기에 수출규제조치는 안보차원' 이라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지난 5일,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일본 BS후지TV ’프라임 뉴스‘에 출연,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핵 제조까지 도와줄 수 있다’는 일본 극우매체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아무런 근거제시 없이 "특정 시기에 에칭 가스의 대량 발주가 들어왔는데, 이후 한국 기업에서 행방이 묘연해 졌다"면서 "독가스나 화학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로 행선지는 '북쪽'"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뉴스들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유튜버들의 손을 거쳐 나온다면 일본 극우보다 더 지독한 말과 가짜뉴스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지난달 G20 정상회의에서 문대통령이 우산을 쓰고 비행기를 내리자 일부 언론과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홀대’라는 용어를 썼다. 물론 다른 정상들도 대부분 그러했기에 의전 상 홀대라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일 그런 모습이 홀대받는 것이란 생각이 들면 일본의 외교적 결례에 대한 지적은 왜 못하는 것인가. 대통령을 악의적으로 흠집 내기 위한 목적일 뿐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누워서 침 뱉기다.

 

내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듣고, 보고 싶은 것만 골라본다면 판단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무조건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잘못된 것이라는 사고는 대립과 분열만을 가져올 뿐이다. 나라가 양분돼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그 결과는 뻔하다. 우리 모두 객관적인 시선에 무게를 조금 더 뒀으면 한다.

 

국가경제에 큰 부담이 될 이번 일본의 수출제재 조치에 대해 정쟁과 당리당략 정치성향을 떠나 한마음으로 슬기롭게 힘을 모아 대처해 나가는 대한민국을 소망한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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