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야기 / 노향림

서대선 | 기사입력 2019/07/15 [08:57]

[이 아침의 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야기 / 노향림

서대선 | 입력 : 2019/07/15 [08:57]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키가 작다는 사내,

콜롬비아 보고타에 사는 이 난쟁이는

일 미터도 안된 68.58센티의 키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어느날 자신보다 더 작은 키 54.6센티가

네팔의 한 작은 시골 마을에 산다는

소식에 그는 크게 실망했다. 그러곤 날마다

길가에 앉아 있는 앉은뱅이 꽃만큼

자신의 키를 조금만 줄여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다.

그러나 네팔의 찬드라 바라두르 단기가

끝내 기네스북에 올랐을 때

그가 72세라는 걸 알았을 때

자기보다 더 오래 살도록 기도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노를 속에 선 채 목소리는 반디불이만 하고

말없음표인 양 키가 줄어졌다 해도 그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갑자기 하늘에서 뇌우가

어떤 목통보다 강하게 쩌렁쩌렁 노래했다.

그의 해맑은 기도 소리가

그렇게 나에게도 감청(監聽)되었다. 

 

# 상대적 박탈감은 어떨 때 생기나? 상대적이라는 것은 나보다 조금 더 가진 상대방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이다. “기네스북”에 “68.58센티의 키”로 세상에서 가장 키 작은 사내로 등재되어 있던 콜롬비아 보고타에 살던 사내는 “어느 날 자신보다 더 작은 키 54.6센티가/네팔의 한 작은 시골 마을에 산다는/소식에” 커다란 실망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묻기 보다는 ‘이 문제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은 나의 어떤 부분일까?’ 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콜롬비아 보고타에 사는” 키 작은 사내가 느끼게 된 상대적 박탈감은 “기네스북”에 있었던 걸까? 아니면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욕망 때문이었을까?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가 외부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당면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려하지 않고 상대적 박탈감이나, 질투, 우울감, 분노, 적개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외부에서만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태도를 버리고 자신의 내부를 통찰하는 자세로 마음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길가에 앉아 있는 앉은뱅이 꽃만큼/자신의 키를 조금만 줄여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던 콜롬비아의 사내는 끝내 네팔의 사내가 “기네스북”에 올랐을 때,  “72세”나 된 네팔 사내가 오래 살기를 기도하기로 마음을 바꾸자 그는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다. ‘거지는 백만장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조금 더 구걸을 잘하는 다른 거지를 부러워한다’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의 전언이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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