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예고한 민주평화당 권력다툼의 실체적 내막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19/07/17 [15:44]

‘분당’ 예고한 민주평화당 권력다툼의 실체적 내막

최병국 기자 | 입력 : 2019/07/17 [15:44]

DJ 정신 계승이란 슬로건 아래 내년 총선에서의 존립에 몸부림치고 있는 민주평화당이 결국 정동영 당대표 중심의 당 사수파(일명 자강파)와 박지원, 유성엽을 중심으로 한 당 해체파(일명 제3지대파)간의 갈등으로 이별을 예고하는 분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자강파와 제3지대파간에 벌어지고 있는 권력투쟁의 실체적 내막을 살펴본다.

 

▲ 정동영, 유성엽 의원(오른쪽) / 사진=문화저널21 DB

 

# 분열되는 민주평화당의 현주소

 

지난해 8월 정동영 대표 체제를 구축한 민주평화당은 내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의석수 확보를 목표로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 영입 등, 지지층 결집과 외연확장 등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정동영 등 지도부의 고민은 커져만 가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구속이란 정치적 급변사태로 인한 문재인 정부 탄생 후 호남 민심이 급속히 친정부적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이 각종 여론조사 등을 통해 확연히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초부터 박지원, 유승엽 의원을 중심으로 당을 해체한 후, 새로운 대안정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사실 대안 창당 움직임은 민주평화당 이름으로는 더 호남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우선 대안 정당을 창당한 후 선거 직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여 공천을 보장받자는 고도의 정치 공학적 계산의 부산물로 읽힌다.

 

지난 6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온 대안정당 창당 움직임은 지난 16일 심야 의총에서 박지원, 유성엽 의원 중심의 대안창당 결성으로 결론이 났다. 분당을 위한 수순인 것이다. 이는 익히 예상된 결론으로 대안정당을 창당해 몸집을 키운 후, 내년 선거 직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 또는 공천을 보장받으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잊혀 져 가는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다.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심야 의총은 정동영 대표 중심의 자강파와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 중심의 대안정당파(제3지대파) 한 데 모여 각 입장을 공유하고 합의점을 찾아보기 위해 마련되었으나, 예상대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심야 의총에서 박지원·유성엽 등 대안정당파(반당권파)는 정동영 대표의 독선적 당 운영을 비판하면서 정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정 대표를 비롯한 사수파(당권파)가 자강론을 주장하며 정 대표의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하였다.

 

회의 후 17일 새벽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안정당파(제3지대파)는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에 함께하는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4명이다. 이중 유성엽 원내대표가 대안정치의 대표를 맡고 최경환 의원이 대표 간사를, 장정숙 의원이 대변인을 맞기로 했다. 이를 기점으로 양측(자강파-대안정당파)은 사실상 분당 수순에 돌입했다.

 

▲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한 9일 오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자리가 텅 비어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진행하느라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지 못했다. / 문화저널21 DB

 

# 대안 정치연대 결성은 더불어민주당 복귀하기 위한 행보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변화와 희망의 대안 정치연대(대안정치)'를 결성하려는 실질적 목적은 지지율 0.2∼2%의 민주평화당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당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평화당의 지역구 전부가 호남지역이며, 호남의 정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선점하고 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과 합당 또는 입당으로 공천을 받아야만 정치적 장래가 있는 것이다.

 

대안 정치연대를 결성하려는 대안정치파 의원들은 심야 의총 후, 새벽 발표문을 통해 "우리 10명의 국회의원은 '대안정치'를 결성한다"며 "대안정치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하고 한국 정치를 재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하며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의 동참을 호소한다"라고 전하기도 했으나 이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대안 정치연대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박지원 의원은 17일 오전 1시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7월 17일 0시 30분, 오랜 토론을 거쳐 민주평화당 의원 토론에 참여한 10명의 국회의원으로 '변화와 희망의 대안 정치연대', 약칭 '대안정치'를 결성했다"며 "대안정치는 혁신과 통합으로 정체성 중심으로 더 커지는 정치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더 나아가 박 의원은 "몇 분의 의원들은 뜻을 같이하지만, 오늘 연락이 되지 않아 차후 함께할 것"이라며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우리 당 모든 의원이 참여하도록 '이대로는 안 된다. 나부터 내려놓고 외연을 넓혀나가자'이다. 탈당, 분당, 신당이 아니라 변화와 희망으로 더 커지도록 혁신해 나가자"고 부연했다.

 

이는 우선 분당보다는 당에 잔류하면서 세력을 키워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여 공천을 보장받으려 한다는 정치적 희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박지원·유성엽 의원 중심의 대안 정당파는 우선 정동영 몰아내기 등, 민주평화당 내부투쟁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안정당파의 이러한 조직적인 움직임에 대해, 정동영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원로 정치인의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주시길 바란다”면서 박지원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정 대표는 “한 가지 유감은 한 원로 정치인의 역할”이라며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 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당의 분열을 주도하고 결사체를 주도하고 도대체 그 분이 원하는 당의 최종적인 모습은 무엇인가”라고 반문을 거듭했다.

 

이에 더해 정 대표는 “비례대표 선정권과 공천권을 내놔라, 당대표직 내놔라, 지난 1년 동안 정동영을 당 대표로 인정한 적이 없다”고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로써 정동영 대표 중심의 당 사수파와 박지원 중심의 대안 정당파는 상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가고 있다. 향후 민주평화당은 ‘한 지붕 두 가족’이란 불편함 속에 사수파와 대안 정당파 간에 권력투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권력투쟁의 본질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서 민주평화당 간판으로는 당선될 수 없다는 정치 현실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되돌아가는 징검다리(대안정당)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욱 내홍을 격화시키는 있는 것이다. ‘민주평화당의 장래가 참으로 암담하다’는 표현 외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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