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이념, 현실정치에 악용 말아야

김 전 대통령은 남북화해·동서화합 등 화합의 정치 갈망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19/08/19 [10:29]

김대중 이념, 현실정치에 악용 말아야

김 전 대통령은 남북화해·동서화합 등 화합의 정치 갈망

최병국 기자 | 입력 : 2019/08/19 [10:29]

 

지난 18일 오전 영원한 평화주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년 추도식이 국립현충원에서 유가족, 국회의장, 5당 대표 및 많은 관계자들의 참여하에 성대하게 거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속에 대통령님은 영원히 인동초이며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추모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위시한 이해찬, 황교안 대표 등 여야 각 당 대표들 모두 평화주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한마음으로 기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화해와 동서화합을 외친 진정한 평화화합의 정치인이다. 현실정치인들은 더이상 분열의 현실정치에 김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죽음의 산을 넘어가며 

용서와 박애·화평을 실천한 영원한 인동초 김대중

 

행동하는 양심으로 저항의 시대를 가로질러 남북화해 등, 끝내 생의 사명을 다한 인동초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는 필설로 형언할 수 없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족 지도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어 드린다. 

 

1924년 1월 6일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서 출생한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에 3번의 죽을 고비(교통사고 위장, 일본에서 납치, 사형선고)와 2번에 걸친 5년 4개월의 수감생활, 4년여 가택연금과 3년여 망명 생활을 겪었으며, 4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어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남북화해 시대를 개막하면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현대 정치사를 이끈 영웅이다.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이 이끌어온 60여 년의 정치역사 회오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여 우리나라를 세계강국으로 발돋움하게 했다. 과히 현대사의 주역들이자 영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고인들의 명복을 다시금 빈다.

 

특히 김대중은 수많은 愛憎(애증)이 교차한 고난과 박해의 상징으로 박정희, 전두환 철권통치자들은 김대중을 사장시키기 위해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박해를 수십 년간 자행했다. 이로 인해 호남의 한이 생겨 동서분열까지 초래했다. 그럼에도 전두환을 진정으로 용서했고, 박정희의 업적을 평가하기도 했다.

 

영원한 숙적인 김대중과 김영삼은 여러모로 대비된다. 김영삼은 직관과 강골의 정치인이며, 김대중은 혜안과 섬세함의 정치인이다. 박정희, 전두환의 철권통치자들이 김대중을 과격분자 및 용공 분자로 덧칠하였을 뿐이었다. 실제로는 눈물 많고 섬세한 박애주의자였으며, 동서분열에 가슴 아파한 화평 주의자였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이다.” “죽음의 산과 피의 강을 건너서라도 민주주의를 쟁취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란 수많은 어록은 암흑의 철권시대 민주 광명을 고대하는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였고, 불어오는 민주 바람 그 자체였다. 그는 민주 쟁취를 위해서 목숨을 던지는 진정한 시대의 의인이었고, 민주회복을 위해 수많은 사선을 넘나든 불사조였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정치 지향점은 남북화해를 통한 평화기반 구축 및 동서화합 실현과 자신을 가해한 철권통치자들을 진정으로 용서하는 박애주의의 실현이었다. 또한, 이를 위해 평생에 걸쳐 진정으로 노력했다.

 

평생의 정치이념인 남북화해를 실현하기 위해 당시로써는 상상할 수 없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식견 있는 지도자이다”란 파급적인 언급으로 2000년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남북화해시대의 단초를 개막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두환을 진정으로 용서한다는 의미로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정도경 부부에게 정성을 다해 친필 휘호를 작성하여 결혼선물로 전달한 것은 물론, 민정기 비서 등 전두환 측근들에게 자신의 붓글씨 등을 선물하여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눈시울이 붉어지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받기도 했다.

 

더하여 퇴임 후인 2004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탄압한 각종 일에 대해 사과하러 온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손을 잡고, “박정희 대통령이 하면 된다는 신념을 불어 넣어 준 것은 크게 평가받을 일”이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긍정평가 했으며, 더 나아가 “박 대표가 동서화합에 적임자다. 내가 실현하지 못한 동서화합을 박 대표가 꼭 실현해 달라. 남북화해에도 신경을 기울여 달라”면서 간곡한 부탁까지 했다.

 

자신을 죽이려 한 박정희, 전두환을 진정으로 용서하고, 더 나아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의 딸에게 동서화합과 남북화해를 부탁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박애주의자만이 가능한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박애와 화평정신

더이상 현실정치에 악용 말아야 

 

선거철을 맞이하여 정치권 일각에서 김대중 정신 계승을 외치면서 분열정치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진정 남북화해와 동서화합 등 민족 화합을 외치면서 이를 실천하려 했으나 못다 이룬 동서화합의 영역을 정적의 딸 박근혜에게 특별 당부까지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눈물 많은 휴머니스트로 진정 남북화해와 동서화합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실천하려고 했다. 박애주의 및 남북화해와 동서화합은 진정 민족의 나아갈 길이다. 이런 숭고한 이념을 함부로 남발해서는 안된다.

 

얼마 전 분당한 민주평화당은 일전 하의도 김대중 생가 방문 시에도 정동영의 당권파와 박지원, 유성엽 등의 비당권파가 별도 방문을 하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그런데도 서로가 김대중 정신 계승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남에서조차 분열되어 서로를 물어뜯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합 정신을 외칠 수 있단 말인가? 정녕 김대중 정신이 분열이란 말인가?

 

이외에도 선거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및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구 인사들을 중심으로 김대중 마케팅 움직임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간·정치 정신(이념)은 정치 마케팅 대상도 아니고, 분열정치의 소재도 더더욱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평정신과 박애 정신을 실천함이 후예들의 임무이지, 자신의 영달을 위한 정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더욱 도리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평정신을 묵묵히 실천함이 옳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신도, 전설도 아닌 인정 많고 섬세한 인간일 뿐이다. 그러나 험악한 정치판에서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고, 무려 12년 이상에 걸친 투옥, 연금, 망명 등의 인고와 박해의 세월을 인간의 의지로 극복하여 마침내 국가원수에 오르고 남북화해 시대를 개막시킨 의지의 한국인 표상이다. 신화로 둔갑시켜 분열의 현실정치에 자의적·편의적으로 활용하려 함은 금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선거 10주년을 맞이하여 “남북화해하고 동서화합하라”라는 육성이 생생하게 들려온다. 분열의 현실정치에 더 끌어들이지 말하는 호소이기도 하다. 박애와 화평의 김대중 이념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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