珍山波動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손학규의 정치여정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19/08/21 [16:15]

珍山波動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손학규의 정치여정

최병국 기자 | 입력 : 2019/08/21 [16:15]

당내 안철수·유승민 등 비당권파들로부터 퇴진압력을 받아온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손학규 선언’을 통해 퇴진요구를 거부하면서 안철수·유승민 대표와의 화합을 제안했다.

 

또한 "제3당 굳건히 지키며 연합정치 바탕 만들 것"이라며 정치적 의욕을 불태웠다. 이에 오신환 대표는 즉각 반발하면서 22일 (원내대표)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손학규 선언을 반박하면서 거듭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통한 국회입성을 노리는 손 대표의 앞날을 살펴본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회기자단(가칭) 김정현 기자)

 

  • 손 대표가 출마할 지역구가 보이지 않는다
  • 지역구냐(?) 비례 대표냐(?)

 

바른미래당 1993년 제14대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한 손학규 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지냈으며, 또한 4선 의원을 역임했고 제1야당의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낸 정치 거목이다.

 

2014년 정계 은퇴 선언 후 만덕산에 은거하다, 2016년 10월 개헌론을 들고 정계에 복귀하여 2017년 2월 국민의 당에 합류했으며, 2018년 9월 바른정당계와 합당한 바른미래당의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손 대표의 당 대표 취임(2018.9.3∼) 이후 현재까지 바른미래당은 손학규의 당권파와 안철수·유승민계의 비당권파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런 과정에서 비당권파 측 관계자들로부터 “양아치 정치인”이라고 비난받는 등,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 대표직 사퇴를 압박받기도 했다.

 

이에 손 대표가 20일 바른정당 중심의 제3지대 정계개편을 내용으로 하는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면서 당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로써 비당권파에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줄기차게 외친들 손 대표를 퇴진시킬 현실적 방법은 없고 안철수·유승민계의 비당권파가 당을 떠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손 대표의 최대 고심은 지역구 출마냐? 비례대표로 등원이냐? 의 문제다.

 

  • 손 대표의 비례대표는
  • ‘珍山波動’의 재현인 ‘鶴圭波動’ 불러와

 

사실 4선 의원을 역임한 정치 거목 손학규 대표의 출마 지역구는 솔직히 보이지 않는다. 설령 지역구에 출마한들 국민 대다수가 참신한 신인을 갈망하고 있어 손 대표의 당선 보장 가능성은 크지 않다. 손 대표로서는 안정적인 등원을 위해서는 비례대표제 의원으로의 선택지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에 반해, 당내 비주류와 다수 출마후보자는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손 대표가 설령 지역구 출마에서 장렬히 전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역구 출마를 강하게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 대표가 이를 거부하면서 비례대표제로 돌아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 경우 1971년 제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야당 당수인 玉鷄(옥계) 柳珍山(유진산) 파동이 오버랩 된다.

 

혜공 신익희, 유석 조병옥, 해위 윤보선 등 정통 야당의 맥을 이어온 옥계 유진산 신민당 대표는 제8대 국회의원 입후보 등록 마감일인 1971년 5월 6일 갑자기 지역구인 서울특별시 영등포 갑구 출마를 포기하고 전국구 1번 후보로 등록했다. 영등포 갑구에 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박정희 대통령의 조카사위 장덕진에게 지역구를 내주려는 의도로 비쳤다.

 

이에 극도로 흥분한 청년당원들은 거센 항의를 계속했고, 일부 청년당원들은 유진산에게 정계 은퇴, 당 총재직 사퇴, 전국구 후보 사퇴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으며, 유진산의 자택 앞에서 진산 계열 신민당 청년당원들과 패싸움까지 벌였다. 급기야 다음날(5월 7일) 관훈동 신민당 중앙당사에서 벽에 걸려 있던 유진산 당수의 사진을 떼어 불태우는 난동을 부리면서 유진산을 극렬히 규탄했다. 이것이 한국 헌정(정당)사에 기록된 진산파동인 것이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주대환 혁신위원장 사퇴(2019. 7. 11) 후 개최된 혁신위에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손 대표를 향해 ‘양아치 정치인’이라고 욕설하는 등, 참당한 상황까지 연출했다. 지난 20일 손 대표가 ‘안철수·유승민’(대표)과 화해를 요청했지만, ‘안철수·유승민’계 의원 및 (총선) 후보자들은 분당하지 않는 한, 선거 직전까지 손 대표 퇴진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퇴진 압박과정에서 손 대표의 지역구 출마를 강력하게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는 지역구 출마를 강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손 대표의 지역구 출마 거부 및 비례대표제 등록(1번 예상)은 당내 비당권파들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와 당을 난장판으로 만들 개연성이 농후하다. Rember 1971 진산파동이 2020년 3월∼4월 재현될 것으로 보여 진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0일 ‘손학규 선언’ 및 22일 ‘오신환’ 회견을 통해 ‘물러 날 수 없다’ ‘손학규 퇴진하라’라는 공방을 거치면서 분당의 동력을 확보할 때까지 실질적 별거의 상태에서 상호비난을 한층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 지붕 네 가족의 행태로 어색한 동거를 기속하는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당권파와 호남계 연합 對 안철수 유승민의 비당권파 연합세력은 상호 이념과 정치지향점이 극명하게 달라 갈라섬(분당)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상황임에도, 100억 원대에 이르는 당 자산 때문에 양 계파 대표 퇴진을 놓고 상호 간 지루한 설전을 거듭하면서 국민에게 정치 혐오증만 가중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1985년 김영삼, 김대중이 이민우의 지도노선에 반발하여 대거 신민당을 탈당하여 통일민주당을 창당했고, 1996년 김대중이 이기택의 민주당을 탈당하여 새정치국민연합을 창당했으며, 얼마 전 유성엽, 박지원 등이 민주평화당을 탈당하여 ‘대안 정치연대’를 결성했다. 탈당은 모두 비당권파였다. 

 

당권파(손학규)가 당권을 내려놓지 않는 한, 비당권파들의 탈당 외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재산(100억)문제까지 걸쳐있어, 유승민, 안철수계의 비당권파는 결정적 기회가 올 때까지는 손 대표를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 종점은 손 대표의 비례대표 등록을 둘러싼 극심한 내홍을 겪은 다음,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당한 이후 일지도 모른다.

 

1971년부터 50년이 지난 세월에 다시 ‘Remember 진산파동’의 판박이인 ‘2020 학규 파동’을 예상될 것이란 점은 몹시도 씁쓸하고도 서글픈 상황이다.

 

‘새 술은 새 부대’를 갈망하는 국민의 눈앞에 또다시 구시대 구태 정치인들이 연극배우로 대거 등장해 광대놀음을 벌이려는 정치 현실이 그저 멍멍할 뿐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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