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와 눈물 사이…조국의 해명 간담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9/02 [20:56]

‘모른다’와 눈물 사이…조국의 해명 간담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9/02 [20:56]

당초 9월2일과 3일로 예정됐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되면서 조 후보자가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과거의 조국과 현재의 조국이 다르다’는 지적이나 ‘아무리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는 비판에는 고개를 숙였지만,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가족을 향한 날선 공세에 대해서는 눌러둔 감정을 표출하며 다소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해명이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가 “모른다”는 반응만 일관했다는 지적이 있어 기자간담회가 결정적 해명보다는 지지층 결집의 요소가 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기자간담회가 추진되는 과정부터 시작하기 전까지 불거진 불협화음 역시도 다소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11시부터 사실상 국민청문회 성격이 강했던 기자간담회의 1차 질의가 종료된 6시까지, 숨 가쁘게 진행됐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자간담회 과정을 시간 순으로, 쟁점별로 짚어봤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4시간30분, 숨 가쁘게 흘러간 ‘조국의 시간’
조국, 11시 인사청문회 무산 직후 與접촉…긴급했던 일정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에게만 허락된 기자간담회장
일부 보수 유튜브 관계자들 퇴장 당하며 고성…불협화음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는 3시30분부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해당 간담회는 11시경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오늘 오전까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계획서가 채택되지 않아 예정됐던 조 후보자 청문회는 사실상 무산됐다”고 밝힘에 따라 추진됐다.

 

11시 청문회 무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조국 후보자는 즉각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민주당에서 12시경 조 후보자의 요청에 협조하겠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민주당은 1시를 넘겨 각 언론사와 기자간담회 조율에 나섰고, 최종적으로 3시30분 기자간담회 개최 소식이 알려졌다. 간담회 자체가 급박하게 결정된 만큼 현장에서는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번 기자간담회가 더불어민주당에 출입하는 언론사 기자들만 대상으로 사전에 비표를 배부하고, 비표를 받지 못한 매체의 기자들이나 보수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에게 퇴장할 것을 요구하면서 고성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당 당직자가 비표를 받지 못한 기자분들은 퇴장해달라고 요구한뒤,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에게 퇴장해달라고 요구하자 해당 관계자들은 “납득할만한 이유를 대야 나가지 않느냐”, “기자간담회라면서 취재거부를 하는거냐”,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국회 방호처 관계자들에게 끌려나간 이들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거나 “짜고치는 간담회 잘해봐라”라고 소리를 질러 장내에서는 황당하다는 듯한 반응과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3시30분이 되자, 조 후보자는 카키색 가방을 메고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먼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모두발언을 이어갔다.

 

조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먼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과분한 기대를 받았음에도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우려와 염려도 있고 질책과 비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크게 느낀 것은 현재의 논란이 다름 아닌 저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생긴 것이라는 뉘우침”이라 말했다.

 

그는 “자신의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던 점 역시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개혁과 진보를 주창했지만 많이 불철저했다. 젊은 세대에 실망과 상처를 주었다. 법적논란과 별개로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조 후보자는 자신이 한계와 단점이 있음에도 기회를 준다면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해내겠다고 거듭 요청했다. 이런 요청과 함께 조 후보자는 “부당하게 허위사실로 제 아이들을 공격하는 일은 멈춰달라. 허물도 저의 것이고 책임도 저의 것”이라 당부하기도 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며 자료를 펼쳐보이고 있다. 해당 자료는 웅동학원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 위한 이사회 회의록.     ©박영주 기자

 

조국 딸 관련 논란 및 사모펀드·웅동학원 쟁점으로
“당시 합법이었대도 혜택 누렸다 생각” 청년들에게 사과
“코링크가 뭔지도 몰랐고 일체 개입한 적도 없었다”
“IMF로 학교부지 반값”…동생 공사대금만 지급 못해
5촌조카 출국 논란에는 “하루빨리 귀국해 진실 밝혀주길”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끝난 이후, 기자들로부터 본격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대부분의 질문은 최근 언론에 보도됐던 △조국 딸 장학금·제1저자 논란 △사모펀드와 그의 5촌 조카와 관련한 논란 △웅동학원 의혹 등으로 꾸려졌다.

 

먼저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과 관련한 장학금과 관련해서는 “저든, 저의 가족이든 장학금과 관련해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며 장학금 선정 기준 자체를 알지 못했지만 선정이 됐기 때문에 장학금을 수령했고, 이후 딸의 몸이 아파 휴학을 하게 됐을 때 장학회에 연락해 반납의사를 밝혔지만 한번 받은 장학금은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조 후보자는 “돈이 필요해서 아등바등 챙기려 살지 않았다. (임명 등 절차가) 마무리 되면 장학금까지 포함해서 딸이 받은 혜택을 어떻게 사회에 돌릴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입시 과정에서 각종 특혜성 인턴십 프로그램 등과 관련해서는 “아이가 고등학교 재학시절 당시에 MB정권이었는데, 지금은 (해당 제도가)없지만 당시에는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면서 인턴십을 하라고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권장했다”며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그는 “그런 인턴쉽 이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제도를 그대로 내버려 뒀다는 점에서 어른으로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인턴 (프로그램을) 구한 것을 비난하는건 애비로서 과도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 후보자는 ‘과거의 조국과 현재의 조국이 다르다’, ‘서울대는 물론 많은 학생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젊은 시절부터 진보와 개혁을 꿈꿨고 나름 애를 쓰며 살았다. 개혁주의자가 되려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나 주변 문제에 불철저했고 안이했다”며 비난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고등학생이었던 자신의 딸이 제1저자로 된 부분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저도 의아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허용이 안되지만 당시에는 1저자와 2저자의 판단기준이 모호하거나 책임저자 재량에 달려있었다”고 제도에 문제가 있었음을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아무리 그 당시에 합법이었다 해도 그것을 활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 비하면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제가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흙수저 청년 세대들이 면담을 요청한 것이었다. 대략 저희 딸과 비슷한 청년들 같은데 그 청년들은 부모가 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도를 누릴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며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진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5촌조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는 시종일관 자신은 사모펀드에 투자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몰랐으며 “지금껏 코링크가 뭔지도 몰랐고 일체 개입한 적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이 최근에 논란이 불거지고 나서야 사모펀드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며 블라인드 펀드인 만큼 투자금이 어디로 들어가는지에 대해 전혀 알길이 없었고 관여도 없었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현재 사모펀드 연관성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가 코링크가 투자한 사업에 관여하고 있었다는 의혹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데, 문제의 5촌 조카는 검찰조사를 앞두고 돌연 출국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출국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제 5촌조카가 하루빨리 귀국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웅동학원 의혹에 대한 해명도 나왔다. 조 후보자는 “IMF 사태로 기존 학교 부지가 반값이 돼 공사대금을 갚지 못했다”며 모든 하도급 공사대금은 납부했지만 동생 대금만 주지 못했고, 동생이 채권을 갖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물론 채권을 가진 상태에서 동생이 가압류를 한 적은 없었고 단순히 자신의 채권을 확인하려한 조치였을 뿐, 사무국장을 맡은 것에 대해서도 선친이 IMF 이후 충격을 받아 몸이 계속 아픈 바람에 동생이 책임을 지고자 무급으로 사무총장을 맡은 것이라 해명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딸과 관련한 해명을 하던 도중 감정이 북받쳐오른 듯 눈을 감고 있다.     ©박영주 기자

 

눈물과 호소…해명하다 결국 울먹였던 조국
“밤 10시 심야, 딸 오피스텔에 남성기자 둘이 문 두드려”
“묘소에서 아버님 밟고 묘비 찍었다 생각하면…제가 불효자다”
여배우 스폰서, 포르쉐 논란 등에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 있다”

 

이처럼 각종 의혹에 대해 시종일관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며 조목조목 해명을 이어간 조 후보자지만, 자신의 딸이나 선친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애초부터 명백한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허위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정말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밤 10시 심야에 혼자 사는 딸아이의 오피스텔 앞에서 문을 두드린다. 남성기자 둘이 문을 두드리면서 나오라고 한다. 그럴 필요가 어디 있나. 그래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제 집앞은 괜찮다. 그런데 딸아이 혼자사는 집 앞에 야간에는 가지 말아달라. 입장 바꿔놓고 한번 생각해보시라. 저희 아이가 벌벌 떨면서 안에 있다. 그렇게 생활해야 되는 것이 맞느냐. 부탁드린다. 저를 비난해달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의 목소리는 이전에 답변을 이어가던 모습과 달리 심하게 떨렸고, 말미에 물로 목을 축인뒤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 후보자의 선친 묘소에 찾아가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 후보자는 “제가 참 불효자다. 어떤 분이 가서 저희 아버님 묘소 위에서 아버님을 밟고 묘비를 찍었다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꼭 그렇게 하셔야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는 여배우 스폰서 허위보도나 딸이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보도, 나아가 여제자와 불륜을 맺고 있다는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말할 수 없는 내용을 유포할때는 어떡하란 거냐.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이는 현행법상 불법”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굳이 기자간담회를 추진한 이유에 대해 “원래 법정기한으로 명시된 것이 ‘9월2일’ 인데다가 해당 시간이 지나면 국민 앞에 제대로 해명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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