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집중된 ‘조국 인사청문회’…자질검증은 부재

유의미한 검증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뿐…재벌개혁에 대한 가치판단 질문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9/06 [16:53]

딸에 집중된 ‘조국 인사청문회’…자질검증은 부재

유의미한 검증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뿐…재벌개혁에 대한 가치판단 질문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9/06 [16:53]

자유한국당, 동양대총장과 조국 직접 통화 시인만 이끌어내
김진태 의원의 ‘포렌식’ 질의로 때아닌 검찰 정보유출 의혹까지
유의미한 검증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뿐…재벌개혁에 대한 가치판단 질문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사실상 조국 후보자 본인에 대한 검증 보다는 ‘조국 딸’에 대한 검증이 주를 이뤘다.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과 관련해 통화를 했는지, 외압이 있었는지, 나아가 표창장의 일련번호 등이 문제가 됐는데 자유한국당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를 했다는 인정만 이끌어냈을 뿐, 오히려 ‘포렌식을 통해 나왔다’는 발언 때문에 검찰이 관련 자료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워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했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은 의혹을 제기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방어하기에 급급한 인사청문회 속에서 자질검증에 대한 질의는 거의 없었는데 그나마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재벌개혁'을 컨셉으로 후보자가 갖고 있는 가치판단에 대한 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표창장과 관련한 질문으로 여야의 공방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포문은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과 김진태 의원이 열었다. 장 의원은 조 후보자가 국회 기자간담회 당시 ‘5촌 조카에게 전화를 하게 되면 무슨 오해가 될지 모르겠다. 일체 연락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던 영상을 보여주며 “5촌 조카와 통화를 하면 의심을 받고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분이 동양대총장과 직접 통화를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통화를 했는지 안했는지 묻는 장 의원의 추궁에 조 후보자는 “제 처와 통화 끝에 받아서 (통화를 했다)”고 시인했다.

 

김진태 의원은 “총장님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느냐. 그래야 총장님도 살고 정교수도 삽니다 말한적 있지 않느냐”고 외압 의혹을 제기했고, 조 후보자는 “총장님 물의를 일으켜서 송구합니다. 지금 제 처가 많이 억울해하고 제 처는 위임받았다고 하는데 거짓말하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고 좀 조사를 해주십시오. 이렇게 부탁을 드렸다”고 답해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는 질의에 답변하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질의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끊는 장면도 지금까지 지속됐던 관행처럼 반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조국 후보자 딸의 논문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PC에서 전송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포렌식으로 저게 나온 것”이라 지적했는데, 이는 조 후보자에게 제대로 된 공격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검찰의 포렌식 조사가 유출됐다는 의혹에 불을 지피는 불씨가 됐다.

 

실제로 조 후보자는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해당 PC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제공해준 PC로, 중고가 돼서 집에 가져간 것이라 답변했다. 아울러 속성에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으로 나오는 것 역시 서울대에서 제공하는 워드 프로그램이 깔려 있고, 윈도우를 쓰면 다이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기재하도록 돼있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기재해둔 것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 해명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포렌식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렌식한 자료가 청문회장에 지금 돌아다니고 있다. 포렌식 자료를 검찰 말고 누가 가지고 있느냐. 참담하다”며 언성을 높였다.

 

여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 역시도 “수사했던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게 나온다. 검찰 포렌식에서 나왔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경위를 모르겠다”며 검찰이 유출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당 의원들의 발언에 조 후보자 역시 “매우 의아하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딸의 생활기록부나 영어성적이 공개된 것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검찰에서도 선긋기에 나섰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포렌식 자료가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언론이 관련 대학 및 단체 등을 상대로 자체 취재한 것으로, 검찰 압수물 포렌식 자료가 유출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설명하고 나섰다.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박영주 기자

 

이날 증인심문 이전까지 진행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자체에 대한 검증보다는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중 실질적이면서도 눈여겨볼 만한 질문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으로부터 나왔다.

 

채 의원은 ‘재벌개혁’이라는 컨셉을 중심으로 △특경가법에 명시된 양형규정의 개선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 △삼성 애버랜드 전환사채 판결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 △‘낫 길티(Not Guilty)’의 의미를 통한 이재용 부회장 무죄에 대한 판단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해묵은 의혹 검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벌개혁에 대한 법무부장관 후보자로서의 생각과 가치판단을 물었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가장 이색적인 질문으로 눈길을 끌었다.

 

먼저 양형기준 개선에 대해 조 후보자는 “양형기준은 법원의 몫이다. 법무부 장관이 된다 하더라도 양형기준을 직접 고칠 권한은 없지만 의견은 제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말씀하신 취지에 따라서 저로서는 이런 문제가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동의 의사를 표했다.

 

이어 삼성 애버랜드 전환사태 대법원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언급하기는 조금 조심스럽다”면서도 “개인적으로 학자로서의 의견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낫 길티(Not Guilty)’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흠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검찰이 입증을 다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며 무죄라 하더라도 부당함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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