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감사원, 철도 관제권 회수 국토부 소원 들어줘”

조상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9/11 [13:37]

[인터뷰] “감사원, 철도 관제권 회수 국토부 소원 들어줘”

조상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9/11 [13:37]

감사 직후 관제 독립성언급한 국토부

‘SR 통합하반기 투쟁 시동 건 철도노조

관제권 회수, 철도 분할 민영화 밑 작업

승무원 파업에는 정부·코레일이 나서야

 

하반기 철도업계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지난해 오송역 단전 사고와 강릉선 KTX 탈선 사고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결과가 지난 10일 나왔다. 11일에는 KTX·SRT 승무원들이 파업을 벌이면서 해묵은 문제인 승무원 직접고용이 다시금 불거지는 조짐이 보인다.

 

여기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철도 시설 부문과 운영 부문의 통합, 한국철도공사(코레일)SR의 통합론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머리띠를 동여매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주(4~6)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등 쟁의를 결의했다. 소위 임금 정상화가 맨 앞에 있는 구호이지만,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국토교통부의 후속 조치가 본격화하는 연말쯤 본격적인 () 민영화 투쟁 모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철도노조는 국토부가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직후 내놓은 이행 계획에서 관제운영의 독립성·공정성을 언급한 데 주목한다.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대해 국토부의 소원을 감사원이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국토부가 바라는 철도 관제권 회수는 철도 민영화로 가기 위한 밑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감사원 감사보고서가 나온 10일 오후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을 만나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 위원장은 코레일에서 통신·신호설비 계통에서 일했던 철도노동자다.

 

▲ 조상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 성상영 기자

 

- ‘철도안전 관리실태 감사결과가 발표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오송역 단전 사고와 강릉선 탈선 사고에서 공히 문제로 지적된 것이 철도시설공단과 철도공사가 분리됨으로 인해서 소통, 점검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그 문제는 다루지 않고 회피했다. 일상적으로 안전 관리에서 문제였던 예산 축소와 인력 감축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

 

감사원은 국토부에서 하고 싶어 했던 철도 관제권 회수를 정당화할 빌미를 줬다. 코레일이 가진 철도 관제권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철도 민영화 계획의 밑 작업이다. 관제권을 분리하라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관제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처음 우려했던 부분으로 철도노조가 청부 감사라고 규탄한 적도 있다. 보고서에서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어도 큰 틀에서 관제 분리의 여지를 뒀다.

 

- 손병석 코레일 사장과 취임한 달이 같다. 노사가 함께 첫발을 뗀 것인데, 파트너십은 어떤가?

 

손병석 사장이 취임 초기에만 해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신선했던 게 열차 운행을 줄여서라도, 부채가 늘어나도 안전을 챙기겠다고 한 것이다. 6개월이 지났는데 바뀌는 게 없다. 얼마 전 KTX 운전실 에어컨이 고장 나서 기장이 실신했다. 코레일이 그 대책으로 내놓은 게 KTX 기장에게 얼음조끼를 입히겠다는 것이었다. 철도 차량 구입과 노후 차량·시설 개선에 8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인력에 대해서는 반대로 움직인다. 오영식 전 사장 시절 노사가 합의한 사안들을 존중한다고 해서 해고자 복직까지 이뤄졌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인 42교대로의 개편이나 임금 정상화는 되지 않고 있다.

 

- ‘임금 정상화가 무엇인가?

 

우선 연차휴가 미사용에 대한 보상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안 되고 있고, 매년 임금인상률을 반영해서 올라가는 수당인 정률수당 문제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지금 받는 정률수당은 2015년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다. 사실상 임금체불 상황이다. 42교대는 추석 이후에 보충교섭을 통해 논의될 거라 지금의 임금협상 의제는 아니다.

 

▲ 조상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 성상영 기자

 

-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성과연봉제 강행 때를 빼면 철도노조가 임금 때문에 파업한 전례가 없는 거로 안다.

 

사실이다. 최대의 철도 공기업에서 10년 가까이 임금체불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임금을 더 올려달라는 건 아니다. 적어도 임금체불은 해소돼야 하는 게 아닌가. 이명박 정부 시절 정원을 5115명이나 일방적으로 줄였다. 인력을 줄이니까 초과근무가 늘어나고, 시간 외 수당이 많아졌다. 공공기관 인건비로 쓸 수 있는 총액이 제한돼 있는데 시간 외 수당이 많아지니까 정작 줄 돈이 없어졌다. 결국 인력의 문제다.

 

- 또 한 가지 현안을 여쭤보면, 고속열차(KTX·SRT) 승무원 문제가 있다. 코레일과 SR은 경쟁 관계라지만 모회사-자회사 관계이기도 하고, 승무원들이 소속된 코레일관광개발 역시 코레일 자회사다. 경쟁 회사의 자회사에 업무를 맡긴 꼴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SRT 승무원이 코레일관광개발로 온 것도 진정한 의미의 경쟁체제라면 맞지 않다. SR 자체가 SRT 기장과 본사 인력, 수서역·동탄역·지제역 역무원을 빼면 사람이 없다. 차량 유지보수도 코레일에서 해준다. 경쟁체제가 아니라 철도 분할 민영화를 위해 만들어낸 기형적인 구조다.

 

그러면 왜 SRT 승무원을 민간위탁에서 전환할 때 직접 고용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았을까. 만약에 SR이 승무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면 코레일에도 영향을 줬을 테니까 그럴 수 없다. SR 산하에 자회사를 만들자고 하니 규모가 작다. 국토부가 감사원 감사를 이유로 중단했던 철도산업 구조개편 연구용역을 재개해서 코레일-SR 통합으로 문제를 푸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만약 당장 통합이 안 되더라도 코레일과 SR 각자가 승무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도로공사 수납원 문제에 철도까지 더해지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고속열차 승무원을 코레일·SR이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되면 도로공사 수납원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도로공사 수납원들도 직접고용이 맞지만, 열차 승무원들은 정부에서도 직접고용 기준으로 제시한 생명·안전업무를 하고 있다. 코레일 역시 지난해 노··전문가협의체 전문위원 권고안대로 승무원을 직접 고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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