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방문, 온탕·냉탕 섞인 국회의 ‘환영 스타일’

3당3색…여당은 격려, 정의당은 비판, 대안정치는 사퇴요구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9/17 [18:27]

조국의 방문, 온탕·냉탕 섞인 국회의 ‘환영 스타일’

3당3색…여당은 격려, 정의당은 비판, 대안정치는 사퇴요구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9/17 [18:27]

3당3색…여당은 격려, 정의당은 비판, 대안정치는 사퇴요구
보수야당 방문도 못 두드린 조국…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외면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조국 장관이 17일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지만, 첫 만남부터 순조롭지가 않았다. 각 정당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국 법무부장관을 맞이했고 하루종일 조 장관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을 격려했지만, 정의당에서는 비판의 쓴소리를 쏟아냈고 대안정치연대에서는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처음부터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해 반대해왔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아예 조 장관의 예방조차 허락하지 않아, 조 장관은 두 정당의 방문조차 두드리지 못한 채 국회를 떠나야만 했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을 웃으며 맞이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17일 오전, 국회를 찾은 조국 법무부장관이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당대표실이었다. 조국 신임 장관을 만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법무부장관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누구보다도 혹독한 청문회를 치렀기 때문에 심려가 많았고 아직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위로의 말부터 전했다.

 

이어 “이번에 법무‧검찰개혁을 맡으셨으니까 제도적으로, 체계적으로 잘 이끌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검찰개혁이 성공하지 못했지만 조 장관이 해당 분야에 조예가 깊은 만큼 잘 할 것이라고 거듭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을 때도 훈훈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웃는 얼굴로 조 장관을 맞이한 이 원내대표는 “촛불시민의 명령이었던 검찰·사법개혁과 관련해 국민들이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조국 장관이 훌륭한 역할을 하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지명한 뜻도 바로 거기 있을 것”이라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조 장관의) 교수 시절부터 민정수석, 법무부장관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먼곳에 있었지만 점점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다”며 “시대 과제인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잘 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조국이라고 제가 신용보증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같은 격려에 조 장관은 “여러모로 부족하고 흠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 국민이 말씀해주신 과제를 차례차례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예방해 심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심 대표는 조국 장관 쪽을 보지 않은채 굳은 표정을 일관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훈훈한 분위기는 오전까지만 지속됐다. 오후가 되면서 조 장관은 야당의 쓴소리에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정의당이었다. 굳은 표정으로 조 장관을 맞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초장부터 “장관 취임을 축하해야 하는데 축하만 드리기는 어려운 사정이다. 양해해달라”고 운을 뗀 뒤 작심하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심 대표는 청년들의 좌절과 상처를 언급하며, 당 내부에서 고심이 컸지만 사법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존중하고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개혁이 그렇지만 국민의 신뢰가 확고하게 뒷받침 안된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장관께서 국민신뢰 회복을 위해 필사즉생의 노력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 대표는 또한 “저와 정의당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적 인연도 아니고 진영논리도 아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개혁이다. 장관이 개혁의 동력이 되실 땐 적극적으로 응원하겠지만, 개혁의 장애가 될 때는 가차없이 비판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개혁을 위해 과감한 자기결단을 요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심 대표의 발언은 향후 조국 장관의 가족 등을 둘러싼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 개혁의 걸림돌이 될 경우에는 앞장서서 사퇴를 촉구하겠다는 일종의 ‘경고’로 볼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조 장관 역시 굳은 표정으로 “많이 부족하고 불찰도 많았던 저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많이 끼쳤다. 정의당에서도 많은 우려와 비난·비판이 있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말씀하셨듯이 모든 것은 개혁중심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혁을 이루기 위한 저의 쓰임이 있다면 쓰임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정의당 예방 때보다 더 강도 높으면서 직접적인 메시지가 나왔다. 유 대표 역시 심 대표와 마찬가지로 “지금 장관 취임을 마냥 축하드리지는 못해서 참 개인적으로 마음이 굉장히 무겁고 안타깝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지만 사퇴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목소리를 냈다.

 

유 대표는 “바쁜 와중에 찾아오신 분께 죄송하지만 직언하자면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도, 여러 어려움에 놓여 있는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위해서도, 조 장관과 가족·친척·지인들을 위해서도 내려놓는게 좋지 않겠나 하는게 많은 국민들의 의견”이라며 “어떻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한번 숙고해주시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이같은 유 대표의 지적에 조국 장관은 “주신 말씀 무겁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겠다. 말씀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이 17일 오전 각 정당 지도부를 만나기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박영주 기자

 

오전 중 방문한 여당에서만 격려의 말을 들은 조국 장관은 오후에는 야당으로부터 쓴소리만 잔뜩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나마 쓴소리라도 내놓은 야당과는 달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아예 ‘문전박대’를 했다.

 

국회를 찾기에 앞서 조 장관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방문하려 했지만 두 정당에서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바람에 이날 예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두 정당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임명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법무부장관으로서 참석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늘 열릴 예정이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파행 국면을 맞은 상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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