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쌍용차-①] “그래도 회사는 살려야죠”

위기 속 적막함 감도는 쌍용차 평택공장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9/27 [10:28]

[길 잃은 쌍용차-①] “그래도 회사는 살려야죠”

위기 속 적막함 감도는 쌍용차 평택공장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9/27 [10:28]

[현장-쌍용자동차 평택공장]

 

회사 분위기 묻자 잘 모르겠다말 아껴

하반기 전망도 캄캄… 비용 절감은 계속

 

쌍용자동차가 비상경영에 들어간 지 한 달 하고도 보름, 완성차 생산공장이 위치한 경기 평택 칠괴산업단지는 가라앉아있었다.

 

상반기 7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쌍용차는 임원을 20% 줄이고, 급여도 10% 삭감하기로 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22개 복지 혜택도 중단 또는 축소키로 했다. 사무직에는 안식년을 도입했다. 채용을 미루고 부동산도 매각기로 했다. 회사는 산업은행에 받기로 됐던 1000억원대 대출 중 600억원을 집행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복지 혜택 축소에 노사가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인 지난 19일 쌍용차 평택공장을 찾았다. 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사람, 야간근무를 위해 출근하는 사람 모두 무채색의 표정이었다. 중국 상하이차에서 인도 마힌드라로 넘어간 지 딱 10년 만에 시작된 비상경영체제를 맞은 데 대한 불안인지, 아니면 침착함인지 알 수 없었다.

 

▲ 경기 평택 동삭교차로에서 바라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성상영 기자

 

통근버스가 오가는 틈에 만난 직원들은 기자의 접근을 꺼리는 듯했다. 대부분은 이렇다 말없이 고개만 가로젓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나마 돌아오는 대답도 괜찮다”, “잘 모르겠다가 거의 전부였다.

 

몇몇은 내부에서도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걸 느낀다고 귀띔했다. 주간근무를 마치고 통근버스로 향하던 한 생산직 노동자는 이런 일(적자)이 자주 있으니까 옛날만큼 큰 적정은 안 한다회사가 힘들다고 하니까 직원들도 어느 정도 감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복지를 줄여서 직원들이 조금은 실망한다면서도 그래도 회사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쌍용차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기본급 42000원 인상과 경영위기 타개 장려금 명목의 일시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데 합의하며 10년 연속 무분규 타결했다. 결론적으로 복지를 대거 줄이거나 없앤 보상이 된 셈이지만, 직원들은 노사의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였다.

 

  • 상반기 영업손실 769억원, 차 팔수록 적자
  • 허리띠 졸라맸지만… 하반기 전망 어두워
  • 올해 더는 신차 없다, 향후 계획도 불투명

 

쌍용차는 상반기에 7277대의 차량을 팔았다. 매출은 18683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 6.7% 증가한 수준이었다. 판매량은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였고, 매출은 창사 이후 최고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었다. 그런데도 영업손실은 769억원이나 됐다. 2011년 하반기 이후 최대 적자라고 했다. 차를 팔수록 적자였다는 얘기다.

 

이 같은 성적에 대해 당시 쌍용차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제품 및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겪는 경영정상화 과정이며, 투자 결과로 최근 공격적인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판매 및 매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 평택 칠괴산업단지 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납품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성상영 기자

 

대외적으로는 큰 문제 없다는 투로 말했지만,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무렵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긴급 임직원 담화문을 내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예 대표이사는 “6월 말 기준 회사 부채 비율은 271%, 자본잠식률은 11%를 기록해 부실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16년 만의 최대 판매,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이라던 말은 무색해졌다.

 

업계에서는 부진의 원인이 낮은 수익성에 있다고 본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 즉 총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89%나 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보다 10%p 이상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쌍용차의 지난 10년간 매출원가율은 정리해고 사태가 터진 200993.7%를 정점으로 201683.7%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둡다. 쌍용차는 7월 한 달 동안 내수 8707, 수출 2079대를 합쳐 총 1786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 감소한 수준이다. 8월에는 내수 8038, 수출 1977대 등 총 115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8년 만의 풀체인지와 함께 가솔린 모델을 추가한 코란도가 비교적 선방했으나, 전반적인 판매 감소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게다가 올해는 더 나올 신차가 없다. 전사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신차 개발과 출시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노사 대표단이 인도의 마힌드라를 찾아 투자를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회사 측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의 눈물 나는 실적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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