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의약품, 다국적제약사가 독식…의약품 주권 ‘위기’

2018년 상위 100대 품목 75%가 다국적사, 국내사는 25% 그쳐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0/02 [14:08]

돈 되는 의약품, 다국적제약사가 독식…의약품 주권 ‘위기’

2018년 상위 100대 품목 75%가 다국적사, 국내사는 25% 그쳐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0/02 [14:08]

2018년 상위 100대 품목 75%가 다국적사, 국내사는 25% 그쳐
국내 제약사들, 부채 증가에 연구개발비 회수 어려워…경영악화 지속
장정숙 “동남아·중남미처럼 의약품 국가주권 행사 못하게 될수도”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청구액을 분석한 결과, 전체 비중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70%를 차지했지만 정작 상위 100대 품목의 65%를 다국적 제약사가 차지하고 있어 ‘돈 되는’ 의약품은 모조리 다국적사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됨에 따라 동남아시아처럼 우리나라 역시 의약품 주권을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정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의약품 청구액은 약 17조8000억원이었고 국내사는 71.3% 비중을 차지한 12조7000억원을 차지하고 외자사는 28.7%인 5조1000억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청구액 비중이 아닌 ‘청구 상위 100대 품목’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사가 35%, 다국적사가 65%를 차지했다. 쉽게 말해 돈이 되는 의약품은 다국적사가 차지하고 국내사는 오래된 약이나 저가약을 박리다매해서 매출을 이어가는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다국적사 제품을 국내사에서 판매하는 경우에는 국내사 청구로 잡히기 때문에, 원 개발사가 다국적 제약사인 12품목 제외하면 순수한 국내의약품 비중은 25%로 줄어들게 된다.

 

▲ 보건복지부 제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전체 의약품 청구액 비율(위)과 2018년 상위 100대 의약품 중 순수 국내의약품 현황. (표제공=장정숙 의원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실질적으로 다국적사의 의약품이 건강보험 상위 청구액을 모두 차지한다는 것”이라며 “국내제약사들이 신약·개량신약·제네릭 등을 대형품목으로 성장시키지 못하고 결국 매출액 저조 및 투자비 회수 장기화, 임상시험 지연, 시장점유율 확대 한계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이같은 현상이 국내 의약품 주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고, 의약품 자급률 저하로 인해 동남아나 중남미처럼 오리지널 약제를 세계 평균 수준보다 비싸게 구입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필리핀의 경우 자국 제약산업 육성에 실패한 결과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세계 평균 수준보다 15배나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의약품 자급률은 20%에 불과하다. 브라질과 페루 등 중남미 국가 역시도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와 함께 장정숙 의원실에서는 국내에서 연구개발로 유명한 제약기업들의 현실을 보기 위해 신형 제약 10대 기업의 △부채 △자본 △연구비 현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그 결과 부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투자된 연구개발비는 회수도 안되고 줄일 수도 없어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었다.

 

장 의원은 “우리는 지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음에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스스로 개발하지 못하는 국가는 외교·무역활동 및 감염병 비상사태에서 필리핀처럼 국가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근시안적인 성과와 보여주기식 소통, 강대국 압박에 굴하는 편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기 보다는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한다. 외국사례 같이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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