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삐걱…비아냥 받는 황교안의 ‘단식’

청와대→국회→청와대로 이동해 ‘출퇴근 단식’ 논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1/21 [19:09]

시작부터 삐걱…비아냥 받는 황교안의 ‘단식’

청와대→국회→청와대로 이동해 ‘출퇴근 단식’ 논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1/21 [19:09]

청와대→국회→청와대로 이동해 ‘출퇴근 단식’ 논란
“죽기를 각오” 영양제 논란에 ‘황제단식’ 비아냥 나와
정치권 비난 일색 “뜬금없는 단식, 자충수 끝도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돌연 무기한 단식을 예고하며 청와대 앞에 자리를 깔았지만,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만 연출하며 진정성 마저 의심받고 있다. 

 

현행법상 청와대 앞에는 천막을 칠 수 없었던 탓에 밤늦게 국회에 마련된 텐트로 장소를 옮기면서 ‘출퇴근 단식’이라는 오명을 쓰는가 하면, 전날 영양제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황제 단식’이라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타이밍이 적절치 못했다며 “뜬금없는 단식”이라고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 21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옆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 박영주 기자

 

2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더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안보, 민생,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선거법 철회를 요구했고 “모든 것을 비우겠다. 뼈를 깎는 혁신에 임하겠다. 대통합 외에 어떤 대안도 어떤 우회로도 없다. 무기한 단식으로 소아의 마지막 자취까지 버리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경한 발언과 달리 20일 오후 3시부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작된 황 대표의 단식은 밤늦게 국회로 옮겨졌다. 현행법상 경호상의 이유로 청와대 앞에는 천막 설치가 불가능한데 이를 사전에 알지 못해 부랴부랴 단식농성 장소를 국회 앞 텐트로 옮긴 것이다.

 

황 대표는 국회에 설치된 천막에서 밤을 보낸 뒤, 새벽 3시30분경 새벽기도를 마치고 4시쯤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향했다. 이를 놓고 정청래 전 의원은 출퇴근 단식이라 비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갑자기 시작된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에서는 일제히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이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지적하며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결기를 강조했지만, 황 대표가 맞았다는 영양제 소식과 국회 경내에 든든하게 쳐진 농성 천막, 두터운 침구, 황 대표 좌우를 둘러싼 전기난로를 보면 허탈할 따름”이라 일침을 놓았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장외투정, 삭발반항, 의전단식까지 자충수가 끝이 없다”며 “떼쓰기 정치를 단식이라 말하지 마라. 해야할 일도 논의할 일도 많다. 지금이라도 단식을 빙자한 의전쇼는 멈추고 제1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되찾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에서는 “국회를 중심으로 정치개혁 사법개혁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민생의 중심인 예산논의가 한창인데,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하는 것은 뜬금없는 행동”이라며 “의회정치 정당정치를 스스로 부정하면서 대권가도만 생각하는 소아병적인 행태”라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당에서는 “앞뒤도 맞지 않고 타이밍도 뜬금없다”며 “정신 차리고 한국당에 도움될 일들부터 찾아보기 바란다. 안팎으로 자유한국당 혁신 이야기가 많던데 그 답이 단식은 아닐 것이다. 곡기를 끊지말고 정치를 끊기를 권한다”고 비난했다.

 

대안정당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단식 하루전에 영양제를 맞았다는 보도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영양제 단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셈이다. 영양제를 맞고 단식한다는 듣도보도 못한 진풍경을 접하고 나니 씁쓸할 따름”이라며 “지금 황 대표가 할 일은 청와대 앞 단식이 아니라 국회로 돌아와 여야 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라 촉구했다.

 

한편, 황교안 대표가 2일차 단식에 돌입한 2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정치협상회의에는 황 대표 대신 김선동 의원이 참석했으며 선거법과 관련해 한국당의 입장이 완강하다면 다시 여야4당 안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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