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종착지는 사당화…황교안이 쏘아올린 ‘불협화음’

나경원 연임불가 시작으로 사실상 사당화 작업 착수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12/05 [17:20]

단식 종착지는 사당화…황교안이 쏘아올린 ‘불협화음’

나경원 연임불가 시작으로 사실상 사당화 작업 착수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12/05 [17:20]

나경원 연임불가 시작으로 사실상 사당화 작업 착수해

홍준표‧김세연‧김용태 등 과거 당직자들의 맹비난 쏟아져 

“명백한 월권” 비난에도 귀닫은 황교안 “친황하려는 것 아냐”

과거 2016 총선 사태 재현되나…부글부글 끓는 자유한국당

 

청와대 앞 단식을 끝내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내로 돌아왔지만, 최근 자유한국당 내에서 벌어진 나경원 원내대표 연임 불가 결정과 관련해 불협화음만 거세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와 김세연 전 여의도연구원장, 김용태 전 사무총장 등 과거 당내에서 굵직굵직한 역할을 맡아왔던 이들이 ‘황교안 사당화’를 우려하며 지적을 이어갔지만,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선 황 대표는 “나는 친황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불쾌감만 표출하고 있다.

 

또다시 ‘황교안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총선 전 헤쳐모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갈 당시의 황교안 대표. 단식에서 복귀한 황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 연임을 거부하면서 당내 불협화음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5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내 반발의 본질은 줄줄이 고발돼있는 나경원 의원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황교안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라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것이 폭발할 수 있다. 그 다음이 공천”이라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박 공천을 할때도 끝까지 자기 마음대로는 하지 못했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다가 당이 폭망했다”며 탄핵의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권 요직에 있던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는 상황에서 쇄신의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김세연 전 여의도연구원장 역시도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문제를 권한이 전혀 없는 최고위에서 결정을 사실상 해버린 것은 국가로 치면 헌법을 무시한 것이고, 정당의 존립 기반인 당헌을 무시한 것”이라며 최근 며칠 사이에 개방‧확장이 아니라 폐쇄와 권력집중으로 가고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원장은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당내의 (모습은) 오랜 전통이 지켜져 왔던 부분들이 빠른 속도로 훼손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한 뒤, 당헌당규 체계나 사무처 역할분담 등에 대한 기본적인 역할 인식이 안돼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의 경우, 최근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의 일괄사퇴에 동참해 자진사퇴를 결정했지만 황교안 대표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새로운 당직자들을 채우면서 ‘쫓겨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직접적인 평가는 피했지만 김 전 원장은 “저는 스스로 물러나는 줄 알았다”고 아쉬운 듯한 발언을 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김세연 전 연구원장의 비판이 있기 전에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4일 김용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단식 후 단행한 당직 개편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기는커녕 완전 거꾸로 갔다”며 “당헌 당규가 지엄함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 선출 관련 의원총회 권한을 최고위원회가 행사했다. 이는 명백한 월권이다. 한국당이 당대표의 사당임을 만천하에 보여준 것”이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망각하고 1년여간 동고동락해온 원내대표를 망신창이로 만들어 내쳤다. 읍참마속이라더니 마속이 황대표 측근이 아니라 나경원 원내대표였던 셈”이라며 “황 대표가 단식하는 동안 무슨 구상을 했는지 분명해졌다. 친정체제를 구축해서 당을 완전하게 장악하는 것이었다. 이건 국민과 당에 대한 배신행위”라고도 지적했다.

 

재선인 김태흠 의원은 아예 의원총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황교안 대표를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내 황교안 대표가 촉발시킨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이처럼 황교안 대표가 단식을 종료하고 복귀하자마자 당내 불협화음만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 황교안 리더십 논란에 또다시 불이 붙고 있지만, 정작 문제를 만든 황 대표는 이러한 시각에 불쾌감만 드러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나는 ‘친황’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사를 면밀히 보면 친황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박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헌당규를 왜곡해서 해석해 월권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규정에 대해서는 당 차원으로 검토한 것이다. 내가 자의적으로 검토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황 대표가 당내에서 불거지는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채 면밀히 보라,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라는 답변만 내놓은 상황에서 익명의 한 관계자는 “과거 2016년 총선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 이대로 가면 다같이 죽는다.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현재 본격적으로 창당 작업에 들어간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의원들과 친황 라인이 아닌 자유한국당 비박계 의원들이 제3지대에서 뭉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보수진영에서 헤쳐모여가 이뤄질 것이라 진단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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