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리는 서울 집값 ‘文정권 딜레마’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9/12/10 [16:30]

오늘도 달리는 서울 집값 ‘文정권 딜레마’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9/12/10 [16:30]

분양가상한제, 종합부동산세 납부에도 집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가격이 잡히고 있다”라는 발언 이후 집값은 보란 듯이 상승하고 있다. 주택시장은 겨울 비수기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투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와 교육의 메카 양천구는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KB부동산리브온이 발표한 주간 KB주택시장동향자료에 따르면 올해 가장 높은 상승을 보인 강남구(0.82%)와 부산 수영구(0.65%), 수원 영통구(0.62%), 대전 서구(0.56%), 서울 양천구(0.54%), 과천(0.47%) 지역은 지속적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2일 기준 전국아파트 매매가격변동률은 전주대비 상승 0.09%를 기록했는데, 서울(0.25%)과 경기(0.08%),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0.12%)는 대전(0.31%)과 부산(0.15%), 울산(0.09%), 대구(0.05%)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구(0.82%), 양천구(0.54%), 영등포구(0.40%) 등을 중심으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대치동, 개포동, 도곡동, 역삼동 등은 고가에도 매수하겠다는 대기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양천구는 분양가 상한제에서 목동이 제외되자 목동신시가지단지들은 물론 일반 아파트까지 매수 문의가 확산되어 매물이 거의 다 소진된 상태다. 여기에 특목고 일괄 폐지 정책 발표로 강남, 목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어 상한가 매물이 소진된 후 호가가 수 천만 원 이상 오르고 있다.

 

  © 최재원 기자

 

  • 말로만 ‘집값 하락’ 외치는 정부
  • 뒤로는 ‘집값 떨어질라’ 눈치 게임

 

정부가 꾸준히 집값을 언급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음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지가 안보인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안정’에 힘을 쏟겠다던 김상조 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순발력 있게 추가로 지정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미 강남지역의 유예 결정과 핀셋 지정이라는 결과를 내놓은 뒤였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집값 폭등을 막기위한 방법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청와대와 정책 고위관계자들에 의해 무산되면서 결국 핀셋 정책으로 전환된 바 있다.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직관적인 정책인 보유세 인상, 공시지가 인상에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문 정권에서 정책을 버려두고 지켜보는 사이 서울 아파트는 평균 3~6억 원씩 폭등했다. 

 

▲ 서울 구별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  © KB부동산 리브온

 

  • 말로만 종부세 폭탄(?)
  • 투기 심리 준다더니 되려 집값 고공행진

 

“쇼크”, “세금폭탄이다”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된 뒤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도 투기 심리는 동요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종부세 폭탄론이 나오는 이유는 종부세 최고세율이 2%에서 3.2%까지 크게 올랐고, 1.5배였던 세금 증가 상한선도 2~3배까지 늘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시가격이 10% 이상 급격히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올해 초 발표한 2019년 공시가격 산정 방향을 형평성, 균형성 제고에 두면서 서울지역의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역대 최고 수준인 17.75% 상향했다. 공동주택인 아파트의 공시가격도 14% 끌어올렸다.

 

세금 책정의 표준지표가 되는 공시지가가 상승하면서 세금폭탄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민단체들은 공시지가가 현실에 맞지 않다며 공시지가 현실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공시지가 현실화를 두고 속도조절론으로 정부와 시민단체의 ‘사기’라는 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현재의 공시지가가 시세의 20~4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최재원 기자

 

  • 종부세 폭탄론 역시 ‘허구’
  • 1억 4305만원 벌고 세금 67만원 납부가 ‘폭탄(?)’

 

참여연대가 부동산 빅데이터상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1세대 1주택자 기준)하는 주택 242,450호를 분석한 결과, 올해 종합부동산세는 전년보다 평균 82만 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부터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부과되는 신규 대상자의 종합부동산세는 평균 21만 원 늘어나는 것이 전부였다.

 

세법 개정 과정에서 세율이 증가하지 않은 구간인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에 해당하는 주택은 전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의 약 60%를 차지하는데, 이들 주택에서 늘어나는 종합부동산세는 평균 25만 원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이들 아파트의 전년 대비 시세증가액은 평균 1억 4305만 원이었다. 다시 말해 1억 4305만 원을 거두고 약 67만 원 세금을 더 내게 된 것이다. 시세증가액 대비 종합부동산세의 변화액 평균은 0.8%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의 종부세 정책이 부동산 투기 심리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역설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참여연대는 “자산가 계층을 옹호하는 언론이 생산한 ‘종합부동산세 폭탄론’은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높은 폭의 가격 인상 및 그로 인한 시세증가액과 종합부동산세의 변화액을 비교하면 0.8%에 불과한 현실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없다”며 “더군다나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2018년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이므로, 결코 개정된 자산가 계층을 옹호하는 세력의 주장에 의해 무력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경실련

 

  • 상승 폭 숨기는 문재인 정권
  • 시민단체 ‘세금 올려라’ vs 정부 ‘충분하다’
  • 변태적 공시지가가 만든 이상한 전쟁

 

정부는 세금이 충분하다고 항변하고, 시민단체는 세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의 적용률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자 발생한 기이한 현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시지가 반영률 인상과 종부세 인상은 투기 수요를 잠재워 달라는 국민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급격한 세수변화를 저지하려 하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면에는 공시지가와 보유세 기준을 높이게 되면 기득권 세력에 대한 재산 보호와 재벌기업들에 주어졌던 혜택이 감소하면서 정치적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해석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계속 펼쳐온 경실련의 움직임에 국토부도 반격에 나서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경실련은 최근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노골적으로 비판해오다가, 급기야 감정원과 한국은행의 집값 통계가 잘못됐다며 이를 ‘거짓 자료’로 규정하고, 각 부처를 겨냥해 통계의 근거가 되는 표본과 자료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기에 나섰다.

 

이처럼 경실련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토교통부가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담판을 짓자고 나섰다. 국토부는 4일 경실련의 주장을 두고 “국가통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일방적인 것”이라고 표현하는 등 상당히 격앙된 뉘앙스의 설명자료를 내놨다.

 

9페이지에 달하는 국토부 설명자료에는 경실련에 대한 감정적 공격까지 강행됐다. 특히 국토부는 경실련을 두고 ‘책임있는 주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증가액만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시민단체인 경실련에 어울리지 않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끝장 토론도 제안했는데 “정부는 경실련과 관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공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의기양양한 모습과는 달리 국토부는 10일 현재까지 경실련의 토론응답 목소리에도 묵묵부답으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급기야 경실련은 국토부와 감정원 등 공시지가 실무자들을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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