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된 박삼구 돈 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클래식 발전에 기여한 영광 뒤로 한 채 박삼구 이사장 돈줄로 전락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9/12/12 [09:55]

골칫거리 된 박삼구 돈 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클래식 발전에 기여한 영광 뒤로 한 채 박삼구 이사장 돈줄로 전락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9/12/12 [09:55]

공익재단으로 출발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클래식 발전에 기여한 영광 뒤로 한 채 박삼구 이사장 돈줄로 전락

박삼구 이사장,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통해 금호그룹에 영향력 행사하나

 

금호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현산·미래)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금호그룹이 현산·미래에 기내 청소 등 일부 용역 서비스업에 대해 3년 연장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이 현산·미래에 이러한 용역 거래를 요구한 배경에는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송지원서비스 업체인 케이알(KR)·케이에이(KA)·케이오(KO) 등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실패한 경영자’인 박삼구 전 회장의 돈줄이 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실제 박 전 회장은 자신의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금호그룹의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는 이사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일각에선 박 전 회장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금호그룹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사진=문화저널21 DB/자료사진)

 

클래식 발전에 기여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박삼구 돈줄로 전락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지난 1977년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가 ‘문화가 살아야 일류 국가’라는 취지로 클래식 음악과 미술·장학분야 등의 지원 목적으로 설립됐다. 특히 박인천 전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회장은 ‘한국의 메디치’라 불리며 남다른 클래식 사랑으로 유명했다. 그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 우리나라의 클래식도 함께 발전해 나갔다.

 

하지만 박성용 회장 이후 지난 2005년 이사장으로 오른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철저히 자신의 돈줄로 이용했다. 지난 2006년 대우건설에 이어 2008년 대한통운까지 M&A로 집어삼키며 재계의 판도를 흔들었던 박 전 회장은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직면한다. 

 

바로 회사채와 풋백옵션 등으로 조달한 10조원에 이르는 빚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처럼 무리하게 키운 몸짓은 2010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됐고,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을 맺어야 했다. 모태기업인 금호고속과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도 분리됐다. M&A로 삼켰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뱉어내야 했다.  

 

그리고 2014년 금호산업·타이어·항공 모두 워크아웃 졸업요건을 맞춘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박 전 회장은 ‘금호그룹 재건’이라는 명분하에 흩어진 그룹사를 찾아 나선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의 계열사를 묶기 위해 금호산업을 채권단과의 협상을 통해 7228억원에 인수한다. 

 

문제는 ‘돈’이었다. 박 전 회장은 금호산업의 인수가를 6000억원 대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비싸게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이용하게 된다. 사재가 없던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이 하던 지상조업 업무를 쪼개 KA, KR, KO, KF 등을 설립했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100% 소유하게 했다. 이들 업체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일감을 받는다.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였으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인력 장사를 통해 박 전 회장의 사재를 채워주는 기형적인 구조로 변하게 된다.

 

또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금호고속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현산·미래로 매각되게 되면 금호그룹의 지주사 역할은 금호고속이 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8월 기준으로 금호고속의 지분은 박 전 회장과 그의 가족,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박삼구 전 회장 31.35%,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21.17%,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7.19%, 박 전 회장의 부인인 이경열씨가 3.10%를 지니고 있어 주총의 특별결의 사항의 어떤 것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렇기에 재계에서는 박 전 회장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직을 통해 금호그룹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추측한다. 

 

기형적 구조 지적에 ‘착한 일감 몰아주기 회사’ 신개념 홍보

문화체육관광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봐주기 의혹

KR·K0·KA 직원들 “회사도 왜 회사 이름이 KA인지 몰라”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아시아나항공의 공항라운지 서비스·수하물 작업 등을 맡아 박 전 회장의 주머니만 채워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금호그룹은 ‘착한 일감 몰아주기’라는 신개념 홍보수단을 들고 나왔다. 

 

당시 금호그룹은 “재단들의 공익사업 확대를 위해 운영자금 확보 수단으로 신규 계열사를 설립,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며 “일감 몰아주기를 사회공헌의 방법으로 생각한 보기 드문 사례”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이렇게 변질된 것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봐주기가 있었던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현행 ‘공익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기본재산을 매도하는 경우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비영리 문화재단을 통한 '착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2013년 언론보도. 당시까지만 해도 박삼구 회장의 사회공헌 사업은 눈길을 끌었다.  © 이투데이 온라인 갈무리

 

즉, 당시 박 전 회장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소유하던 금호타이어 주식을 매각하고, 금호그룹 주식을 매입한 행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대상이었다. 2014년 당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총자산은 1019억원이고 재단이 매각한 금호타이어의 장부가액은 6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체부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자산 50% 이상을 공정가치 2배가 넘는 가격에 그것도 비상장주식을 매입하는데 승인한 것은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며 “봐주기가 있지 않았나하는 의혹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15년 7월 16일 문체부 산하 민간협력 공공기관인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을 박 전 회장이 맡으며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갔다. 2015년은 박 전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사활을 다하던 시기기도 했다. 

 

이처럼 복잡하고 기형적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구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된 후 케이알, 케이오, 케이에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용도 위협받게 됐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는 케이오지부, 아시아나(케이알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아시아나지상여객서비스지부 등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자신들도 매각 대상해 포함해 달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이유로 기업의 인수합병을 반대하는데 스스로 매각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기형적인 금호아시아문화재단의 구조를 지적했다.

 

이날 김정남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은 “박삼구 이사장은 매년 배당금으로 15억원 정도를 가져갔다”며 “(용역 계약 3년 연장 요구는) 외주화되고 분할된 노동자들을 이용해보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케이에이(KA), 케이오(KO), 케이알(KR)이 무슨 뜻이냐고 사측에 물었더니 자기도 모르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KA가 혹시 ‘금호아시아나(Kumho Asiana)의 약자냐고 하니까 그건 아니라고 했다. 사측도 회사 이름이 왜 KA인지 모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데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인력장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배를 불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될 경우 케이에이, 케이알 등에 있는 사람들을 현대산업개발이 직접 고용해서 쓰면 된다”며 “일부 용역 서비스업에 대해 3년 연장 계약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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