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집단지성(Hypertext)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9/12/17 [13:12]

[박항준 칼럼] 집단지성(Hypertext)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9/12/17 [13:12]

‘우수한 형질(두뇌)의 개미집단보다 어수룩한 개미집단이 미로의 길을 빨리 찾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학문적으로는 돌연변이에 의한 ‘긍정적 우연’이라고 정의된다.  

 

수천만 대중의 평균 지적 수준이나 의사결정은 일반적인 기준보다 수준이 낮다. 상식 이하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치인은 국민을 ‘레밍’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낮은 지적 수준이나 의사결정 속에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독특한 ‘돌연변이’ 성질이 숨어 있다. 이 돌연변이들의 도전과 희생이 ‘긍정적 우연’을 만들어 세상을 발전시킨다고 사회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돌연변이들을 우리는 ‘pioneer(개척자)’라고 부른다. 지구 반대편 항로를 개척하면서 신대륙을 향해 항해하던 ‘콜럼버스’나 ‘마젤란’은 개척자지만 일반인이 보면 ‘돌연변이’며 약지 못하는 ‘지적 무모함’의 절정체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 무모함’이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다. ‘지적 무모함’ 속에는 계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강한 의지가 숨겨져 있고, 이들의 희생이 쌓여 국가와 사회가 발전하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벤처기업’이 그렇고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들이다.     

       

결국 현대사회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과제는 도전정신이 높은 이 ‘돌연변이’들의 물적, 시간적 희생을 최소화시키면서 ‘개척자’의 정신을 극대화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휴리스틱 방식’이다. ‘휴리스틱(heuristic)’이란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굳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용하는 어림짐작이다. 

 

‘휴리스틱’은 큰 노력 없이도 빠른 시간 안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만족할 만한 정답을 도출해 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때로는 터무니없거나 편향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대부분 인간이 자신의 생각(text: 주장, 믿음, 판단)을 구축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이다. 

 

네트워크가 상호 연결되어 탈중앙화(De-Centralized)된 디지털 사회에서는 ‘휴리스틱’ 의사결정에 의해 생성된 자신의 텍스트의 신뢰도가 매우 높아진다. 정보가 풍부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상호 교류할 수 있어 ‘긍정적 우연’의 결과물이 보다 빠르고, 보다 정확하게 모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휴리스틱’ 방식으로 만들어진 텍스트를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빠르고 쉽게 수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긍정적 우연’들이 모아 만들어지는 것이 ‘집단지성 ( Hypertext)’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자연, 정치, 경제, 문화체제가 급변하는 ‘미로에 갇힌 사회’에서 돌연변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혹 주위에 이상하리만치 도전의식이 강하거나 앞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불안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사회와 국가가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박항준 세한대학교 교수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