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문재인 작품’이라는 민주노총의 ‘제1노총’ 등극

정부 공식 집계, 조합원 수 96만 8035명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12/26 [17:01]

[이슈분석] ‘문재인 작품’이라는 민주노총의 ‘제1노총’ 등극

정부 공식 집계, 조합원 수 96만 8035명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12/26 [17:01]

1995년 창립 이후 23년 만에 1노총

갈등 초래’·‘선명성 경쟁속단은 금물

민주노총 급팽창의 이유 냉철히 따져야

교섭보다 투쟁고정관념 변화 노릴 때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수가 정부 공식 집계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앞질렀다. 19951111일 민주노총 창립 23년 만이다. 민주노총은 명실상부 1노총지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대개는 노동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민주노총이 더 강하게 촛불 청구서를 내밀고 올 것이다’, ‘민주노총의 투쟁 일변도로 사회 갈등이 우려된다’, ‘양대 노총이 조합원을 확보하기 위해 선명성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다따위의 평가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968035명이다. 한국노총은 932991명으로 민주노총이 35044명 더 많았다. 우리나라 전체 노조 조합원 2331532명 중 민주노총의 비율은 41.5%, 한국노총은 40%.

 

양대 노총 모두 조합원이 늘긴 했다. 한국노총은 2017872000여 명에서 6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민주노총은 711000여 명에서 257000명이나 증가했다. 조합원 증가세가 확연하게 가팔랐던 것이다. 정부 집계에서 빠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법외노조)이나 화물연대(설립신고증 미교부) 등을 합하면 100만 명이 훌쩍 넘는다. 민주노총의 상승세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그 시기가 맞물렸다.

 

▲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대회 연단에 오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소위 노동존중기조가 주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이 민주노총 급팽창의 원동력으로 꼽혔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추진 과정에서 노조를 설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민주노총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부문별 노조 조직률을 보면 민간부문 9.7%, 공공부문 68.4%로 공공부문에 집중돼 있다.

 

여기에 조합원 9만여 명 규모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개정하면서 노조로 인정된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 제1노총 등극의 1등 공신이 문재인 정부라는 지적마저 나오지만, 이는 과한 해석이다. 정부가 노조 조직화의 단초를 제공했을지언정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2016년 말 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노동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노사관계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은 노조가 경제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54.0%)고 생각했다. 또 노동조합을 통해 사회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67.3%)고 기대했다. 노조의 필요성에는 응답자의 85.5% 공감했다. 임금인상(59.9%), 고용안정(72.1%), 부당한 대우로부터 노동자 보호(70.3%) 등이 그 이유였다.

 

▲ 민주노총이 개최한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가 '우리도 노동자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노조에 대한 불신과는 별개로 나도 노동자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이전과 달리 직장 갑질’, ‘공짜 야근등과 같이 과거에 당연하게 여기던 직장문화를 풍자하는 분위기가 퍼졌다. 민주노총은 사업체가 밀집한 단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이면서 이들을 끌어안았다.

 

그러나 노조 조합원 수 증감과 조직률을 파악하는 이상으로 구체적인 경향을 파악하기에는 정부의 통계가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몇몇 전문가의 추론이 담긴 멘트이외에 민주노총 조합원 급증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단순히 조합원 수를 세는 데 더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질적 조사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증가에 대해 촛불항쟁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진 민주주의와 인권 의식이 현장의 노동권 확대 요구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노총이 현장 노동자를 위한 일관된 투쟁과 교섭으로 신뢰감을 주고 있으며 전략조직화 사업으로 사람과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함으로써 작은 성과들이 나타난 결과라고 자평했다.

 

물론 이는 민주노총의 입장일 뿐이다. 민주노총은 대내적으로 투쟁과 교섭을 함께 한다는 전략을 취하고는 있지만, 밖으로 비치는 모습은 교섭보다는 투쟁이 많다. 그래서 정부·재계와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대화에 좀 더 적극적인, ‘1노총다운 행보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