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주총, 시민사회 ‘타깃’ 된 삼성·효성

시민사회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해야”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1/29 [18:00]

다가오는 주총, 시민사회 ‘타깃’ 된 삼성·효성

시민사회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해야”

성상영 기자 | 입력 : 2020/01/29 [18:00]

승계를 위한 부당 합병삼성물산

총수의 배임·횡령 방관한 효성그룹

이사회 감시·견제 기능 상실비판

독립 이사 선출하고 정관 바꿔야

 

오는 3월부터 막이 오르는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시민사회가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며 삼성과 효성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사회가 총수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감시·견제를 충실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참여연대 등 단체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과 마포구 효성그룹 사옥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공적 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즉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르더라도 기업 지배구조를 진정으로 개선하려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나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단체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비용을 아끼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총수의 사익이 회사의 이익보다 우선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월 주총에서 거수기 이사들의 해임 안건을 부의하고, 향후 독립적 이사를 새로이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거론한 부당 합병에 찬성한 이사 4은 삼성물산 이사회의 최치훈·이영호·이현수·윤창현 이사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 단체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개최한 ‘2020년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효성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성상영 기자

 

김남근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입김으로부터 독립된 이사로 이사회를 다시 구성해야 하지만, 삼성물산의 그런 노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삼성물산이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공적 연금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박근혜·최서원(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물산 등 7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경영 정보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외부 감시위원회가 어떻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감시·견제는 이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효성그룹은 조현중 회장의 비위가 문제다. 기자회견 주최 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개인 돈으로 구매한 미술품을 효성 계열 아트펀드가 고가로 사들이게 해 차익을 얻었다. 또 지인들을 계열사에 허위로 채용해 급여를 지급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9월 업무상 배임·횡령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가 하면 개인 형사사건에 드는 변호사 비용 400억원을 회삿돈으로 지급해 지난해 12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같은 달 본인이 최대주주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김남근 변호사는 조현준 회장이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효성에서 관련 사건으로 이사회가 열리지 않은 것은 놀랍다“3월 주총에서 이사들의 해임을 결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사옥 앞에서 열린 ‘2020년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효성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가 “거수기 이사회 이제 그만! 독립적 이사 선임하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성상영 기자

 

시민사회 단체는 특히 조 회장의 연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322일로 다가오는 효성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회장의 연임 안건이 상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총수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인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행위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도록 이사가 회사에 관한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즉시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삼성과 효성이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결국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연금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 지분의 약 7%, 효성 지분의 약 10%가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지난해 12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횡령·배임 등 위법 행위를 일삼거나 배당이 적은 기업에 정관 변경 또는 이사 해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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