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인아웃-4] 안철수의 ‘선사후당’ 정신

2017년 대선 포스터 부터 2020년 안철수 신당까지…개인 브랜드화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2/07 [11:15]

[총선 인아웃-4] 안철수의 ‘선사후당’ 정신

2017년 대선 포스터 부터 2020년 안철수 신당까지…개인 브랜드화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2/07 [11:15]

‘안철수’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싶었던 안철수 전 대표 개인의 욕심이 끝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총선을 앞두고 정당 명칭을 ‘안철수 신당’으로 정하려 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당명에 사용하는 것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 시키려는 그의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7년 대선 때도 선거 벽보 포스터에 당명인 ‘국민의당’을 빼고 V자로 손을 번쩍 든 자신의 사진을 전면에 배치해 이슈몰이를 했다. 

 

2017년 대선에 이어 2020년 총선에서까지 당 보다는 ‘안철수’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그의 욕망이 결국 선관위에 의해 제동 걸렸다. 선당후사(先黨後私)가 아닌 선사후당(先私後黨)을 꾀하는 안 전 대표에게서 정치의 품격을 찾아보긴 힘든 상황이 됐다. 

 

▲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찾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 박영주 기자

 

선관위, 안철수 신당 ‘불허’ 판단 내려 

“정당 목적·본질에 부합 안해, 선거공정 훼손”

안철수 없는 안철수 신당 존립 못해…영속성 없어

 

지난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안철수 신당’이라는 정당 명칭과 관련해 불허 판단을 내리며 “현역 정치인의 이름을 정당명에 포함하는 것은 정당의 목적과 본질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고 정당지배질서의 비민주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법 제8조2항과 정당법 제2조에 따르면 정당은 공공의 지위를 갖고 내부조직의 과두적·권위주의적 지배경향을 배제해 민주적 내부질서를 확보해야 하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정당의 목적이나 본질이 흐려지게 된다. 쉽게 설명하면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지고 안철수 전 대표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더이상 정당에 존재할 수 없게 될 경우, 안철수 신당이라는 정당 자체의 존립이 흔들리게 된다. ‘안철수 없는 안철수 신당’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정당이 특정 정치인의 과도한 지배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정당이 가져야할 공공성이나 영속성 등도 찾아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정당이라는 것은 공통의 정치성향을 가진 이들이 모인 집단인 만큼 특정 정치인의 유무에 따라 휘둘려선 안 된다. 이러한 기본원칙 조차 안철수 전 대표는 간과한 것이다. 

 

총선에서 ‘안철수 신당’이라는 정당명이 채택될 경우, 정당의 홍보보다는 안철수 개인의 홍보가 이뤄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는 안철수라는 정치인이 다른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선거운동의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선거의 공정’이라는 공직선거법 1조의 입법목적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안철수 신당이라는 이름이 유권자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투표과정에서 투표용지의 소속정당명 칸에 특정 정치인의 성명이 기재되면 유권자들이 현역 정치인 안철수와 실제 후보자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어 자칫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 2017년 대선 당시 기호 3번 후보로 출마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포스터. (사진=안철수 캠프 제공,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2017년 대선 때도 엿보였던 ‘안철수의 욕심’

국민의당 당명 빼고 V자로 손 든 안철수만 전면에

선당후사 아닌 선사후당…안철수 개인만 생각하는 安

 

안철수 전 대표의 욕심이 부른 논란은 이번 총선 때 뿐만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여 전,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대표의 선거 벽보 포스터에는 ‘당명’이 없었다. 

 

글자라고는 ‘3 안철수’만 상단에 있고 ‘국민이 이긴다’라는 띠를 두른 안철수 전 대표가 브이(V)자로 손을 들고 있는 사진만 전면에 배치했다.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이 없다는 것을 놓고 선거법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지만, 당시 당시 선관위는 “공식선거법 64조에 따르면 당명을 꼭 다 기재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고 안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국민의당 대표였던 그가 당 보다는 자신만 우선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결국 국민의당은 대선 이후 공중분해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대선 때의 포스터 논란과 이번에 불거진 안철수 신당 논란까지, 일련의 상황을 종합하면 안철수 전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정당도 그에 소속된 사람들도 국민도 아닌 오직 ‘안철수’ 개인 뿐이다. 

 

자신을 브랜드화 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안 전 대표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대해 “법률상 근거 없이 정당명칭 사용의 자유를 침해한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판단이 법률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반면 과거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인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게 말이 되느냐. 공당이라는게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되는데 ‘박지원 신당’ 하면 되겠느냐.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도 김영삼 신당, 김대중 신당, 김종필 신당 이런 얘기를 안 썼다”며 “선관위가 유권해석을 잘했다.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대안신당 장정숙 대변인 역시도 논평을 통해 “공당의 당명에 그 알량한 유명세를 이용할 목적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나 박아 넣겠다는 정치인이 사당화를 경계하는 정당민주주의의 기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안철수 전 의원의 치기 어린 시도를 중지시킨 이번 선관위 조치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 국회 본회의장 내부 모습. 오는 4월 총선에서 당선된 이들은 국회 본회의장에 입성해 각 정당별 이해관계를 놓고 각종 사안에 대해 타협해갈 예정이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정당은 특정한 정치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때문에 특정 정치인 개인보다는 ‘사람들’이 우선돼야 한다. 여기에는 당에 소속된 국회의원 외에도 당직자들과 당원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된다.

 

하지만 자신을 브랜드화 하는데만 바쁜 안철수 전 대표의 ‘안철수 신당’ 구상에는 사람들이 없다. 많은 정치인들이 큰 결단을 내림에 앞서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마음을 언급하는데 안철수 신당이라는 이름에서는 선당후사(先黨後私)가 아닌 선사후당(先私後黨)만 읽혀진다. 

 

안철수 전 대표는 귀국에 앞서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이라는 당명에서는 초심과 미래를 찾아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안철수’라는 브랜드를 팔고 싶다는 그의 욕망을 국민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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