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우리는 모두가 ‘가짜뉴스 메이커’

박항준 | 기사입력 2020/02/11 [10:53]

[박항준 칼럼] 우리는 모두가 ‘가짜뉴스 메이커’

박항준 | 입력 : 2020/02/11 [10:53]

요즘 가짜뉴스가 화두다. 전염병부터 정치문제, 경제 사회 문제까지 가짜뉴스가 판치다 보니 대통령까지 나나서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는 기자의 프레임에 따라 정식 언론사들마저도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있다.      

 

가짜뉴스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없는 사실을 뉴스화하는 것이다. 둘째, 아니면 말고 식이다. 셋째, 불확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풀린다. 넷째, 보이고 싶은 부분만 보이게 의도적으로 왜곡된 뉴스다. 다섯 번째, 편협한 한쪽 편의 프레임만으로 작성된 뉴스 등이다. 가짜뉴스는 심각성만큼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가짜뉴스 생성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반성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가 경험하고 듣고, 학습하면서 만들어진 나의 텍스트 즉, 내 생각, 사고, 원리, 원칙, 신념, 믿음의 수준이 거의 가짜뉴스 수준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직접 본 것은 진실인가? LED의 흰색은 빨파노의 색을 동시에 보였을 때 나는 색이다. 이를 흰색이라 할 수 있을까? 청색 자동차가 어두운 밤에는 검은색으로 보인다. 교통사고 목격자가 이를 두고 뺑소니차가 검은색이었다고 증언한다면 이 또한 가짜뉴스가 된다. 우리가 본 것이 곧 진실은 아닌 것이다.     

 

그럼 우리의 기억은 완벽할까? 

2~30년간 살면서 우리가 빚진 분들을 다 기억하고 있는가? 솔직히 한 달 전 일들을 다 기억하고는 있는가? 여러분은 1년에 설사를 몇 번 하였는가? 감기 증세는 몇 번 있었는지, 아픈 허리나 무릎에 파스는 몇 장 붙였는가? 기억 못할 것이다. 이것도 기억 못하면서 ‘나는 건강하다’고 타인에게 자랑하고 다닌다면 이 또한 불완전한 가짜뉴스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외부 정보를 걸러내는 특성상 완성된 정보가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텍스트를 과학적으로 검증하지도 않는다. 

 

과학적 검증 없는 신념과 믿음으로 나치는 유대인 수백만 명을 학살하고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한 일본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짓밟으려다 원자폭탄을 맞은 세계 유일의 국가, 세계 유일의 피폭 민족이 되었다. 

 

반면 사회적 신념이 없는 엔지니어들은 한 번에 수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원자폭탄을 기술발전이라는 신념만으로 만들어낸다. 모두 자신들이 맹신하던 자신의 불완전한 신념과 생각, 원칙 때문이다.

 

가짜뉴스는 인터넷시대 이전에도 있었고, 이로 인해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학살의 반복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놓이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이념과 신념을 자극하며 반군과 정부군의 싸움을 부추기고, 양측 모두에게 무기를 팔면서 그 대가로 다이아몬드를 헐값에 받아오는 저열한 기득권 세력 또한 가짜뉴스를 활용하고 있다. 

 

남들이 생산해 내는 가짜뉴스에 대한 비판 이전에 다짐해두자. 지금 내가 우리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텍스트가, 내가 직원들에게, 친구에게, 부부간에, 사회를 대상으로, 정치인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내 텍스트(주장, 요청, 생각)가 가짜뉴스일 수 있음을 한번 되짚어 봐야 한다. 

 

타자와의 담론(談論)의 시작은 내 텍스트의 불완전성 즉, 내 생각이 가짜뉴스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박항준 세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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