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전쟁서 ‘승기’…협상 주도권 잡다

ITC, 2차 전지 분쟁서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판결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2/17 [10:50]

LG화학, 배터리 전쟁서 ‘승기’…협상 주도권 잡다

ITC, 2차 전지 분쟁서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판결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2/17 [10:50]

ITC, 2차 전지 분쟁서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판결 

SK이노베이션, 미국사업 중단되느니 물밑협상 노릴수도 

“대화의 문 열려있다”는 LG화학, 협상서 SK 용서해줄까

 

전기차용 배터리인 2차전지를 둘러싸고 지난해 4월부터 약 10개월 가량 이어져온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영업비밀 침해 분쟁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조기패소 판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ITC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준 것인데, 이번 판결에 따라 최종결정이 나오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의 2차 전지 미국사업은 사실상 중단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양사가 최종판결 전에 극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미국 ITC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이 ITC 측의 포렌식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데다가 광범위한 증거훼손이 이뤄졌다는 것을 근거로 이같은 판결이 나온 것이다. 

 

 

앞서 LG화학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차 전지 핵심인력 76명을 대거 채용하고 이들을 통해 조직적으로 영업 비밀을 유출해갔다며 ITC 제소를 진행했다.  

 

실제로 LG화학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입사 지원한 이를 상대로 LG화학에서 수행한 업무의 내용이나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직원의 실명을 물었으며 이들과 공모해 LG화학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대량으로 내려받았다. 

 

LG화학 측에서는 영업비밀과 기술유출의 우려가 있는 채용절차를 중단해달라고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SK이노베이션에서는 이를 지속했고, 결국 LG화학은 미국 ITC 제소를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해 국익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지만 LG화학에서는 “세계시장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경쟁하고,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게 진정으로 국익을 위하는 것”이라 반박했다. 

 

아울러 “자사 배터리 사업은 투명한 공개채용 방식을 통해 국내외에서 경력직원을 채용하고 있다”는 SK이노베이션의 주장에 대해서도 향후 해외업체가 동일한 방식으로 침해행위를 할 경우에도 같은 이야기를 할 것이냐며 이번 기회에 기술유출 문제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결국 ITC는 소송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하고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포렌식 명령을 내렸지만 SK이노베이션은 포렌식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했다. 이에 ITC 측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고의적으로 증거인멸 등을 진행했다고 보고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ITC의 조기패소 결정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포함한 6건의 소송 가운데 처음으로 나온 예비판결이지만 과거 전례를 기준으로 하면 ITC가 예비판결을 내린 것이 최종결정에서도 그대로 유지된 만큼, SK이노베이션의 패소가 절대적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만일 SK이노베이션이 최종판결에서 패소할 경우, 미국 내에서 SK이노베이션의 2차 전지 관련 사업 일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ITC의 최종판결 이전에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ITC의 예비결정이 나온 이후 입장문을 통해 “남아 있는 소송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지만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에둘러 대화를 요청했고, SK이노베이션 측에서도 표면적으로는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 예고했지만 입장문에서는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 관계이지만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이의제기를 고수해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되는 것 보다는 물밑협상으로 사업의 영속성을 이어가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는 지적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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