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리 논란 침묵하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임미리 교수 고발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불거져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2/17 [14:07]

임미리 논란 침묵하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임미리 교수 고발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불거져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2/17 [14:07]

임미리 교수 고발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불거져

자유한국당 고발에는 ‘재갈물리기’라더니…내로남불

고발 진행한 당대표 이해찬, 유감표명 없이 5일째 침묵

 

임미리 교수의 칼럼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렇다할 유감표명 없이 침묵만을 이어가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최근 우리당이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에둘러 언급하긴 했지만, 정작 이해찬 당대표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과거 언론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진행한 자유한국당을 향해 ‘재갈 물리기’라고 비판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임미리 교수 고발 논란으로 인해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게 됐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오른쪽)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17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임미리 교수 고발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근 우리당이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심에 귀를 더 열고 경청하면서 민생을 챙기는 집권여당다운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짧게 언급했지만, 이해찬 당대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말이 없었다.

 

남인순 최고위원만 말미에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과거의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투쟁해온 정당이다. 임미리 교수의 칼럼은 아프게 한다.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약속했을 뿐이다. 

 

이를 놓고 당대표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 차원에서 어떠한 말 없이 최고위원 한사람만 사과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미리 교수의 칼럼을 둘러싼 고발 논란은 지난 13일경 불거졌다.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민주당은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라는 내용과 함께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칼럼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고발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13일 민주당이 임 교수를 상대로 고발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진보진영에서도 날선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14일 더불어민주당은 임 교수에 대한 고발을 하루 만에 취하해버렸다. 

 

임 교수에 대한 고발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명의로 진행됐는데, 이러한 사태를 부른 이해찬 대표는 현재까지 어떠한 유감표명이나 사과의 말조차 내놓지 않아 논란을 더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임 교수의 칼럼은 정부여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도, 인신공격이라고도 볼 수 없는 내용이었다. 집권 여당이라면 당연히 들을 수밖에 없는 지적인데다가 오히려 민주당에게 ‘더 잘하라’는 쓴소리를 한 것이라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물론 ‘민주당 빼고’라는 표현이 다소 거칠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이 역시도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언론사의 기사가 아닌 ‘칼럼’을 상대로 고발을 진행했다. 불과 두달 전까지만 해도 언론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겠다는 자유한국당에게 “우리 언론 수준을 1970년대 이전으로 후퇴시키려는 독재적 발상이다. 자유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라”며 비난을 퍼부었던 것이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자유한국당의 고소고발은 언론에 대한 재갈물리기고, 여당에서 진행하는 고소고발은 정당한 법적 조치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교수는 “민주당이 임 교수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를 고발한 것과 그를 안철수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 깨끗이 사죄해야 한다”며 임 교수를 고발한 문빠들의 행위가 헌법적 가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7일 “민주당이 임미리 교수와 해당 언론사에 대한 고발을 철회한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말끔한 사과가 없는 부분에 대해 “자유의 핵심은 반대 의사를 표명할 자유다. 민주당은 그에 대한 편협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역시도 17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이 공당으로서 깨끗하고 분명하게 이런 게 잘못돼 취하한다. 임 교수에게 미안하다고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도 같은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는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 국민들께 미안하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저부터 더 스스로 경계하고 주의할 것이다. 당도 그렇게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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