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구시 공무원들의 위험한 일탈

일부 공무원들, 방역시스템 협조 소극적…불신 커져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2/26 [16:56]

[코로나19] 대구시 공무원들의 위험한 일탈

일부 공무원들, 방역시스템 협조 소극적…불신 커져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2/26 [16:56]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문재인 대통령 및 관계부처 장관들이 모인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 정부 컨트롤타워 전체가 격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다행히 해당 부시장은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확진자에 대해 제대로 파악도 못한데다가 밀접촉자를 회의에 배석시킨 대구시를 향한 비난여론이 쏠리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감염원 파악이 필수적이다. 자신이 들렀던 장소를 공개하길 꺼려하는 국민들에게 협조를 구해야할 공무원들이 도리어 정부의 방역 시스템에 협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신이 더욱 팽배해지는 모양새다. 

 

▲ 지난 25일 대구시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이 회의에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대구 경제부시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사진제공=청와대)  

 

회의 참석한 대구 경제부시장의 비서, 코로나19 '확진'

검사결과 부시장은 다행히 '음성'…가슴 쓸어내린 청와대

해당 비서, 검사받은 사실 숨겨…컨트롤타워 무너질 뻔 

대구 보건소 팀장,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 숨긴채 '확진'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를 찾아 대구시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이승호 대구 경제부시장도 함께 배석했는데, 25일 오후 이 부시장의 비서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청와대가 발칵 뒤집혔다. 

 

사실상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이가 회의에 참석한 만큼, 2차‧3차 확진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는 회의를 취재한 기자들에게 자가격리를 당부하고 소독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각 부처 장관들과 대구시 관계자들이 전원 참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전원이 자가격리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행히 26일 나온 코로나19 검사 결과에서 이승호 부시장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정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숨을 돌렸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승호 부시장은 물론 대구시청 직원의 코로나 감염 여부에 대해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대구시의 책임 추궁은 불가피해졌다.

 

만일 이 부시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더라면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관계부처 장관들과 대구시 고위관계자들 전원이 자가격리 대상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시에 컨트롤타워가 사라져 대한민국이 최악의 사태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문제의 비서는 지난 23일 검사를 받았음에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서도 해당 비서가 검사를 받은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 부시장 역시 회의에 배석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대구시 공무원이 코로나19 검사 사실을 숨기거나 확진판정을 받고서야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등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4일 대구 서구보건소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상황을 총괄하는 감염예방 의학팀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뒤늦게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고 밝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의 팀장으로 인해 보건소 직원들을 포함한 파견 의료진 50여명은 일제히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고 업무는 사실상 마비돼버렸다. 현재 해당 팀장으로 인해 대구 보건소 직원 4명이 추가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에 앞장서야할 대구시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황당한 일탈 사례가 속출하면서 ‘대구시 공무원들도 정부를 속이는 마당에 누가 누구보고 조심하라고 하겠느냐’는 자조 섞인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구시가 코로나19에 대해 여전히 안일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며 책임론을 꺼내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대하는 대구의 인식에 대해서는 지난 24일 권영진 대구시장의 발언을 통해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날 권 시장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본인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 만약에 그분이 아직까지 검사를 안 받고 있었으면 알 길이 없는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루가 지난 25일 권 시장은 “서구 보건소에 근무하는 확진자는 2월20일 신천지 교회에서 보내온 2차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명단을 받은 대구시는 환자에게 오후 4시59분 문자로 자가격리를 권고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시를 중심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한 사태가 심각하게 흘러가고 투명하지 못한 운영이 문제가 되면서 대구시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캠페인 활동 및 지침전달, 교육 등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현장의 공무원들마저 협조가 소극적인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방역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구시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시장이 코로나19를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는게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든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보이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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