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숲 / 강은교

서대선 | 기사입력 2020/03/09 [08:15]

[이 아침의 시] 숲 / 강은교

서대선 | 입력 : 2020/03/09 [08:15]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하나가 흔들리면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둘이 흔들리면

나무 셋도 흔들린다

 

이렇게 이렇게

 

나무 하나의 꿈은

나무 둘의 꿈

나무 둘의 꿈은

나무 셋의 꿈

 

나무 하나가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둘도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셋도 고개를 젓는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이

나무들이 흔들리고

고개를 젓는다

 

이렇게 이렇게

함께

 

#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나무 하나가 흔들리면/나무 둘도 흔들린다/나무 둘이 흔들리면/나무 셋도 흔들린다”. 나무가 흔들리는 이유는 바람이 불거나 나무가 뿌리 내린 지층의 변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이 불 때, 나무는 가지 사이로 바람을 원활하게 통과시켜 나무에게 오는 피해를 최소화하려 하거나, 바람이 부는 동안 이파리를 뒤집어 공기와 햇살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리라. 만약 지층이 움직여 뿌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나무는 뿌리 채 뽑혀 쓰러지거나 꺾이는 것을 막으려 뿌리끼리 팔짱을 끼고 흔들리는 것일 수도 있으리라. 나무와 나무가 “함께”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그중 제일 나이 많은 나무가 살아오면서 터득한 생존전략들을 뿌리를 통해서 어린 나무들에게 전수해 준다고 한다. 

 

인간들도 사회 속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성장과정에서 친사회적인 행동(prosocial behavior)을 배우게 된다. 친사회적 행동이 잘 발달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와의 애착(attachment) 형성이 안정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어머니로부터 세상을 처음 배우게 되는 아기는 어머니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세상을 처음 인식하게 되게 때문이다. 친사회적인 행동의 발달은 부모, 형제, 친척과 같은 가족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형성되며, 친구, 학교, 이웃, 종교, 각종 사회기관에서의 교육과 사회의 도덕과 규범 속에서 확장되고 내면화 된다.

 

친사회적 행동은 사회적 진화의 산물이다. ‘자기희생이나 경비를 원조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외적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다른 집단을 도와주거나 이익을 주려는’ 친사회적 행동은 자신의 종의 생존과 유지, 세대전승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친사회적 행동은 성장 과정에서 강화(reinforcement)를 통해 학습되거나 관찰과 모방학습을 통해서 습득되어진다. 또한 상대방과 같은 상황이나 감정을 공유하고 있거나 유사한 가치관을 갖게 되었을 때에도 친사회적 행동이 잘 일어나게 된다.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금, “나무 하나가 흔들리듯” 친사회적 행동이 나타나니, 그 뒤를 이어 “나무 둘도 흔들린다/나무 둘이 흔들리면/나무 셋도 흔들”리며 친사회적 행동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이렇게/함께”하는 친사회적 행동들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세상을 더욱 푸르고 울창하게 해줄 것이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MJ포토] 집중호우에 잠겨버린 양재천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