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이재용, 승계 논란 사과하라”

이 부회장 및 7개 관계사에 권고문 전달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3/11 [15:48]

삼성 준법감시위 “이재용, 승계 논란 사과하라”

이 부회장 및 7개 관계사에 권고문 전달

성상영 기자 | 입력 : 2020/03/11 [15:48]

승계·노동·시민사회 의제 선정, 개선방안 권고

삼성물산 합병 등 이재용 부회장 사과주목

무노조 경영 종식도 직접 표명하는 안 제시

준법감시위 역할에 회의적 시각 불식시켜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했다. 이밖에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하고 시민사회와 소통할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주문하며 30일 안에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의 감형을 위한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주장이 계속되자 강력 처방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준법감시위는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권고문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등에 보냈다고 밝혔다. 권고문을 받은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까지 모두 7곳에 이른다. 준법감시위는 이들에게 30일 이내인 410일까지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준법감시위는 삼성의 최고 경영진에게 필요한 최우선 준법 의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와의 소통이 그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이들 의제마다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이 부회장과 7개 계열사에 전달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준법감시위는 그간 삼성그룹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들이 대체로 승계와 관련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 의무를 위반한 행위가 있었던 점에 대해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반성과 사과의 뜻을 표하라고 권고했다. 또 앞으로도 이와 관련해 준법 의무를 위반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공표하라고 요구했다.

 

▲ 박근혜·최서월(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난해 8월 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주장하며 약식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관계사에는 일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나머지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로 인해 국민연금은 물론 다수의 개인 주주들이 손실을 봤다는 주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의 핵심 의제인 노동과 관련해서는 노동법규 위반을 사과하고 무노조 경영 방침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준법감시위는 노사가 모두 노동 관련 법규를 준수하면서 화합하고 상생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에 도움이 되고 자유로운 노조 활동이 거시적 관점에서 오히려 기업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삼성 계열사에서 수차례 노동법규를 위반하는 등 노동관계에서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위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에 대한 반성과 사과 노동 관련 준법 의무 위반 재발 방지 방안을 노사 간 충분한 소통을 통해 만들어나가겠다는 약속, 그리고 삼성그룹 사업장에서 무노조 경영 방침이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을 이재용 부회장에 권고했다.

 

▲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내 생활가전 생산라인을 찾아 현장 담당자로부터 현황을 보고받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세 번째 의제인 시민사회 소통에 대해서도 이재용 부회장과 관계사 모두가 시민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해 공표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준법감시위는 자신들의 활동이 이 부회장의 감형을 위한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언급했다. 준법감시위는 위원회가 본연의 사명과 임무에 충실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라며 이재용 부회장과 관계사 모두가 위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 공표하라고 요청했다.

 

준법감시위는 이번 권고안은 독립성과 자율성을 근간으로 삼성의 윤리 준법경영을 위한 파수꾼 역할에 집중하고, 준법 감시 프로그램을 전반적이고 실효적으로 작동하게 하며, 준법 감시 분야에 성역을 두지 않겠다고 다짐한 위원회의 결과물이라면서 변화 속에 삼성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됨을 우리 사회에 널리 알리는 울림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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