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래통합당, 강남갑 공천을 재의해야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20/03/15 [21:34]

[기자수첩] 미래통합당, 강남갑 공천을 재의해야

박명섭 기자 | 입력 : 2020/03/15 [21:34]

21대 총선을 한달 앞두고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에 대한 ‘꼼수’니 ‘내로남불’이니 하는 논쟁 속에 지난 13일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잘못된 공천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전격 사퇴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취임일성으로 현역의원 50% 물갈이를 공언한 바 있으며 홍준표 전 대표, 이주영 국회 부의장,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중진들을 컷오프 시키고, 재선 이상의 현역의원들 다수와 초선인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 시키는 등 나름 파격적인 공천을 통해 신선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당 최고위원회가 요구한 6개 지역구의 공천 재의에 김형오 공관위는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갑 2곳을 수용했다. 인천 연수을은 컷오프 시켰던 민경욱 의원을 기사회생시켜 당초 단수 공천키로 한 민현주 전 의원과 경선하도록 하고, 대구 달서갑에도 단수공천 했던 이두아 전 의원에게 경선을 하도록 했다.

 

이두아 전 의원은 수용한 반면, 민현주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도로친박당이 됐다"라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하며 울분을 토로했다.  

 

김형오 위원장의 전격 사퇴 이유는 강남병 후보로 전략 공천한 김미균 후보가 친문성향이라는 논란이 일자 공천철회와 함께 이를 책임지는 것이었지만 돌려막기 공천, 사천, 막천 등의 비난과, 일부 재의 수용에 따른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다. 

 

김형오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올지도 모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공천에 문제를 제기한 강남갑 태영호 후보와 강남을 최홍 후보의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공천이 끝난 상태로 교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김종인 전 대표는 미래통합당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강남갑에 공천한 것을 두고 ‘국가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2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이 태 전 공사를 지역구에 공천한 것은 "공천을 이벤트화한 것"이라며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냐.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김형오 위원장은 "태 전 공사 공천은 하이라이트 공천"이라고 맞받았으며, 심재철 원내대표는 김 전 대표에게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우리 당은 2012년 탈북민 출신 조명철 의원을 비례대표로 공천해 당선시킨 바도 있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도 입장문을 내고 "우리 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분이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전 뇌물수수로 실형을 받은 적도 없다”며 김 전 대표의 과거사를 빗대 공격하기도 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태영호 이 사람 자체를 거부 하는 게 아니라 지역구 보다는 비례대표가 적합하다”는 뜻이었다며 해명했다. 

 

김 전 대표의 주장은 맞다. 태 전 공사는 일반 탈북자와 다르다. 북한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고위 외교관 출신으로 본인의 안위에 문제가 생기자 망명한 사람이다. 그가 살아온 삶은 대부분의 탈북자들과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그런 그가 무슨 탈북자를 대변한단 말인가. 탈북자는 고사하고 서울 하고도 강남갑 주민들을 어떻게 대변한단 말인가.

 

심재철 원내대표가 언급한 조명철 전 의원은 1994년 탈북한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탈북한 지 18년 만인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2013년 대한민국우수국회의원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의정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와 달리 태영호 전 공사가 대한민국 국민이 된지 얼마나 됐나 보자. 그는 2016년 8월 17일 망명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된 지 3년 좀 지났다. 이런 사람을 비례대표도 아닌 지역구 후보로 공천한다는 것은 난센스 중의 난센스요 블랙코미디 중 블랙코미디라 할 것이다. 

 

고위 외교관이 되기까지 순탄하게 승승장구해왔던 그가 대다수 탈북자들의 삶을 알겠는가 우리 국민의 삶을 제대로 알겠는가. 그런 사람이 서울의 주요 지역구에 전략공천되는 모습이 국민의 한사람으로 부끄럽다.

 

이런 사람에게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이라니,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라 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에 말이다. 정 탈북자라야 한다면, 3년 전 호의호식하다 문제가 생겨 망명한 사람이 아닌 오래 전 자유를 찾아 목숨 걸고 강을 건너 우리의 이웃이 된 사람들, 탈북자의 인권과 권익을 대변해온 사람들을 찾아서 공천해 주길 바란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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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20/03/15 [22:57] 수정 | 삭제
  • 재의같은 소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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