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민주당이 자랑한 ‘시스템공천’, 민심은 어디로

민주당, 경선 재심신청, 인용/기각도 고무줄 잣대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20/03/18 [14:46]

[기자수첩] 민주당이 자랑한 ‘시스템공천’, 민심은 어디로

민주당, 경선 재심신청, 인용/기각도 고무줄 잣대

박명섭 기자 | 입력 : 2020/03/18 [14:46]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제21대 총선 여·야 본선 주자들의 면면이 확정돼 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여·야 가릴 것 없이 공천 잡음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얼마 전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했다. 이유는 강남병 후보로 전략 공천한 김미균 후보가 친문성향이라는 논란이 일자 공천철회와 함께 이를 책임지는 모양새였고, 사퇴 이후에도 사천이라 비난을 받았던 강남병 최홍 후보의 공천이 취소되는 등 내홍을 겪었다.   

 

  • 민주당, 경선 재심신청 인용/기각 고무줄 잣대

민주당 역시 당의 원칙 없는 경선에 후보자들의 반발이 거센 모양새다. 광주 광산을은 민형배 후보가 청구한 재심이 받아들여져 박시종 후보와 재경선 중인데, 이 과정에서 금품 살포·음주운전·신천지 연루  등 서로 사퇴를 촉구하며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어 지역 내 타 후보들의 선거에 도움은커녕 누를 끼치고 있는 상태다. 

 

이와 반대로 광산 갑의 경우는 경선에서 패한 이용빈 후보가 재심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검찰이 경선에서 승리한 이석형 후보의 선거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 하며 수사에 본격 착수하자 민주당은 18일 이석형 후보의 공천을 무효로 하고 이용빈 후보를 공천자로 재 결정했다.

 

민주당은 전북 일부 지역구에서도 상대 후보의 불공정 행위로 경선에서 패한 후보들이 재심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채 전라북도 10개 선거구의 국회의원 출마자들을 확정했다. 

 

전북지역 총선 출마자가 확정되고 처음 진행된 도내 신문‧방송사의 합동 여론조사 결과 예상대로 민주당 후보의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군산과 남원․임실․순창의 무소속 후보가 오차범위 이내에서 접전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은 김관영 의원이 민주당 신영대 후보에 3.6% 앞섰으며(※1), 남원․임실․순창에서는 민주당 이강래 후보가 이용호 의원의 차이가 불과 0.3%인 초박빙이었다(※2). 일반적으로 선거를 앞둔 여론조사 결과에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10∼15%)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무소속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줄곧 ‘시스템 공천’을 외쳐왔고, 성공적 공천으로 이어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의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외쳐 온 시스템 공천이 본선 경쟁력, 즉 민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실제 사전 자체 조사에서 남원․임실․순창의 경우,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강래 전 의원보다 박희승 전 지역위원장의 지지율이 훨씬 높았으며, 본선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도 상대 후보를 10% 이상 따돌리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군산 또한, 전국적 지명도를 앞세운 김관영 의원이 현 민주당 후보에 비해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번 공천에 대한 민주당의 또 다른 문제점은 지난 4년 간 당을 위해 헌신해 왔던 원외 지역위원장들에게 ‘공(功)에 상응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전북에서 패배(2석)했으나, 이듬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64.8%의 지지를 보내줬다. 당시 문 대통령의 전북 득표율은 광주(61.1%)와 전남(59.8%)를 뛰어넘는 전국 1위로 기록됐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도 전북은 문 대통령의 민주당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도지사와 시장, 군수, 지방의원을 민주당이 휩쓸었다. 20대 총선에서 녹색바람에 밀려 패배의 쓴잔을 마셨던 도내 원외위원장들이 헌신적으로 뛰어 준 결과였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지역위원장은 차기 총선을 위한 디딤돌로 받아들여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전국의 원외 지역위원장이 중앙당의 지원이 거의 없는 가운데서도 묵묵히 자산을 헐어가며 지역위원회를 유지해 가는 이유다. 이러한 헌신이 있었기에 전북은 전국 최고의 득표율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고,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어 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보여 준 전북지역 원외위원장에 대한 대우는 없었다 해도 무방하다. 3선 의원 출신으로 대선과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던 김춘진 전 의원이 탈락했으며, 군산은 채정룡 전 지역위원장이 지난해 석연찮은 이유로 교체됐다. 남원․임실․순창은 박희승 전 지역위원장이 건재함에도, 한국도로공사사장인 이강래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었고, 지방선거 압승의 주역인 원외위원장들에 대한 중앙당의 이러한 처사는 향후 선거에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두 달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민심은 흉흉한데다, 야권은 드디어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정권심판’을 외치며 제1당을 탈환하겠다며 민주당을 맹추격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실물경제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래저래 총선을 앞둔 정치 환경은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이 자랑했던 시스템공천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공감을 줄지, 민심의 향배는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1)이번 조사는 전주MBC, JTV 전주방송,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전북 군산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유선전화면접 8% 무선전화면접 92%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이번 조사는 전주MBC, JTV 전주방송,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가 (주)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전라북도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유선전화면접 10.2 % 무선전화면접 89.8 %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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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시민 2020/03/19 [10:23] 수정 | 삭제
  • 단수공천 지역은 다시 조사햐봐야 한다고 봅니다
  • 마당바워 2020/03/18 [15:15] 수정 | 삭제
  • 박명섭 기자님, 모처럼 좋은글, 공감이 가는 기사를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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