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德(덕)으로 존경받는 기술

박항준 | 기사입력 2020/03/31 [10:40]

[박항준 칼럼] 德(덕)으로 존경받는 기술

박항준 | 입력 : 2020/03/31 [10:40]

어느 의학박사 겸 의학전문 기자가 SNS에 ‘한국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에서 미흡하다’는 미국 의원의 발언을 전하며 “이게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국내 확진 검사 정확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판”이라는 글을 남겨 네티즌들의 강한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내 글의 취지는 이런 충격적인 멘트가 나왔으니 확인해보자는 것이었다.”라고 해명을 했으나 이미 엎어진 물이 되고 말았다. 

 

팩트를 체크해야 하는 기자로서 어찌 보면 당연히 문제 제기를 해야 할 사항이었다. 이 당연한 얘기에 기자는 그럼 어떤 면이 부족해서 욕을 먹고 사과 멘트까지 해야 했던 것일까? 단순히 한국기술에 대한 편을 들지 않아서일까?

 

실제 SNS에 올리는 글들은 짧게 축약되어 있고, 오해의 소지가 높아 論(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그의 아내는 SNS 함부로 하면 이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국민들에게는 기자의 말이 한국 진단시약이 문제가 있으며, 이를 동조한 것으로 왜곡되어 들렸던 것이다.

 

팩트를 말하는 것이 의학자이고 공인으로서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자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덕(德)스러움이다. 논어 ‘이인’편 7장에 공자는 ‘사람의 허물은 성품에 따라 그 종류가 다르니, 그 허물을 봄으로써 사람의 성품을 알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맹자는 수오지심-이성적으로 바르고 그름을 돌아보는 마음, 시비지심-지성적으로 맞고 틀림을 가르는 마음, 측은지심-감성적으로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마음으로 나누어 자신의 텍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결국 성품이란 이성적, 지성적, 감성적 마음을 고루 갖춤을 의미하며 우리는 이런 이를 덕(德)스럽다고 말하며, 존경한다.

 

이 세 가지의 德스러운 요소로 SNS에 글을 다시 써보자. “미국 의원이 ‘한국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에서 미흡하다는 발언이 있었다.’이게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국내 확진 검사 정확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판이다. 이런 멘트가 나왔으니 빨리 확인하고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겠다.”

 

아쉽게도 나중에 취지를 부연 설명하면 타이밍상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만일 덕스러움의 요소로 온전한 텍스트를 갖췄더라면 전 국민의 지탄을 받는 위치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글이나 말(語)은 오해의 소지가 높아 이성과 지성 그리고 감성요소 중 하나를 놓치게 되면 한쪽 면이 뚫려 있는 요새나 다름없다. 특히 SNS에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 다른 관점과 생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싸움을 거는 것과 같다. 그런데 싸움을 걸어 놓고 방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공격당하기 쉽다는 의미다.

 

SNS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할 때 내가 얼마나 이성적 요소와 지성적 요소 그리고 감성적 요소가 균형을 이룬 상태로 표현하고 있는가가 바로 공자가 말한 덕(德)임을 한 번 더 상기해보자. 이러한 덕스러운 텍스트 연습이 바로 자녀와 배우자, 친구, 직장에서 존경받은 비법이다. 

 

박항준 세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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