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내맘대로 경영’…휘청이는 에어로케이

지주사 주주총회 결정사안, 대표이사가 거부하며 갈등 증폭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4/02 [17:29]

강병호 ‘내맘대로 경영’…휘청이는 에어로케이

지주사 주주총회 결정사안, 대표이사가 거부하며 갈등 증폭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4/02 [17:29]

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의 대표이사가 지주사와 갈등을 빚으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에어로케이가 항공사업면허(ACL) 획득을 받자마자 지주사에서는 대표이사 교체 및 신규 이사진을 영입에 나섰다. 여기까지는 마치 에어로케이의 지주사 AIK가 경영권에 개입하면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대주주를 비롯한 주주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한 사안에 대해 현 대표이사가 일방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하면서 갈등이 증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 대표이사가 주주총회에서 지명한 임원에 대해 일방적으로 ‘대기발령’ 통보까지 한데다가, 6명의 이사 중 2명의 이사와 1명의 감사가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주총 소집까지 거부하면서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침묵을 지키고 있던 지주사 AIK에서는 더이상 대표이사의 전횡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와 사업 정상화를 위해 힘써야할 회사 대표이사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회사를 어렵게 만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언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에어로케이 홈페이지)

 

 


주주총회서 결정된 사안, 대표이사가 '거부'

지주사에서 지명한 부사장 ‘대기발령’ 낸 에어로케이

주총소집 요구 거부하고 불참, 속 끓는 지주사

 

2일 에어로케이와 지주사 AIK(에어이노베이션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에어로케이 강병호 대표이사는 AIK에서 영입한 최판호 부사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에어로케이에서는 지난달 10일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이같은 조치를 전했고 11일 사내공지가 이뤄졌다. 

 

문제는 이러한 대기발령 조치가 대표이사가 일방적으로 내린 ‘일탈’이라는 점이다. AIK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회계팀장‧재무팀장을 거친 이후 에어부산에서 경영본부장을 맡은 최 부사장이 에어로케이 경영 지원에 보탬이 될 것이라 판단했지만 사측에서는 뚜렷한 이유없이 최 부사장을 거부했다. 

 

강병호 대표이사의 일탈적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에어로케이 주주총회 소집권자인 강병호 대표이사는 지주사인 AIK의 이사선임에 반발하며 주총소집을 거부하고, 다른 이사진이 소집해 지난달 31일 열린 주주총회에 아예 불참해버렸다.

 

앞서 지주사에서는 3월6일 AIK 이사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에어로케이 항공의 이사 2명과 감사 1명에 대한 신규 후임을 지명하고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키로 결정한 뒤, 이를 강병호 대표이사 측에 통보했다. 이후 3월11일에는 또다시 독촉 공문을 보내 주주총회 소집을 촉구했다.

 

현재 에어로케이 측에서는 부사장 대기발령 사안과 관련해서는 회사에서 해임을 결정한 것이라 밝혔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에어로케이 측은 주주총회에서 지명된 경영진을 회사에서 거부할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주주총회 자체가 대표이사 없이 진행된 만큼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같은 에어로케이 측의 주장은 무리가 있다. 대법원 판례와 상법390조 등에 따르면 회사주식 100%를 보유한 주주가 소집절차를 생략하고 개최한 주주총회 결의는 유효하며, 대표이사가 명확한 사유 없이 주주총회 소집을 거부할 경우 다른 이사진이 주주총회 소집을 진행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추가로 주주간 계약서에 따르면 지주사인 AIK 이사회가 자회사인 에어로케이항공의 이사를 지명한다고 분명히 명시돼있으며, 다른 회사들 역시도 지주사가 자회사의 이사진이나 경영진을 지명하고 임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아무리 대표이사의 불참 속에 이뤄진 주주총회라 할지라도 만장일치로 통과된 안건에 대해 대표이사가 일방적으로 거부할 권한은 없으며, 거부하려면 이 역시 주주총회의 결의를 필요로 한다.

  


강병호 대표이사 '위기감' 작용했나

ACL 획득 이후 체제정비 필요하다는 지주사

창업멤버 버려질 위기에 '무리수' 둔 에어로케이

 

그렇다면 에어로케이 측에서 이사회 결정까지 무시하면서 선을 넘은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배경에는 에어로케이 창업을 이끌었던 강병호 대표이사 개인의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 AIK 지분의 38.6%를 보유한 에이티넘파트너스에서는 에어로케이가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사업면허(ACL)를 획득한 이후 대표이사 변경이 가능한지에 대해 국토부에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토부에서는 “무리하게 경영진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안전운항에 영향을 미친다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고 AIK에서는 이를 적극 수용해 강병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강 대표이사로서는 국토부의 엄포로 당장 대표이사직 유지는 가능해졌지만,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떨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더해 지주사인 AIK에서 항공업계 30년 경력의 최판호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강병호 대표이사는 에어로케이 창업부터 항공사업면허(ACL)을 위해 힘써온 일종의 '창립멤버'다. 창립 때부터 5년간 힘써왔는데 정작 ACL 획득 직후 쫓겨나게 되자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업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5년 동안 에어로케이에서 직원들이 힘써왔는데 ACL 획득 직후 쫓아낸다는게 말이 되느냐. 에어로케이의 창립을 충북도민들이 얼마나 염원해왔는데 검은머리 외국인 투기자본이 잡아 흔들수도 있는 상황을 지켜봐야 되느냐”며 지주사의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변했다. 지주사 마음대로 할 거면 왜 처음부터 강병호 대표이사를 앞세웠냐는 강도 높은 불만도 쏟아졌다.

 

현재 지주사에서 내놓은 이사진은 사내이사에 박장우 에어로케이·에이티넘파트너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기타비상무이사에 오준석 에이티넘파트너스 상무, 사외이사에는 KBS 가요무대를 진행하는 김동건 아나운서와 검사 출신 옥선기 변호사, 감사에 장두순 삼덕회계법인 회계사 등이다.

 

에어로케이에서는 지주사 이사진들이 항공업과 관련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는 김동건 아나운서의 경우 소액주주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강력추천한 인사인 만큼 소액주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옥선기 변호사 역시도 경제범죄와 관련해 많은 사건을 수임했던 만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분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장 ACL 획득 이전까지는 기존 인사들로 운영이 가능했을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비행기가 뜨기 시작하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지는 만큼, 투자처를 확보함과 동시에 회계·법조 등 여러 업계 전문가들을 영입해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주사의 판단이다. 더욱이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한 에어로케이 운영이 충북도민들의 염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탄탄한 투자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 운영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지주사에서도 지속적으로 절차를 밟아가려 하지만 대표이사 측과 감정적으로 어긋나버린 상황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지주사 측 관계자는 “처음부터 인가를 받을 때 최소 3년 이상 청주공항을 모항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인가를 받은 것 아니냐. 지주사에서 내놓은 이사진들로 회사가 운영되면 아예 처음 약속한 부분들까지 모조리 사라질 것이라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비약이다. 그럴 생각도 없거니와 왜 그런 오해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지주사와 회사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유감을 표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대한항공 7번째 A380 항공기 추가 도입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