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꼬리표] ‘AI’ 보다는 ‘’플랫폼 네트워크’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0/04/09 [18:00]

[4차 산업혁명 꼬리표] ‘AI’ 보다는 ‘’플랫폼 네트워크’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0/04/09 [18:00]

바야흐로 플랫폼(Platform)의 시대가 도래했다. 플랫폼 사업은 비즈니스 생태계의 중심이자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갑’ 그 자체다. 2000년대 초 구글, MS로 시작한 PC 중심 IT 플랫폼 열기는 대한민국에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막강한 영향력을 쥐여줬고, 2020년 IT 산업의 패러다임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플랫폼 경쟁은 거대 정보를 쥔 포털에서 산업별 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배달의민족 수수료 논쟁도 이들 플랫폼 막강한 영향력을 반증하고 있다. 작금의 현실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인공지능(AI)이 산업에 가져다준 미비한 변화를 생각해보면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산업 형태가 세계 경제에 가져다준 변화가 훨씬 더 직설적이자 표면적인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표에 부합해 보인다.

 

  © 신광식 기자

 

# 제조산업 능가하는 플랫폼社

 

미국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 6곳(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은 네트워크 마케팅을 펼치는 플랫폼사다. 여기에 스타트업 중에서도 우버, 디디추싱, 에어비앤비, 위워크, 리프트 등 시장을 좌우하는 대부분의 기업 역시 플랫폼이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배달의 민족, 카카오T, 야놀자 등 일상적인 재화를 촉진하는 생활 밀착형 플랫폼이 강세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이들 업체는 매출 단위를 조 단위까지 늘리면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던 전통적 기업들의 지위를 넘나드는 위치에 이르렀다. 

 

과거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규모를 확장해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면 플랫폼 기업들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틈을 좁혀 참여자를 많이 확보하고 이들의 상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 이를 점차 장악하는 커뮤니티의 형태를 보인다.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의 경우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에 집중해 네트워크 규모를 키워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 플랫폼사의 청사진을 보여줬다. 막강한 네트워크로 수수료 갈등 등 소위 ‘갑’의 지위를 이용해 시장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독과점 – 수익 극대화’라는 공식은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단기간 최고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자산이다.

 

물론 전통적 방식인 ‘돈’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회사들도 있다. 국내에서는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계속되는 적자에도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하는 경우다. 이들 회사는 경쟁 기업보다 더 많은 커뮤니티를 확보해 기업가치를 늘리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적자든 흑자든 플랫폼 회사들이 네트워크의 크기를 키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점은 향후 경제시장은 ‘규모’가 아닌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2020 기조연설에서 ‘개인용 비행체(Personal Air Vehicle, PAV)’기반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도요타가 지난 1월 공개한 우븐시티 예상 조감도 (이미지=도요타)

 

# 대표 제조산업의 플랫폼 선언

 

플랫폼 비즈니스 시대의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기업의 성장방식이다. 기업이 더는 새로운 엔진, 기술 등의 개발로 극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로도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전통 제조사들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큰 규모의 경제집단인 자동차 회사들의 변화는 산업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차량 완성업체는 새로운 엔진이나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고객과의 커뮤니티, 참여를 촉진 시킬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도요타와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을 꼽을 수 있다. 도요타 CEO인 아키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 IT 전시회(CES)에서 “살아 있는 실험실”을 만들겠다며 미래도시 풍경을 제안했다.

 

도요타의 이같은 결심은 전통 제조업에서 플랫폼사로의 완벽한 변신을 꿈꾸는 회사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담겨있다. 도요타는 2020년 말 문을 닫는 시즈오마현 동부 스소노시 도요타 공장 부지에 우븐 시티를 건설키로 했다.

 

여의도 4분의1 크기로 알려진 이 도시에는 도요타 직원과 그 가족 2천여 명이 거주하면서 도요타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 홈, 신재생에너지 등 도요타의 탈제조업 역량을 집중적으로 실험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같은날 하늘을 나는 수직이착륙기를 개발해 UAM(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Urban Air Mobility)을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도심변화의 청사진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미래도시에 필요한 기반 시설과 도시 발전 방향에 대한 예측을 위한 미래도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현존하는 도시를 특징별로 분류하는 작업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의 골자는 역시 플랫폼이다. 항공의 이동수단을 통해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고 목적 기반 모빌리티로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탑승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버의 기동성과 대중교통의 편리함을 두루 갖춘 플랫폼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 역시 모빌리티 솔루션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 2016년 일찌감치 카쉐어링 서비스 ‘메이븐’을 미국에서 시작한 GM은 차량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빌려타는 방식의 쉐어링 형태의 사업에 뛰어들면서 산업의 변화를 내다봤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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