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의 질주와 전복, 초라했던 그들만의 혁신

서비스 개시부터 종료까지, 무엇을 남겼나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4/29 [19:42]

타다의 질주와 전복, 초라했던 그들만의 혁신

서비스 개시부터 종료까지, 무엇을 남겼나

성상영 기자 | 입력 : 2020/04/29 [19:42]

새로운 이동의 기준당차게 출발한 타다

승차거부·불친절택시 약점 비집고 성장

불법 논란에 업계 반발, 법 바뀌며 종운

타다 드라이버 노조 설립… 타다의 유산

 

승차 공유라는 콘셉트로 여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했던 타다 베이직이 영업을 종료했다. 201810월 운행을 시작한 뒤로 2년을 채우지 못했다. 불법 논란과 기성 택시업계의 반발 속에 갈등의 중심에 떠올랐던 타다 베이직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타다 베이직은 11인승 승합차인 카니발 차량을 이용해 승객의 요청에 따라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운송 서비스였다. 외형적으로는 승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차량을 대여하고, 타다 측이 운전자를 알선해 주는 식이다.

 

그러나 승객들은 택시처럼 승차거부도 없고 불친절하지도 않은 신개념 택시 정도로 받아들였고, 실제 서비스도 이와 같이 이뤄졌다. 기존의 택시보다 서비스가 낫다는 호평을 받으며 타다 베이직 이용자는 날로 늘어갔다. 덩달아 타다 드라이버로 취업한 운전자의 수는 1만 명을 훌쩍 넘겼다.

 

논란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에서 비롯됐다. 여객자동차법은 사업 면허를 받지 않고 유상으로 승객을 나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시행령을 통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했다. 타다 베이직은 이 점을 노린 것이다.

 

▲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 이후 영업을 종료한 ‘타다 베이직’에 사용된 11인승 승합차 수백여 대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차고지에 서 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논란이 된 11인승 이상 15인은 이하 승합차에 기사를 알선할 수 있는 단서를 달았다. 차량 대여 목적이 관광일 것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일 것 차량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것 등이다. 타다 베이직을 계속 운행하되, 택시 면허를 받고 법 테두리 내에서 하라는 취지다.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엔씨(현재는 단독 법인 타다로 출범)의 박재욱 대표와 그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과도한 규제로 혁신을 막았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법안 의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정 법안의 논의에는 국민 편의나 신산업에 대한 고려는 없이 택시산업의 이익 보호만 고려됐다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두 대표가 줄곧 주장해 온 바는 혁신을 막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말이 성립하려면 타다 베이직이 혁신인가에 대한 토론이 우선돼야 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 택시업계, 이재웅·박재욱 대표 등 갈등의 중심에 선 누구도 이 부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았다. 논쟁의 초점은 타다 베이직이 택시업계를 고사시키느냐에 맞춰졌다. 물론 이 점도 중요하다.

 

타다 베이직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을 보면 혁신이라는 단어에는 의문부호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타다 서비스의 본질은 승객을 목적지까지 운송한다는 것이고, 그러한 역할은 기존 택시와 같다. 다만 기사의 친절함, 그리고 승차거부가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순 있다. 혁신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 없이 단순히 혁신 대 반혁신의 구도로만 몰아간 것이 사실이다.

 

▲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 이후 영업을 종료한 ‘타다 베이직’에 사용된 11인승 승합차 수백여 대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차고지에 서 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결과적으로 이·박 두 대표는 여객자동차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타다 베이직을 일방적으로 종료해 버렸다. 그 속내는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는 쪽에 가까워 보였다. 국회는 개정 여객자동차법의 시행을 1년간 유예하며 쏘카와 브이씨앤씨 측에 영업용 번호판을 받는 등 제도권으로 들어올 시간을 줬지만, 서비스 종료는 강행됐다.

 

타다 베이직이 남긴 것은 그 수가 1만이 넘는 중고 카니발과 실직한 타다 드라이버다. 차량이야 어떻게든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면 그만이라지만, 타다를 생계 수단으로 삼았던 운전자들은 상황이 절박하다. ·박 두 대표는 법 통과에 앞서 정부와 국회가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했지만, 활시위를 당긴 건 두 사람이다.

 

최근 타다 드라이버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타다드라이버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시로부터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타다 측과 근로계약이 아닌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노동을 제공해 왔다. 실직한 드라이버들은 이재웅·박재욱 대표를 파견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영업을 종료한 타다가 새로운 갈등을 빚어낸 셈이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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